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스타이기에 무겁다..형벌이 된 가진동의 인터뷰

박설이 2014. 8. 31.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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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박설이 기자] 여름의 끝자락, 중국과 홍콩, 대만 등 중국어권 연예계의 가장 뜨거운 감자는 대마 흡입을 한 두 스타의 추락이다. 월드스타 성룡(청룽)의 아들인 배우 방조명(팡쭈밍)과 10대 20대 여성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던 라이징 스타 가진동이 주인공이다.

두 배우는 그야말로 최고의 자리에서 대마류에 손을 댄 사실이 드러나며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다. 아편이든 필로폰이든 대마초든 투약 종류를 막론하고 중국에서는 '흡독'(吸毒, 마약을 흡입하다)으로 통한다. 종류가 무엇이 됐든 결국 '독'(毒, 마약)이다. 죄의 경중을 따져봤자 어쨌든 '마약 흡입 스타'가 된다는 의미다.

지난 6월 시진핑 주석은 '세계 마약퇴치의 날'을 맞아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당국은 톱스타로 주가를 올리고 있는 젊은 배우, 연예계는 물론 정계에서도 영향력을 가진 월드스타의 아들을 제대로 본보기로 삼고 있는 모습이다. 가진동과 방조명의 대마 흡입 보도가 처음 나온 이후, 중국 등 중국어권에서 관련 뉴스가 매일 쏟아지고 있다.

◆ 톱스타도 예외 없다…형벌이 된 죄수복 인터뷰

8월,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한국인 마약사범 3명이 마약 밀수 및 판매 혐의로 연달에 사형에 처해졌다. 한국 정부 측에서 집행 전 사형을 면해줄 것을 요청했지만 중국의 입장은 강경했다. 외국인도 예외 없이 사형이라는 극형에 처해졌다.

톱스타는 어떨까. 가진동은 대만 영화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의 주인공으로 데뷔해 중화권에서 '국민 첫사랑'으로 떠오른 청춘 스타다. 중국 시리즈 영화인 '소시대'는 그를 대만을 넘어 중국 대륙에서 톱스타 반열에 올려줬다. 20여개 브랜드 광고 모델로 활동했고, 개봉을 기다리는 영화만 3편이다. 쉴 틈 없이 작품을 찍고 광고를 찍었다. 물론 이 광고들이 계속 방송될지, 영화가 제대로 개봉할지는 두고 볼 일이다.

가진동은 지난 14일 베이징 둥청구 방조명의 아파트에서 체포된 뒤 소변 검사에서 대마 양성 반응을 받아 행정구류 14일 처분을 받고 구치소에 수감됐다. 대중에게 영향을 주는 연예인인 만큼 도의적인 책임도 더해 물었다. 행정 처벌보다 훨씬 가혹했다.

베이징 경찰은 18일 가진동과 방조명의 체포 사실을 공식적으로 알렸고, 19일 오전 국영 CCTV에 모자이크 처리된 두 사람의 모습을 내보냈다. 이날 아침 뉴스에 등장한 두 배우의 모습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가진동은 죄수복을 입은 모습이었고, 방조명은 마약 소지 여부를 묻는 단속반의 추궁에 더듬더듬 대답을 해나가고 있었다.

더욱이 죄수복을 입은 가진동은 카메라 앞에서 눈물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대마 흡입을 후회하고 사회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 데 죄송하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이 인터뷰에서 가진동은 죄수복을 입고 눈에 모자이크 처리를 당한 굴욕적인 모습을 한 채 눈물을 쏟았다. 그를 사랑하는 어린 팬들에게는 적잖은 충격을 가져다줄 만한 화면이다.

당국은 가진동의 인터뷰로 두 가지 효과를 기대했을 것이다. 바로 마약에 대한 대중의 경각심과 배우 가진동에 대한 낙인이다.

가진동의 팬들에게는 가슴 아픈 영상이었지만, 일반인들에겐 톱스타도 마약 범죄로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경각심을 심어주는 모습이기도 했다. 더불어 배우 가진동의 앞에는 앞으로 '대마 흡입'이 수식어처럼 따라 붙을 것이고, 인터뷰 영상은 영원히 남아 그의 발목을 잡을 것이다. 눈물 인터뷰는 동정심을 유발하기도 했지만 이는 잠시일 뿐, 결국 가진동 본인이 대마 흡입 혐의를 공식적으로 인정한 이 영상은 그의 인생에서 가장 후회되는 굴욕의 순간으로 기억될 자료이자 낙인이 될 것이다. 스타에게는 그 어떤 처벌보다 가혹한 형벌인 셈이다.

이 인터뷰로 가진동은 '마약 연예인'으로 대중에게 제대로 각인됐다. 광고계와 영화계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은 지금, 중국 연예계가 앞으로 그에게 어떤 시선을 보낼지 주목되는 바다. 스타에게는 법의 심판보다 대중, 그리고 연예계 관계자의 심판이 더욱 중요한 탓이다.

◆ 방조명父 성룡의 발빠른 사과, 어떻게 가능했을까

앞서 밝혔듯 중국은 마약 범죄에 가차없다. 19세기 아편전쟁에 패해 영국에 홍콩을 빼앗긴 통한의 역사가 중국이 특히 마약 범죄에 민감한 이유라는 게 중론이다.

대스타 성룡의 아들이라도 예외 없이 처벌을 받을 것이라는 중국 대중의 기대 섞인 믿음은 여기서 생긴다. 방조명의 죄질은 가진동보다 훨씬 무겁다. 대마 흡입에 더해 100g 이상의 대마를 소지하고 있었다. 100g이면 대마초를 250개 만들 수 있는 많은 양이다. 누군가에게 지속적으로 공급을 받았을 것이고, 또 이를 어딘가로 공급하지는 않았을지 의혹을 살 만한 양이다. 징역형을 피할 수 없다는 게 현지 언론의 추측이다.

그렇다면 성룡이 침묵을 지키기보다 아들의 범죄에 발 빠르게 사과에 나선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방조명의 대마 소지는 중범죄에 해당한다. 또 방조명은 대마초를 피운 기간이 무려 8년인 데다, 가진동에게 2년 전 처음 대마초를 권한 사실까지 조사를 통해 드러났다.

아들의 잘못이 자명한 상황에서, 방조명은 물론 자신의 이미지까지 크게 실추할 위기에 처했다. 행정구류 중이던 가진동은 가족과 소속사 대표와도 면회를 했지만 성룡은 방조명이 조사 중이라는 이유로 아들의 얼굴조차 보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제대로 상황 파악이 되지 않은 상황이지만 언론을 통해 밝혀진 방조명의 죄상만 봐도 '일단 사과'가 당장의 위기를 타개할 유일한 방법이었을 것이다.

다만 조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매체와 인터뷰를 진행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었을 것이고, 차선으로 선택한 게 SNS를 통한 사과문 게재였던 것으로 보인다. 성룡은 지난 20일 2천만이 넘는 웨이보에 177자의 글로 대중을 향한 사과의 마음과 심경을 전했다. 성룡은 "아들을 잘못 가르쳤으니 책임을 지겠습니다. 조명을 대신해 사회에 깊이 허리 숙여 사과 드립니다"라고 대중에 사과했고, "잘못을 했으니 결과를 부담해야 한다. 너의 아버지로서, 너와 함께 미래의 길을 대면하고자 한다"고 아들을 꾸짖는 한편 위로했다. 감동적인 사과문은 네티즌의 동정론을 불러 일으키기도 했다.

과거 여성 편력과 함께 가정에 소홀한 아버지 등 부정적인 이미지가 있기는 하지만 지금의 성룡은 공익 활동에 앞장서고 중화권 연예계를 하나로 묶는 연예계의 대부이자, 중국 정치 행사인 양회에도 참석하는 정협(정치협상회의) 위원으로도 활동하는 사회적으로 존경 받는 인물임에 틀림없다. 사회 활동과 함께 연기, 영화 제작 등 본업에도 충실한 중국 문화 국가대표다. 방조명의 잘못에 "아들을 대신해 사과 하겠다"는 진심 어린 마음을 내민 성룡의 처사는 훌륭했다.

성룡의 변호인단은 방조명 사건과 관련해 베이징에서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전언이다. 과연 성룡의 아들인 방조명이 대마 흡입 및 소지로 어떠한 처벌을 받을지, 또 그 처벌이 '솜방망이' 논란에 휘말릴지, 혹은 제대로 된 처벌이라고 대중의 칭찬을 받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사진=CCTV 캡처, 영화 '로스트 인 타임' 스틸컷, TV리포트 DB

박설이 기자 manse@tv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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