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업계가 중고차 애지중지하는 까닭

이현택 2014. 8. 29.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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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추적] 너도나도 직영매장"중고차값, 새 차 판매에 영향"BMW·벤츠·재규어·페라리자체 인증 거친 차량만 판매무상 보증에 할부 서비스도

한의사 A씨는 지난 6월 벤츠 C200 EL을 3800만원에 샀다. 지난해 11월에 등록됐던 차로 주행 거리는 1만㎞ 남짓했다. 신차 가격은 4810만원. 마음에 들었지만 혹시나 사고 경력이 있을까 걱정됐다. 하지만 딜러는 까다로운 점검은 물론 차량 구석의 미세 흠집까지 수리해 내놨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의 공식 인증중고차 프로그램인 '스타클래스'를 통해서다. A씨는 "본사에서 직접 품질 인증을 해 줘 마음 놓고 구매했다"고 말했다.

수입차 한국 법인들이 '인증중고차' 전쟁에 들어갔다. 올 상반기 소형차 판매로 처음 수입차를 타는 소비자 유치에 열을 올렸다면, 하반기에는 인증중고차로 자사의 자동차를 꾸준히 타는 여건을 만들기 위한 전략이다.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는 28일 서울 양재동에 중고차 전시장을 개관했다. 콧대 높은 고급차 이미지인 재규어가 중고숍을 낸 것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한국이 최초다.

 재규어랜드로버 백정현 상무는 "안 할 수가 없었던 결정"이라고 말했다. 중고차 시세가 신차 판매에 직접적인 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국내에는 미국의 '켈리 블루북'과 같이 신뢰성 있는 중고차 시세 기준이 없다. 게다가 수입차의 경우에는 몇 년만 타 도 가격이 급락하는 것은 예사고, 인터넷 매매사이트에서는 부르는 게 값인 경우도 있다. 백 상무는 "'가격 급락은 없다'는 믿음을 줘야 신규 고객 유치가 수월하다"고 봤다.

 수입차 1위 BMW는 업계 최초로 인증중고차 사업에 발을 들여놨다. 2005년부터 'BMW 프리미엄 셀렉션'이라는 이름으로 인증중고차를 시작, 현재는 중고차 전용 전시장을 9곳까지 늘렸다. BMW는 중고차를 팔려는 고객으로부터 무사고 5년, 10만㎞ 이내의 중고차만 받아 72가지 정밀 체크를 거쳐 판매한다. 인증된 중고차는 12개월 무상보증과 24시간 긴급출동서비스, 시승, 할부금융 등 신차와 같은 서비스를 제공받는다. BMW 관계자는 "신차로 출고됐을 때부터 100% 데이터베이스화했기 때문에 이력을 속이는 일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벤츠는 '7일 내 교환' 서비스를 제공한다. 자신들이 판매한 벤츠 중고차에 결함이 있으면 아예 다른 차로 교환해 준다. 구입 후 7일(500㎞) 이내에 중고차에 결함이 있으면 다른 차로 바꿔주는 '7-day 차량 교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벤츠 커뮤니케이션팀 김정현 차장은 "중고로 판매하더라도 벤츠를 타는 소비자에게 최고의 품질을 제공하겠다는 취지"라고 밝혔다. 이 회사는 또 고객의 편의를 위해 타 브랜드 차량까지도 매입하고 있다.

 '수퍼카'라 불리는 페라리는 물물교환까지 이뤄진다. 페라리의 한국 수입사인 FMK에서 고객의 페라리를 사고파는 것은 물론 고객끼리의 거래를 중개한다. 페라리 소유자끼리 서로의 차를 교환하거나, FMK가 보유 중인 차와 자신의 페라리를 교환하고 차액만 돈으로 낼 수도 있다. 페라리는 신차 기준 7년간 무상수리를 하고 있으며, 인증중고차에 대해서는 별도로 12개월 보증한다.

 인증중고차 사업은 수입차 메이커와 딜러들에게 수익 보장의 방편이기도 하다. 수입차협회(KAIDA) 윤대성 전무는 "미국에서도 딜러의 매출 중 신차 판매가 60~70%를 차지하지만, 정작 안정적인 수익원은 중고차에서 나오는 경우가 많다"며 "국내 수입차 시장이 최근 몇 년 새 급성장하면서 이른바 '규모의 경제'가 실현돼 인증중고차제가 활성화할 가능성도 한층 커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인증중고차의 가격이 중고차 사이트나 동호회의 개인 간 거래 시세에 비해 비싸다는 점은 약점으로 꼽힌다. 최근 BMW M3를 중고로 구입한 백윤석(38)씨는 "인증중고차가 믿을 만하다는 것은 잘 알지만, 아무래도 가격이 더 싼 동호회에서 구입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현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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