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 구위와 에이스 진가' ML 홀린 김광현

LG 트윈스와 SK 와이번스의 2014 프로야구 경기가 28일 인천구장에서 열렸다. 7회초 2사 손주인을 플라이로 잡으며 7이닝 1실점의 호투를 펼친 김광현이 마운드를 내려오며 이재원 포수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인천=정재근 기자cjg@sportschosun.com/2014.08.28/

이 정도면 미국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도 충분히 반할 만 했다. 김광현이 99% 완벽한 투구로 메이저리그 팀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김광현은 28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전에 선발 등판해 팀에 귀중한 승리를 안겼다. SK는 김광현의 7이닝 1실점 호투 속에 4대2로 승리했다. 이날 김광현은 자신의 시즌 12번째 승리를 챙겼지만, 이보다 SK 팀 승리를 먼저 언급했던 이유는 4위 LG를 4경기 차로 쫓고 있던 SK 입장에서 이날 김광현을 내고도 패했을 경우에는 사실상 LG를 추격하는데 수건을 던져야 할 상황을 맞이하게 될 뻔해서다. 그만큼 SK의 운명을 좌우하는 중요한 경기였다.

서론에 100%가 아닌 99% 완벽한 투구였다고 한 이유. 에이스로서의 부담감을 1회 조금은 드러냈기 때문이다. 김광현의 1회 투구를 보면 지나치게 어깨에 힘이 들어가는 느낌이었다. 1사 후 2번 오지환을 상대로 어처구니 없는 볼들을 연속으로 던지며 볼넷을 내줬다. 힘이 들어가자 제구가 안됐다. 이어 폭투로 오지환을 2루까지 진루시켰고, 박용택에게 1타점 적시타를 허용했다. 이어진 2사 1, 2루 위기서 상대 채은성의 타구를 걷어낸 3루수 최 정의 호수비가 없었다면 김광현은 힘든 경기를 할 뻔 했다.

하지만 1회를 1실점으로 선방하자 2회부터 김광현이 각성한 모습을 보였다. 김광현이 2회부터 7회까지 맞은 안타 개수는 딱 1개. 그것도 2회 LG 박경수가 친 행운의 내야안타였다. 2회부터는 볼넷도 없었다. 삼진은 7개를 곁들였다. 3회부터 7회까지 모두 삼자범퇴였다. 투구수 조절도 좋았다. 7회까지 111개의 공으로 최근 물오른 LG 타선을 봉쇄했다. 그야말로 완벽한 투구였다.

이날 김광현의 투구를 메이저리그 4개 구단 스카우트들이 지켜봤다. 텍사스 레인저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볼티모어 오리올스, 시카고 컵스 4개 팀이었다. 4개 구단 모두 한국 선수에 호감이 있는 팀들이다. 또, 매 시즌 하위권을 헤매는 샌디에이고, 시카고 컵스의 경우는 당장 선발 보강이 필요한 상황이다.

사실, 메이저리그가 김광현을 주목한지는 오래됐다. 올시즌 김광현의 경기에서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의 모습을 보는 일은 어렵지 않다. 다만, 이제 한국 프로야구 정규시즌이 끝나가고 있고 김광현에 대한 이들의 평가도 마무리 되고 있는 시점이다. 확실한 임팩트를 줄 수 있는 멋진 한 방이 필요했다. 이날 김광현의 투구라면 충분히 그들에게 임팩트를 심어줬을 듯 하다. 구위는 두 말 할 필요없이 훌륭했다. 직구, 슬라이더 모두 최고 수준이었다. 또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 역시 이 경기가 SK에 얼마나 중요했고, 김광현이 막중한 책임감 속에 공을 던진 사실을 잘 알고있다.

김광현은 9월 열리는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할 경우 구단 동의 하에 해외 진출을 시도할 수 있는 자격을 얻는다.

인천=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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