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미예의 MLB현장] 시뮬레이션 게임이 즐거웠던 류현진, '유리베 덕분'

조회수 2014. 8. 29. 09:4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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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보는 취재 뒷이야기

류현진의 복귀가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불펜 투구에 시뮬레이션 게임까지 소화한 류현진은 더 이상 통증을 느끼지 않았고, "이제 (등판까지) 더 이상의 투구는 없을 것이다."고 말했습니다. 다음 등판 때까지 투구는 하지 않고, 기타 훈련만 한다는 이야기는 복귀가 임박했음을 알리는 것입니다. 매팅리 감독 역시 정확한 복귀 일정은 언급하지 않았지만, "1일(이하 한국시각) 열리는 샌디에이고와의 원정 경기, 혹은 2일 홈에서 열리는 워싱턴전 중 하나가 될 것이다."고 언질을 줬습니다.

류현진의 등판을 1일, 2일을 두고 고민하는 건, 류현진은 이미 준비완료 됐다는 뜻. 다만 후반기 팀 승리에 유리한 판을 짜겠다는 매팅리 감독의 의중이 담겨 있습니다. 구단 입장에선 확장 로스터가 적용되는 2일 워싱턴 전에 출전하는 게 편하지만, 류현진이 샌디에이고에 유독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사실. 이번 시즌 3경기를 선발로 등판해 2승 무패 평균자책점 0.47을 기록 중이기에 류현진을 샌디에이고전에 등판시키는 것도 방법이라 생각이 드는 것입니다.

1일이든 2일이든 팬의 입장에선 류현진이 부상으로부터 회복됐다는 사실이 기쁘고, 등판일이 다가왔음은 반가운 소식입니다.

등판 전 마지막 투구라 할 수 있는 시뮬레이션 경기를 즐겁게 마친 류현진. 그의 컨디션이 아주 좋아 보였습니다. 재미있고, 즐겁게 웃으며 치른 시뮬레이션 경기였습니다. 류현진의 투구에 '움찔'하는 유리베의 모습은 현장에 있는 모든 이에게 웃음을 선사했습니다.

류현진 역시 "유리베를 상대한 게 재미있었다."며 시뮬레이션 경기 소감을 이야기 했습니다. 즐거웠던 류현진의 시뮬레이션 게임. 어땠는지 그 현장 소식을 전해드리겠습니다.

시뮬레이션 게임에 앞서 허니컷 투수 코치, 스탄 콘테 수석 트레이너가 지켜보는 가운데 불펜 투구를 소화했습니다.

허니컷 투수 코치로부터 그립에 대한 보충 설명을 들으며, 진지하고 엄숙한 분위기를 이어갔습니다. 새로운 구종을 연마하는 것 같지는 않아 보였습니다. 투구 자세를 바로잡는 과정에서 그립의 형태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정도였습니다. 류현진은 저렇게 한 2~3초 정도를 뚫어지라 바라만 보더니 곧바로 실행에 옮겼습니다.

개인 운동을 하던 매팅리 감독 역시 하던 운동을 멈추고 불펜 밖에서 류현진의 투구를 진지하게 바라봤습니다. 하지만 이때, 체이스필드를 울리게 한 유리베의 우렁찬 목소리. "빠삐! 컴온! 컴온!" 한마디로 말해 류현진 왜 안 오느냐는 것입니다.

진지하게 불펜 투구를 하는 류현진을 향해 이런 장난을 치는 유리베. 결국, 매팅리 감독으로부터 조용히 하라는 경고를 들었습니다. 굉장히 멀리 있지만 유리베의 표정은 사뭇 진지해 보입니다.

매팅리의 경고를 들은 유리베는 여전히 더그아웃에 남아 류현진을 애타게 기다립니다. 유리베가 이토록 류현진을 기다린 건 시뮬레이션 경기 타석에 들어설 예정이었기 때문.

류현진의 불펜이 끝나자마자 또다시 들리는 유리베의 우렁찬 목소리. 결국, 류현진도 유리베를 향해 웃음을 보입니다.

자! 이제는 유리베가 그토록 기다렸던 시뮬레이션 경기가 시작됩니다.

유리베는 타석에 오르기 전, 류현진의 공을 유심히 살핍니다. 이때만 하더라도 유리베 역시 사뭇 진지했습니다. 아니 유리베는 경기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계속 진지했습니다. 다만 옆에서 지켜보던 이들은 즐거웠을 뿐입니다. 유리베 본인은 진지해도 상대방을 즐겁게 하는 재주가 있습니다.

드디어! 찾아온 결전의 시간. 매일같이 장난치고 놀았던 '절친' 류현진을 상대로 시원한 안타 혹은 홈런 한 방 날릴 기회입니다.

그런데…

유리베를 향해 전력투구를 했던 류현진은,

뒤돌아 웃기 시작합니다. 볼살의 움직임을 보니 매우 크게 웃고 있습니다. 타자와 투수를 동시에 볼 수 있는 위치가 아니었지만, 류현진이 저렇게 웃는 걸 보니 유리베의 표정이나 행동이 재미있었던 것 같습니다.

카메라를 곧바로 유리베에게 돌려보니, 아니나 다를까 유리베도 멋쩍은 미소를 지으며 배팅 케이지를 빠져나옵니다. 이는 마치 헛스윙 삼진 당했을 때의 표정과도 같습니다.

1이닝을 마친 류현진은 더그아웃에 들어와 시원한 음료 한잔 마시며 땀을 닦고, 잠시 휴식을 취했습니다.

반면 안타를 치고자 했던 의지가 강했던 유리베는 땡볕 아래 쉼 없이 스윙을 연습했습니다.

그리고 다시 시작된 2라운드.

개인훈련을 위해 그라운드에 나왔던 잭 그레인키도 류현진의 시뮬레이션 경기 2이닝을 모두 지켜봤습니다.

류현진은 시뮬레이션 경기 2이닝 동안 구사 할 줄 아는 모든 구종을 던졌고, 통증이나 불편함은 전혀 느끼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또다시 류현진이 미소를 짓기 시작합니다.

'움찔',

'움찔', 류현진이 유리베의 모습을 흉내 내면서 마운드를 내려옵니다. 유리베가 친 공이 배팅 케이지의 틀을 맞고 안에서 튕기자 유리베가 놀라 움찔하는 모습을 흉내 내는 것입니다. 아쉽고 속상했던 유리베는 조금만 더 해보자고 신호를 보냈으나,

류현진은 "3개 더 던지기로 해서 3개 더 던졌다."며 이제 끝이라는 신호를 보냅니다.패했음을 인정하라는 것이죠.

그레인키도 유리베와 류현진의 싸움 같은 장난을 재미있어합니다.

경기가 끝난 후, 유리베와 류현진은 이렇게 한참 동안 승강이를 벌였습니다.

주루 커버 연습을 해야 하는 류현진은 다시 마운드로 올라가고 유리베는 타석을 내려왔습니다.

그런데 주루커버 훈련까지 마치고 더그아웃에 들어온 류현진이 유리베에게 장난을 걸었는데 유리베는 적극적이지 않습니다. 이 상황에선 격한 장난이 오가는 게 보통의 모습이었는데 말이죠. 아무래도 시즌의 상당 기간을 유지했던 3할 타자 유리베의 자존심에 금이 간 것 같습니다. (현재 타율은 0.293)

성공적으로 시뮬레이션 경기를 마친 류현진은 개운한 마음에 유리베와 놀고 싶은 마음이 간절한데, 유리베가 얌전하니 상황 파악을 할 수 밖에. 류현진은유리베와 조금 떨어진 곳에 자리 잡고 앉아 유리베를 부릅니다.

유리베는 못 들은 척, 안 들은 척 신발 끈만 열심히 매고 있었습니다.

부테라와 수고했다는 인사를 할 때도 시선은 유리베에게 고정.

류현진이 계속해서 추파를 던져보지만,

유리베는 굳게 다문 입으로 류현진의 부름을 뒤로하고 재활훈련을 위해 그라운드로 뛰어 나갔습니다.

'삐친'것 같은 유리베를 보며 류현진도 미소를 지으며 클럽하우스로 들어갔습니다.이후, 류현진과 유리베는 클럽하우스에서 아주 오랜 시간 동안 카드게임을 하며 또 다른 승부를 걸었다는 후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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