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러시아 탱크·장갑차, 국경 넘어 공격"

홍주희 2014. 8. 30. 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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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동부 지역 도시 사실상 점령나토, 침공 입증 위성사진 공개오바마는 군사력 동원에 부정적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강한 러시아' 정책이 우크라이나 사태를 부채질하고 있다. 반면 개입을 꺼리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 대해서는 지나치게 신중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영토에 진입했다"고 발표했다. '침공'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았지만 본격적으로 러시아가 군사행동에 개입하고 있다고 지적한 셈이다.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방위원회도 "전날 러시아의 탱크와 장갑차가 국경을 넘어 남동부의 노보아조프스크를 공격하기 시작했다"며 "군인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주둔 병력과 정부군에 퇴각 명령을 내린 상태"라고 밝혔다. 사실상 노보아조프스크를 빼앗긴 셈이다.

 푸틴 대통령이 크림반도에 이어 우크라이나 동부까지 합병하기 위해 본격적인 군사 개입에 나선 모양새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는 이날 "1000명 이상의 러시아 병력이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서 활동 중인 것으로 보고 있다"며 러시아 부대가 국경을 넘어 이동 중인 위성 사진을 공개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도 러시아군이 탱크 10대와 장갑차 2대, 트럭 2대 등을 앞세워 행렬하며 우크라이나에 진입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해당 병력과 기갑차량들은 러시아 부대 표시나 군복 등은 착용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국제사회는 우크라이나 사태의 확산을 우려하고 있다. 나토는 29일 28개 나토 회원국 대사가 참석하는 긴급회의를 열었다. EU도 30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정상회의에서 사태를 논의할 계획이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도 긴급 이사회를 소집했다. 서맨사 파워 주유엔 미국대사는 "러시아 군인·탱크·방공부대가 친러 분리주의 세력과 함께 싸우고 있다"고 비난했다.

 하지만 서방 측이 실질적 효과가 있는 대응책을 내놓을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일단 러시아가 침공 사실 자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비탈리 추르킨 주유엔 러시아대사는 "우크라이나에는 러시아를 옹호하는 의용대가 있을 뿐 러시아 군대는 전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서방이 오히려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하고 있다"며 "미국은 주권국가의 내부 문제에 더 이상 관여하지 말라"고 반박했다.

 지난 26일 포로셴코 대통령과 회담한 푸틴 대통령도 어떤 식의 개입도 부인하면서 "우크라이나 국내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이와 같은 도발은 불법이며 용인할 수 없다고 이미 경고했다"(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우리는 상황이 악화되면 추가 제재를 논의할 것(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이라는 경고를 완전히 무시하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28일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직전 열린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군사력을 동원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제 제재가 효과를 보고 있고, 러시아는 냉전 이후 가장 고립돼 있다"며 "(최근 사태는) 수개월간 계속된 상황의 연장이지 (침공으로의) 전환은 아니다"는 입장을 보였다. 패권 장악을 위해 거침없는 행보를 보이는 푸틴과 달리 오바마는 소극적인 모습이다.

 워싱턴에서는 미국이 우크라이나 사태보다 시리아와 이슬람국가(IS) 문제에 더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분위기다. 하지만 오바마는 시리아 공습에 대해서도 미지근한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 문제에 이어 IS에 대해 언급하며 "아직 전략을 마련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최근 "암덩어리인 IS를 뿌리뽑겠다"며 시리아 상공의 정찰 비행을 시작했지만, 정작 공습 가능성은 배제한 것이다. 그는 "IS에 대응하기 위한 지역 연대 구축을 위해 존 케리 국무장관을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오바마 대통령의 태도에 대해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당장 공습하지는 않겠다는 의미의 발언이었지만, (전략이 없다는) 잘못된 단어 선택으로 의도치 못한 결과를 낳았다"고 지적했다. 미국인 기자 제임스 폴리가 IS에 의해 참수되면서 강경론이 힘을 얻고 있는 가운데 공화당으로부터 외교 정책이 무기력하다는 비난을 받을 또 다른 빌미를 줬다는 것이다. 지나치게 신중해서 주변을 놀라게 할 일은 없다는 '노 드라마(No Drama) 오바마' 스타일을 다시 드러낸 셈이다.

홍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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