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플러스] 귀성 대신 '즐기는 연휴'..달라진 추석 풍속도

양효걸 기자 2014. 8. 30.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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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추석 하면 자동적으로 떠오르는 게 귀성길, 고향집 같은 단어일 텐데요.

요즘은 조금 바뀌었습니다.

인터넷에서 추석 연관 검색어를 조사해 봤더니 차례, 고향 같은 말보다 여행, 레저 같은 말이 훨씬 많았습니다.

실제로 그만큼 추석 풍속도도 달라졌습니다.

먼저 양효걸 기자가 보도해 드리겠습니다.

◀ 리포트 ▶

한 손엔 가방, 다른 한 손엔 여권을 들고 출국장을 가득 메운 인파들.

짐을 싸고, 묶고, 옮기느라 24시간 돌아가는 공항 수화물 보관소는 다음 주부터 사람을 더 뽑기로 했습니다.

막바지 휴가철이 지나 인력을 줄이는 게 보통이지만 올해는 바로 추석연휴가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 임대열/CJ대한통운 ▶

"늘어난 승객을 대비해 가지고 추가인원 채용준비하고 있고요. 아마 연휴 시작되는 시점에 저희 인원 투입할 예정입니다."

주말과 겹친 공휴일을 평일로 보상해주는 대체휴일제가 시행되면서, 이번 연휴는 닷새, 사실상 '가을휴가'인 셈입니다.

특히 이틀만 휴가를 더 내면 최장 9일까지 쉴 수 있는 '황금연휴'다 보니, 평소 엄두를 내지 못했던 장거리 유럽노선엔 일찌감치 예약이 몰리고 있습니다.

연휴 하루 전날부터 사흘간 해외로 떠나는 사람은 최소 2만 명.

프랑스 파리나, 스페인 등 인기 노선은 지난주로 예약이 마감됐고, 엔저에 '추석 특수'까지 겹친 일본은 예약이 40% 이상 늘었습니다.

◀ 오카와/일본 호텔 관리인 ▶

"특히 한국인, 타이완, 중국 손님이 아주 많아져서 관련 서비스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제주행 비행기와 호텔, 리조트는 물론 휴양림과 캠핑장 예약도 끝나는 등 국내 여행 열기도 뜨겁습니다.

◀ 이명훈 ▶

"무겁거나 집안일을 많이 하기보다는 가족끼리 여행을 가거나 회사생활 푹 쉬는…"

휴가철 이후 찾는 사람이 없는 여행용 가방 매출이 다시 오르는 등 기현상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MBC가 전문기관에 의뢰해 지난 한 달 간 인터넷 상에서 '추석'과 동시에 쓰인 검색어를 조사해보니,

차례나 고향, 귀성 같은 단어에 비해 '여행'이나 '레저'관련 검색어가 3배나 더 많았습니다.

한가위 풍경이 빠르게 변하고 있는 것입니다.

쉴새 없이 전화벨이 울리는 서울 강남의 한 병원.

지금 스케줄이 다 찼구요. 9월 4일은 어떠세요.

추석 연휴동안 성형수술을 받으려는 사람들로 마지막 날까지 스케줄이 빼곡합니다.

◀ 성형상담 고객 ▶

"눈 자체가 커보이지 않아서 추석연휴를 이용해 수술하려고 합니다."

◀ 김신영/성형외과 상담실장 ▶

"휴가를 이용해서 예약을 하시는 분들이 많아서 일요일까지 정상진료를 하면서…"

1주일 정도 회복기간이 필요한 시력교정수술도 이미 예약이 꽉 찼습니다.

◀ 노승미/안과 상담실장 ▶

"추석지나고, 주말로 하는 게 예약 잡기 수월하실 거예요."

반듯한 병풍 앞에 전과 탕, 햇과일까지.

차롓상 대행 업체를 이용하는 가정도 늘었습니다.

2-3년 전만 해도 출장 손님이 많았지만 요즘엔 아예 들러서 차례를 지내고, 곧바로 여행을 떠나는 손님들로 2주 전에 예약이 끝났습니다.

◀ 우재현/제례종합 서비스 업체 대표 ▶

"추석 예약은 다 찼고, 문의같은 경우는 꾸준히 계속 있습니다."

명절 증후군에 시달리던 주부들의 스트레스를 마사지와 스파로 풀어주고, 식사권이 포함된 1박 2일 패키지는 호텔마다 명절 인기상품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렇게 추석의 의미가 바뀌고 있는 데는 1인 가구 수 증가와 같은 우리 사회의 변화도 한 몫을 하고 있습니다.

이미 2년 전부터 싱글족 비중은 25%를 넘어 4인 가구를 앞질렀고, 2인 가구까지 하면 전체의 절반이다 보니, 대가족이 모이는 명절 풍경이 귀해진 겁니다.

'민족의 명절'에서 점차 '가을 휴가'로 바뀌고 있는 한가위.

의미는 살리면서 마음은 넉넉하게 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MBC뉴스 장현주입니다.

(양효걸 기자 amadeus@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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