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통장' 다시 붐..7월에만 13만명 가입
[ 김보형 기자 ]
직장인 김모씨(34)는 최근 매달 20만원 납입 조건으로 주택청약종합저축 통장을 개설했다. 2009년 결혼 후 내집을 마련하면서 해지했던 청약 통장을 다시 만든 것이다. 김씨는 "일부 정기예금 금리가 연 1%대 후반까지 떨어졌는데 청약 통장 금리는 연 2~3.3%에 달한다"며 "서울 강남과 위례, 동탄2신도시 등 웃돈이 붙은 새 아파트에 청약하기 위한 것도 이유"라고 말했다.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 수가 빠르게 늘고 있다. 상반기 월평균 9만3000여명씩 증가하던 청약 통장 가입자 수가 지난달 13만명 가까이 증가했다.
◆분양시장 활황에 만능통장 '부활'
청약저축과 청약부금, 청약예금 등 기존 청약 통장 기능을 하나로 묶고 공공·민영·임대 주택을 모두 청약할 수 있도록 한 주택청약종합저축은 '만능통장'으로 불리며 2009년 출시 첫해 885만명이 가입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부동산 경기 침체로 분양시장에 대한 관심이 시들해지면서 2011년 이후 월평균 통장 개설자가 4만~5만명에 그쳤다.
주춤하던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 수가 크게 늘어난 것은 지난해부터다. 혁신도시 등 지방 아파트 분양권에 웃돈이 붙는 등 분양시장이 활기를 띠면서 청약에 나서려는 투자자가 늘었기 때문이다. 지방은 가입 후 6개월(수도권은 2년)만 지나면 청약 1순위 자격을 얻을 수 있어 당첨만 되면 분양권 거래를 통해 시세차익도 챙길 수 있다. 여기에 전용면적 85㎡ 초과 민영 주택에 대한 청약가점제가 폐지되면서 당첨 확률이 높아진 것도 가입자 수 증가 이유로 꼽힌다.
지난달 말 현재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는 1417만명에 달하고 있다. 유주택자 가입도 늘고 있다.
◆금리 높고 소득공제 혜택도 확대
최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추가 인하로 마땅한 금융 투자처를 찾기 어려워진 점도 주택청약종합저축에 가입자들이 몰리는 배경이다. 주택청약종합저축은 가입 후 1년간은 연 2%, 1년 이상~2년 미만은 연 2.5%, 2년 이상은 연 3.3%가 각각 적용된다. 일부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기본금리가 연 1%대 후반, 우대금리를 합쳐도 연 2%대 초반인 점을 감안하면 금리가 높은 편이다. 주택청약종합저축은 정책 금리가 적용되기 때문에 일반 예금보다 금리 변동도 적다. 실제 지난 7월 국민주택기금 운용위원회를 통해 현재와 같은 수준으로 금리가 인하된 뒤 1년 이상 주택청약종합저축 금리는 그대로다.
특히 세법개정으로 내년부터 총급여 7000만원 이하 무주택 가구주의 주택청약종합저축 소득공제 한도가 120만원에서 240만원으로 확대되면서 가입자는 물론 월 납입금액도 증가하는 추세다. 지금까지는 소득공제 한도(연 120만원)에 맞춰 월 10만원씩 납입하는 비중이 가장 높았지만 세법개정 발표 이후 10만원을 증액해 소득공제 한도(연 240만원)에 맞춰 20만원을 납입하는 가입자가 늘고 있다.
나이에 관계 없이 누구나 가입할 수 있어 어린 자녀에게 목돈을 만들어 주기 위한 용도로 부모가 가입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임현묵 신한은행 PWM 투자자문부 부동산팀장은 "주택 청약은 만 19세 이상부터 가능하지만 금리는 나이에 관계없이 똑같이 적용된다"며 "금융소득을 위한 재테크 상품으로 청약 통장을 활용하는 투자자들도 많다"고 설명했다.
■ 주택청약종합저축
공공과 민간 아파트를 면적에 관계없이 분양받을 수 있는 청약통장이다. 국민·우리·신한·하나·기업·농협 등 6개 시중은행에서 가입할 수 있으며 유주택자는 물론 미성년자도 가입할 수 있다. 월 2만~50만원 분납 혹은 1500만원 일시납입이 가능하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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