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 되세요"..게임 '모노폴리'가 반영하는 사람들의 욕망

다콘 2014. 8. 30.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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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TV]디지털 세대는 모르는, 거의 모든 게임의 역사

[머니투데이 다콘][편집자주] '주사위 마니아' 다콘 - 어렸을 때만 즐겼던 주사위와 보드 게임, 그 속에 숨겨진 재밌고도 은밀한 역사를 읽어드리는 아날로그 오타쿠입니다.

[[딱TV]디지털 세대는 모르는, 거의 모든 게임의 역사]

경제가 어려울수록 "부자 되세요"라고 말하는 광고에 마음이 흔들리게 된다. 전세계가 대공황의 여파로 침체에 빠져있을 때 보드게임 '모노폴리'(Monopoly)는 부에 대한 사람들의 열망에 불을 지르며 역사상 최고의 성공을 거뒀다.

게임의 역사는 인류의 문명과 함께 해왔지만 '상업화'된 게임이 등장한 건 꽤나 나중의 일이다. 게임을 만들어 팔고 그 게임을 산다는 개념이 자리잡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상업과 공업의 발달이 전제돼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 선조들도 예로부터 게임을 즐겼지만 상업화된 게임의 흔적이 발견된 건 그리 먼 이야기 아니다. 문헌을 보면 조선 시대 선비들이 청나라에서 게임 세트를 사들여왔다는 기록을 찾아볼 수 있는데, 이 게임이 훗날 한국에서 국민 게임으로 발전한 '투전'이다.

그러나 과거의 게임은 손수 만드는 공예품의 영역이었다고 생각된다. 출판해 대량생산하고 상점에서 팔게 된 것은 20세기 이후다.

상업화 보드게임의 효시라 할 수 있는 건, 이 시대의 보드게임을 대변하는 작품 '모노폴리'(1935, 파커 브라더스)다.

경제 대공황으로 모든 사람이 가난에 찌들어 있을 때 "부자 되세요"라는 메시지 하나로 많은 이들에게 희망을 준 것이 성공의 비결이었다고 사람들은 분석한다. 모노폴리는 훗날 우리나라의 국민 게임으로 등극하는 '부루마블'의 원류가 되는 작품이기도 하다.

모노폴리는 게임을 마케팅하려는 목적으로 작가 찰스 대로우(Charles Darrow)의 성공신화를 널리 알렸다. "실직한 난방 관련 종사자가 골방에서 구상한 보드게임으로 떼돈을 벌었어. 아직 이 사회에는 성공하는 방법이 많아" 라는 사연은 모노폴리의 핵심 메시지인 "너도 부자가 될 수 있어" 와 너무나 잘 맞아 떨어졌다.

↑ 찰스 대로우

이 시기부터 쌓아온 절대적인 인지도 덕분에 모노폴리 게임은 역사상 최고의 성공을 거둔 게임이 됐다. 모노폴리의 역대 판매량은 몇 억 개에 달하는 수준이다. 디지털 게임으로 제일 성공했다고 평가받는 심즈의 전 시리즈 판매량을 다 합쳐도 억을 넘기 어려운 것과 비교하면 놀라운 성과다.

참고로 현대 보드게임 최고의 베스트셀러로 꼽히는 '카탄의 개척자'(Die Siedler von Catan, 1995 , 코스모스) 역대 판매량은 2000만 개 근처다.

비슷한 시기에 등장한 우리도 알 법한 작품들을 살펴보자. 놀랍게도 이들 대부분이 현역이다.

1. 쏘리 (Sorry!, 1923, 파커 브라더스)

말 4개가 게임판을 한 바퀴 돌면 승리한다. 상대 말과 같은 칸에 멈추면 출발점으로 보낼 수 있는 방식이다. 우리의 전통 게임인 '윷놀이'가 떠오르는 건 어쩔 수 없다. 그러나 이걸 두고 "윷놀이를 즐기던 우리 조상이 미국에 건너가 '쏘리' 게임도 만들었겠구나" 착각하지는 말자. 말 4개가 먼저 들어오면 이기고 말을 잡으면 출발점으로 보내는 방식의 게임은 5세기 인도 지방에 이미 존재했으니 말이다.

2. 스트라테고 (1947)

국내에 정식 발매된 적은 없으나 나이 지긋한 분들은 일단 해보면 기억을 떠올릴 수 있는 익숙한 게임이다.

3. 스크래블 (Scrabble, 1948, 파커 브라더스)

영어권 국가라면 집집마다 있다는 전설의 게임이다. 동남아시아 일부 영어권 국가에서 '국민 게임'의 지위를 가지는 명작이다. 단어를 많이 알고 있으면 이기는 게임으로 오해하기 쉽지만 그보다는 재치와 창의력이 필요한 게임이다. 500단어 이상을 알고 있는 성인이면 누구나 아주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

4. 인생게임 (The Game of Life, 1960, 밀튼 브래들리)

국내에서도 많은 어린이가 즐긴 게임이자 일본의 국민 게임이다. 일본에서는 다양한 버전이 출시돼있다. 언어는 물론 게임 내용까지 일본 현지화된 게임이 나왔다. '부모가 아이와 함께 놀아주는 게임'의 대표주자 격이라 생각하면 된다.

5. 트위스터 (1966, 알탭)

영화 등에 종종 소개되는 유연성 대결 액션 게임이다. 일본 만화에도 종종 등장하는 것으로 봐서 일본에서는 꽤 많은 사람들이 즐기는 듯하다.

6. 배틀쉽 (1967, 밀튼 브래들리)

좌표를 찍어서 어뢰를 발사하고 상대 군함들을 격침하는 게임이다. 국내 초등학생들도 수업시간에 몰래 공책에 좌표를 그려 비슷한 게임을 즐기곤 했다.

20세기 초중반 상업용 보드게임에는 오늘날도 현역으로 활동하는 고전 명작이 많다. 하지만 그 발전 속도는 20세기 후반 등장해 고속 성장한 디지털 게임 산업에는 비할 바가 못 된다.

결과적으로, 보드게임은 소수의 고전 명작만 남고 산업 전체가 도태되는 비운을 맞이하게 되는데..

디지털 게임의 화려함에 밀려났던 아날로그 게임들이 어떻게 다시 기운을 되찾게 됐는 지는, 다음 회에 이야기를 이어가도록 하겠다.

☞ 본 기사는 딱TV (www.ddaktv.com) 에 8월 30일 실린 기사입니다.

☞ 본 기사는 딱TV ( www.ddaktv.com) 에 8월 27일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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