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는 구라다2] 버틴 김응용 VS 나간 김기태, 누가 옳았을까?

스페셜 2014. 8. 29. 12:0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스포탈코리아=스페셜9 제휴] 맨날 <...구라다> 혼자 떠들고, 아는 척 하고, 결론 내렸다. 쓰는 사람의 주관을 담은 글이라는 게 그렇다. '이러저러 해서 이게 맞습니다' 하는 일방적인 소통이 되기 마련이다. 다행히 읽는 사람이 고개를 끄덕여주면 좋고, 아니면 할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언제나 똑같은 패턴으로 하니까 재미가 없다. 한번쯤 역할을 바꿔보자. 오늘은 <...구라다>가 질문하고, 결론은 읽는 사람의 몫으로 남기겠다. 왜? 쓰는 사람도 답을 잘 모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 시점에서 꼭 알고 싶은 게 있다. 그 질문은 이거다. "김응용이 옳은가? 김기태가 옳은가?"

<...구라다>는 솔직히 전반기를 마칠 무렵 한가지 사건을 예상했다. 이글스 감독 자리에 변화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다. 바닥에 있는 구단들이 흔히 하는 작업 말이다. 분위기 전환이라는 명목으로 올스타 브레이크 기간 동안 감독 물러나게 하고, 남은 시즌은 대행체제로 꾸려가는 일.

좀 더 구체적인 예상을 말하면 이렇다. 아마 이글스가 김응용 감독을 해임하지는 못할 것이고(여론을 의식해서), 자진 사퇴의 형식으로 모양새를 꾸며주지 않을까 했다. 그도 그럴 것이 당시 팀 성적이나 여론이 최악이었다. 또 부임 이후 계속된 굴욕을 겪고 있는 노감독의 모습이 안쓰럽기도 했다.

그러나 염려와는 달리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리고 현재 상황에서 보면 김응용 감독은 무사히 이번 시즌을 마치고 남은 계약 기간을 모두 채울 수 있을 것 같다.

대비되는 경우가 트윈스의 김기태 감독이다. 그는 18게임 밖에 치르지 않은 시즌 초반인 4월에 일찌감치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 물론 그 배경을 두고 무수한 말들이 있었다. 뭔가 결정적인 빌미가 되는 사건이 있었을 것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여기서는 그런 거 빼고 말하자. 그때 그가 그만두는 이유로 밝혔던 점 하나만 주목하자. "우리 팀은 충분히 좋아질 수 있다. 지금은 충격 요법이 필요하다. 감독으로서 책임을 지고 충격요법의 희생양이 되겠다. 시즌 중반에 하면 늦고, 초반에 해야 한다고 확신한다."

공교롭게도 그 팀은 그 후로 새로운 감독을 맞고, 선수들이 심기일전해서 반전을 일궈냈다. 맨 바닥에 처져 있던 성적이 조금씩 오르더니, 이제는 4위권에서 맴돌고 있다. 정말로 충격요법이 효과가 있었던 것일까? 감독의 희생이 약이 됐던 것일까?

야신으로 추앙되는 김성근 감독은 일련의 사태에 대한 견해를 피력한 적이 있다. 그는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난 기태의 행동이 옳지 않다고 본다. 리더는 자기 감정을 다스릴 줄 알아야 한다. 궁지에 몰리면 그 상황에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사퇴 시기가 너무 빨랐다. 그렇게 팀을 떠나는 게 아니었다. 어떻게 보면 끙끙 앓고 있으면서도 지금까지 한화를 이끌고 있는 김응용 감독이 대단한 거다. 그만두는 건 버티는 것보다 더 쉬운 결정이다. 하는 데까지 해보고, 더 이상 미련 없을 때, 뒤 돌아보지 않게 될 때 포기하는 것이다."

그러나 어느 야구인은 정반대의 시각이었다. 김응용 감독이 물러나도 벌써 물러났어야 한다는 말이다. "솔직히 김응용은 거물이다. 구단 프런트조차 함부로 할 수 없는 인물임에 틀림없다. 그런 정도 되는 분이 상황이 이렇게 됐다면 스스로 결단했어야 맞다. 당신 체제로 더 이상 희망이 없다는 판단이 내려지면 다음을 위해 자리를 비켜줘야 맞다." 즉 김기태 같은 모델을 보여줬어야 한다는 뜻이었다.

물론 약속한 계약 기간을 성실하게 채우는 것도 가치 있는 일이다. 게다가 그걸 채우기 위해 커다란 압박감과 고통을 견뎌야 한다면 더욱 그렇다. 반면에 팀을 위해서 자신 자리를 던지며 희생했다면 그 또한 못난 일이라고 비난해서는 안될 것이다. 양측의 반론은 팽팽하다.

조직을 위해서, 팀을 생각해서, 어떤 결정이 옳은 것일까. 또 선수들을 생각해서, 자신이 챙겨야 할 스태프들을 생각하면 어떤 판단이 가장 맞는 것일까. 많은 요소들이 얽혀 있고, 여러 사정들이 설켜 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에 가장 우선해서 고려해야 할 부분이 있다. 팬이다. 그건 프로 스포츠에 몸담고 있는 종사자가 항상 최고의 가치로 여겨야 할 요소다. 그러므로 질문에 대한 결론은 자연스럽게 이렇게 이어진다. 과연 팬을 위한 최선의 결정을 한 사람은 누구일까. 답은 그들이 가지고 있을 것이다. <...구라다>가 묻는 사람이 되고, 읽는 사람에게 답을 구하는 이유다.

백종인 / 칼럼니스트 前 일간스포츠 야구팀장

사진=뉴스1

Copyright © 스포탈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