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를 예술로' 완벽에 이른 영웅들

박종민 입력 2014. 8. 29. 15:59 수정 2014. 8. 29.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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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던, 코마네치, 김연아, 볼트 등 '완벽에 도달'

△ 김연아가 피겨 연기를 펼치고 있다. / 사진= 방인권 기자

[이데일리 e뉴스 박종민 기자] "마이클 조던의 플레이는 눈부시고 발레를 보는 듯하며 말할 수 없이 격정적이다. 조던은 위대해지는 데 필요한 모든 자질을 최상의 비율로 겸비하고 있다. 마치 유전학자로부터 '초 경쟁력' 주사액을 DNA에 주입받기라도 한 듯 그는 근래의 어떤 운동선수와도 비교할 수 없는, 결코 패배를 용납하지 않는 무적의 인간으로 재현되기에 이르렀다"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51·미국)이 2차 은퇴한 지난 1999년 그에게 경의를 표하는 문구들이 미디어를 가득채웠다. 미국 작가 데이비드 홀버스텀은 당시 저서에서 조던을 이렇게 표현했다. 농구라는 종목에서도 관능미가 발현될 수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해준 조던은 거의 매 경기 완벽에 가까운 경기력으로 소속팀 시카고 불스를 통산 6차례나 챔피언에 올려놨다. 20세기 최고의 스포츠 스타인 조던이 완벽의 경지를 보여준 경기는 지나치게 많아 꼽기가 어려울 정도다.

△ 나디아 코마네치가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체조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 Gettyimages/멀티비츠)

스포츠 역사상 완벽의 가장 대표적인 예는 조던 외에도 나디아 코마네치(52·루마니아)가 있다.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 여자 체조 이단평행봉 예선에서 코마네치는 10점 만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전광판에는 '1.00점'이 새겨졌다. 기계체조에서는 10점 만점이 성역으로 여겨져 전광판은 10점을 표시하지 못했다. 코마네치는 생애 10점 만점을 무려 7차례나 기록했다. 당시 경기에 나선 심판들은 그의 연기에서 흠을 발견하지 못했으며 미국 시사주간紙 '타임'은 "인간의 몸을 빌려 나타난 요정"이라고 극찬했다.

체조는 아니지만, 피겨에서는 김연아(23·대한민국)가 완벽의 경지에 이른 것으로 평가된다. 김연아는 지난 2010년 벤쿠버 동계올림픽에 출전해 쇼트점수(78.50점)와 프리점수(150.06점) 합산 228.56점을 기록, 세계신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당시 여자 싱글 200점은 도달할 수 없는 영역에 가까웠으나 김연아는 228.56점을 획득하며 훗날 기네스북에 자신의 이름을 올렸다. 김연아의 연기는 올림픽 여자 피겨에서 나온 가장 완벽한 연기로 기억된다.

△ 우사인 볼트가 특유의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 사진= 우사인 볼트 인스타그램

주관이 개입되지 않는 기록 종목에서는 2009년 세계육상선수권 100m 우사인 볼트(28·자메이카)의 질주가 인간의 한계를 시험한 것으로 여겨진다. 볼트는 그 경기에서 9초58이라는 좀처럼 상상할 수 없었던 기록을 세웠다. 과학적으로 인간의 100m 기록 한계는 9초40쯤으로 예상되고 있다. 볼트 이전까지 올림픽 100m 우승자들의 기록이 9초70~9초90대였던 것을 고려하면 볼트는 시대를 초월한 육상 기록를 남겼다고 볼 수 있다. 과거 '육상 황제' 칼 루이스는 멀리뛰기까지 섭렵했지만, 100m와 200m 단거리 단일 종목에서 볼트처럼 완벽한 선수는 없었다.

위대한 스포츠 스타들은 시대마다 존재해왔다. 위에 언급한 선수들 외에 야구의 베이브 루스와 베리 본즈, 축구의 펠레, 마라도나, 호나우두, 복싱의 무하마드 알리 등이 '스포츠 황제'들로 꼽힌다. 그러나 완벽의 경지는 이들에게도 쉽지 않은 과제다. 인생 경기를 펼쳐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압도'와 '아름다움'이 한 데 섞인 '완벽'이라는 이름은 스포츠를 때로 예술의 한 범주로 승화시키곤 한다.

박종민 (mini@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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