'무도'에서 확인한 '별바라기' 한계와 그 해법

이만수 2014. 8. 31.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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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도' 형광팬 특집, '별바라기'는 왜 이렇게 못할까

[엔터미디어=이만수 기자] MBC <무한도전> 형광팬(형의 광팬) 특집은 팬과 함께 하는 1박2일의 여름 캠프로 꾸며졌다. 어찌 보면 전형적인 팬과 함께 하는 프로그램 형식을 거의 그대로 가져왔다. 과거 <1박2일>에서 했던 '시청자와 함께 하는 1박2일'과 <무한도전> 형광팬 특집은 형식적으로 그리 다르지 않다.

즉 멤버들 각각의 팬들로 팀이 꾸려지고, 그 팀들끼리 일종의 미션 대결을 하면서 여행을 하는 콘셉트가 그렇다. 하지만 이 팬들과 함께 하는 팀 미션 형식은 <1박2일> 때도 그랬지만 역시 팬 미팅을 콘셉트로 하는 프로그램의 정석이라는 것이 이번 <무한도전> 형광팬 특집에서도 확인됐다.

하지만 형식은 유사해도 내용은 다를 수밖에 없다. 거기 출연하는 스타와 팬이 다르기 때문이다. <1박2일>은 '시청자와 함께 하는 특집'에서 훨씬 더 다양한 연령대의 팬들로 구성해 세대적인 소구의 폭을 넓혔다. 반면 <무한도전>은 그보다는 젊은 팬들을 구성함으로써(형의 광팬이니 애초 콘셉트 자체가 젊은 팬을 겨냥하고 있다) 마치 형들이 동생들을 챙겨주는 듯한 훈훈함을 연출했다.

흥미로운 건 스타와 팬이 서로 닮은꼴이라는 점이다. 유재석의 팬인 닮은 꼴 소녀 최윤아양은 유재석처럼 음악만 나오면 주체할 수 없는 끼를 마음껏 보여줬다. 정총무 정준하의 팬들은 특유의 브레인들로 가장 많은 돈을 쓰는 이가 점심 값을 다 내는 점심 미션에서 무언가를 눈치 채고는 휴게소에서 라면과 우동으로 배를 채웠다. 다른 사람들은 별로 재미없는 농담에도 혼자 빵빵 터지는 박명수의 팬도 있었고, 정형돈과 외모에서 춤 하는 행동까지 똑같은 팬도 있었다.

아무래도 스타를 좋아하는 팬이라면 그 일거수일투족이 닮을 수밖에 없다. 좋아하는 점을 닮으려 하는 건 인지상정이 아닌가. 따라서 그들이 함께 모였을 때 마치 오래 만난 가족 같은 느낌을 선사하는 건 당연한 일일 것이다. <무한도전>이든 <1박2일>이든 팬들과 함께 하는 장면이 그 자체로 흐뭇한 정경을 만들어내는 건 그 때문이다.

과거에 강호동은 <1박2일>에서 '시청자와 함께 하는 1박2일'을 그 많은 인원을 데리고도 거뜬하게 이끌어 갔던 적이 있다. 하지만 지금 그가 MC로 하고 있는 <별바라기>는 스타와 팬의 만남이라는 소재를 갖고 오면서도 그다지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아마도 가장 큰 이유는 그 형식이 이런 소재에 잘 어울리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야외로 나가 1박2일을 하고 오는 팬 미팅을 포착해 보여주는 프로그램들이 나오고 있는 와중에 스튜디오에서 스타와 팬이 만나 과거에는 어땠었지 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게 눈에 들어올 리가 없다. 그런 형식은 팬심이 있다고 해도 그것이 리얼하게 전달되지 못하는 한계를 지닌다. 스튜디오는 대중들에게는 여전히 '대본'을 떠오르게 하는 공간일 수밖에 없다.

결국 같은 MC에 비슷한 콘셉트라고 해도 어떻게 보이느냐 하는 형식에 따라 그 효과는 확연히 달라진다. <무한도전> 형광팬 특집은 그래서 한편으로는 부진의 늪에 빠져있는 <별바라기>가 가진 한계와 그 해법을 드러내준다. 팬 미팅이라면 훨씬 더 그들의 속내를 보편타당하게 끌어낼 수 있는 형식을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이만수 기자 leems@entermedia.co.kr

[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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