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종훈-이승엽-박병호, 누가 최고의 홈런타자인가

민창기 입력 2014. 8. 28. 09:47 수정 2014. 8. 28. 09:47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장종훈 한화 타격코치가 27일 NC전에 앞서 김태균과 타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 스윙 시범을 보이고 있다.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이만수 김성한 장종훈 이승엽을 지나 박병호까지. 한국 프로야구의 홈런타자 계보를 대략 따져보면 이쯤 될 것 같다. 이만수와 김성한 장종훈이 나란히 세 차례 홈런왕에 올랐고, 이승엽이 5차례 타이틀을 차지했다. 이승엽이 2004년에 일본에 진출하지 않았다면 타이틀 몇개를 추가했을 것이다.

장종훈(46)과 이승엽(38)은 홈런의 패러다임을 바꾼 선수다. 1991년에 35개를 때려 한시즌 최다 기록을 수립한 장종훈은 1992년에 41개를 터트려 40홈런 시대를 열었다. 21~22개를 치고도 홈런왕이 되던 시절에 장종훈은 공포의 타자였다. 이승엽은 1999년에 사상 최초로 50홈런을 돌파한데 이어 2003년에는 한시즌 최다 기록인 56개를 쏘아올렸다. 3년 연속 홈런왕은 장종훈(1990~1992년)과 이승엽(2001~2003년), 둘 뿐이다.

장종훈의 1992년 41홈런 이후 1998년 타이론 우즈가 42홈런을 때릴 때까지 40홈런은 나오지 않았다. 2004년 이승엽이 떠난 후 지난 해까지 10년 간 40홈런은 2010년 이대호가 유일했다. 그만큼 40홈런의 의미는 특별하다. 뛰어난 타자라면 30홈런이 가능하겠지만, 40홈런은 또다른 영역이다. 맥이 끊겼던 40홈런 계보를 올 해 넥센 히어로즈의 거포 박병호(28)가 이었다.

이들 세 명의 슬러거 중에서 최고의 대포는 누구일까. 한화 이글스에서 선수를 지도하고 있는 장종훈 1군 타격코치의 눈에 비친 후배 이승엽, 박병호는 어떤 모습으로 비쳐질까. 장종훈 코치를 27일 대전구장에서 만나 물어봤다.

▶구속 150km? 1990년대 135km가 더 낫다

셋 모두 스타일에 차이가 있다. 장종훈 코치는 포물선을 그리며 넘어가는 타구가 드물었다. 홈런 타구 대부분이 빨랫줄처럼 직선으로 날아가 관중석에 꽂혔다. 이에 비해 이승엽은 다양한 형태의 홈런을 생산했고, 박병호는 힘이 좋지만 둘을 섞어 놓은 듯 하다. 장 코치는 "이승엽은 타격 타이밍이나 체중 이동이 좋고, 노림수가 뛰어나다. 나 때도 상대 포수들이 '노리고 치는 게 아니냐'고 물어보곤 했는데, 나는 그냥 직구에 타이밍을 잡고 때리는 스타일이었다. 시즌을 치르다보면 순간적으로 다음에 뭐가 올 것이라는 감이 생길 때가 있었지만, 몇 번 안 됐다"고 했다. 장 코치는 이승엽도 자신과 비슷한 스타일인데, 노려치는 비율이 높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4월 2일 대전구장에서 2014 프로야구 삼성과 한화의 경기가 열렸다. 경기에 앞서 삼성 이승엽이 한화 장종훈 코치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대전=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박병호의 1차적인 강점은 강력한 하드웨어(1m85, 107kg). 많은 야구인들이 박병호가 홈런타자로서 타고난 신체조건을 갖고 있다고 말한다. 장 코치는 "박병호는 성실한데다 야구를 잘 하고 싶은 마음이 큰 걸로 알고 있다. 고교시절부터 유명했던 박병호가 LG에 가서 고생을 했는데, 이런 어려운 시간이 자신을 강하게 만들어준 것 같다"고 했다.

장 코치의 최전성기는 1990년대 초반이었고, 이승엽은 1990년대 말부터 폭발했다. 박병호는 2012년에 처음으로 31홈런을 때려 홈런왕이 됐다. 대략 10년의 터울이 있다. 그렇다면 1990년대와 2000년대, 지금 투수들의 수준은 어떻게 다를까. 워낙 시대가 달라 단순하게 비교하는 게 쉽지 않지만, 시대별 홈런타자의 능력을 따려보려면 평가가 필요할 것 같다. 장 코치는 요즘 투수보다 예전 투수들이 구위가 좋았다고 했다. 장 코치는 "그때 투수들은 구속이 지금보다 떨어지지만 볼끝, 공의 종속 스피드는 더 나았던 것 같다. 요즘 150km를 던지는 투수가 많은데, 구속이 좋아도 솜처럼 가볍게 들어오는 공이 많다. 반면 시속 135km에 불과한데도 '어이쿠' 소리가 나오게 하는 공이 있다"고 했다. 투수들의 공은 빨라졌지만 가볍고, 구종이 다양해졌지만 위력은 떨어진다는 설명이다.

▶정신이 육체를 지배한다

야구는 다른 종목과 마찬가지로 정신자세가 경기력에 직접 영향을 주는 멘탈 스포츠. 비슷한 수준의 기술을 가졌다면, 강한 정신력과 긍정적인 마인드가 성패를 가를 수 있다.

장 코치는 '정신이 육체를 지배한다'는 말로, 그 시절의 아쉬움을 떠올렸다. 시즌 41번째 홈런을 터트린 1992년 마지막 경기. 목표를 달성하고 나니 공허했다. 1991년이 끝나고 다음 시즌에는 40홈런을 때려보자고 다짐을 했는데, 40홈런 신세계에 도달했다. 그런데 목표를 이루자 다음 시즌에는 42개를 쳐야겠다는 생각보다 먼저 허탈함이 밀려왔다. 일시적인 목표 상실. 41홈런 후유증은 혹독했다. 장 코치는 "목표를 잃어버려 굉장히 힘들었다. 정신이 육체를 지배한다고, 스프링캠프에서 무릎이 안 좋아 뛰지 못했고, 시즌 중에 부상도 찾아왔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41홈런 다음 해에 기록한 타율 2할9푼5리, 17홈런, 58타점. 장 코치는 "지금 기준으로 보면 그렇게 나쁜 성적도 아닌데, 주위의 기대치가 높아져 폄하하는 얘기가 나왔다. 이런 부분이 굉장히 힘들었다"고 했다. 발목 부상으로 최악의 시즌이 된 1994년이 지나고, 심기일전해 1995년을 맞았다. 타율 3할2푼6리로 타

정범모의 타격폼을 잡아주고 있는 장종훈 한화 타격코치.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격 2위에 올랐고, 22홈런을 때려 김상호(당시 OB·25개)에 이어 홈런 2위에 올랐다.

그런데 더이상 30홈런이 나오지 않았다. 1999년 27개, 2000년 28개까지 갔지만, 거기에서 그쳤다. 30홈런을 크게 보지 않았는데, 쉽지 않았다. 장 코치는 중압감과 조급함, 지나친 집착이 원인이었다고 했다.

장 코치는 "김영덕 감독으로부터 '생각이 너무 많다'는 얘기를 자주 들었고, 타격코치 시절 강병철 감독으로부터 '단순하게 야구를 하라'는 주문을 자주 했다. 그러나 이게 말처럼 쉽지 않았다"고 했다.

야구가 안 될 때는 야구를 잠시 잊는 게 좋은데 그게 안 됐다. 밤새 생각을 하고 고민을 하다보니 야구장에 나오면 기운이 없었다. 24시간 야구만 생각하고 야구에만 매달리다보니 스스로 지쳐갔다. 장 코치는 "진짜 바보같은 짓을 했다. 후배들은 그러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안 되는 것은 어떻게 해도 안 되는 거다. 머리에서 야구를 지워야할 시간도 필요한데 나는 그렇게 하지 못했다. 2005년에 은퇴할 때까지 깨닫지 못했다. 굉장히 후회가 된다"고 했다.

340홈런을 찍고 선수생활을 마감한 장코치는 "철없던 시절에 400홈런을 목표로 잡았고, 500개까지 생각했다. 이런저런 부상없이 경기에 나갔다면 400홈런은 가능했을 것 같다. 야구에 대한 집착이 정신적으로 힘들게 했다"고 했다.

▶박병호는 이승엽처럼 롱런할 것이다

장 코치, 이승엽에 이어 세번째로 3년 연속 홈런왕을 눈앞에 두고 있는 박병호. 이승엽처럼 박병호도 오랜 기간 최고의 자리를 유지할 수 있을까. 장 코치는 두 가지 이유를 들어 롱런이 가능하고, 50홈런 이상도 노려볼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사실 박병호를 견제할 만한 적수가 안 보인다. 강정호는 다른 리그에 진출할 것 같고, 최형우 정도가 눈에 띄는데 임팩트가 부족하다. 개인적으로 박병호를 만난 적은 없지만 주위에서 굉장히 성실하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진짜 중요한 건 마음

삼성 이승엽이 2001년 4월 16일 대구구장에서 벌어진 경기에서 통산 1000타점을 홈런으로 장식한 한화 장정훈에게 꽃다발을 건네는 장면. 대기록을 홈런으로 장식한후 이승엽으로부터 꽃다발을 받고 있다.스포츠조선 DB

가짐이다. 박병호가 현재에 만족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더구나 내년부터 팀당 경기수가 144경기로 늘어난다. 박병호의 잠재력을 높이 보면서도, 장 코치는 홈런이 안 나오는 경기의 간격을 줄여야 한다고 했다. 장 코치는 "35홈런을 때린 1991년에 12경기에서 홈런을 때리지 못한 적이 있다. 홈런이 없는 경기의 간격만 줄인다면 40홈런이 가능하다고 생각해 목표로 정했다. 올해 박병호도 홈런을 때리지 못하는 시기가 있었는데, 슬럼프 기간을 줄여 꾸준함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사실 슬럼프는 모든 타자에게 찾아오는 것이고, 뾰족한 해결법도 없다. 시간이 해결해주는 경우가 많다. 장 코치는 타격감이 안 좋을 때는 똑같은 훈련을 반복해서 하지 말고, 밀어친다는 생각으로 타격을 하라고 했다. 그는 "안 맞을 때는 그걸 인정하고 가볍게 생각해야 한다. 빨리 벗어나려고 서두르다보면 슬럼프 기간이 길어진다. 타석에서 그냥 공을 보고 친다는 생각을 해야지, 여러가지 생각을 하면 될 것 같아도 안 된다. 집착을 버리고 단순하게, 인정할 것은 인정해야 한다"고 했다.

장 코치는 "상식적인 얘기가 되겠지만, 슬럼프 때는 우중간으로 친다는 생각으로 때리는 게 도움이 된다. 우중간쪽으로 공을 보내려면 공을 반개, 한개 정도 더 봐야한다. 그렇게 하다보면 중심을 뒤에 남겨두게 된다"고 했다.

▶장종훈과 이승엽, 박병호가 한시대에 뛰었다면

어린 선수, 젊은 선수는 좀 더 나은 선배, 앞서가는 이들의 길을 따라간다. 장 코치는 세이부 라이온즈 시절의 기요하라 가즈히로의 타격과 스타일을 배우고 싶었다고 했다. 오사카 PL학원을 졸업한 기요하라는 1985년에 입단해 첫 해부터 4번 타자로 뛰었고, 장 코치는 세광고를 졸업하고 1986년 빙그레에 연습생으로 입단했다. 장 코치는 "나이가 비슷한데 기술적으로 배울점이 많은 선수였다. 재일교포인 고원부 형이 경기 비디오 테이프를 구해줘, 거짓말이 아니라 정말 비디오 테이프 필름이 끊어지도록 돌려봤다. 나중에는 끊어진 테이프를 이어붙였는데, 중요한 부분이 안 나오더라"며 웃었다.

장종훈 한화 코치가 토스배팅 때 김경언에게 공을 던져주고 있다.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장 코치가 그랬던 것처럼 이승엽과 박병호도 선배 선수를 보면서 미래를 꿈꿨을 것이다. 그런데 궁금했다. 대략 10년의 간격을 두고 최전성기를 보내거나 전성기를 맞은 장 코치와 이승엽, 박병호가 동시대에 뛰었다면 어떤 장면이 펼쳐질까. 워낙 시대가 달라 머릿속에 쉽게 그리기 어려운 일이다.

장 코치는 "1992년 41개를 때렸을 때 몸과 파워로 지금 뛴다면 홈런을 몇개나 칠 수 있을까 막연하게 생각을 해본 적이 있다. 지금 선수로 뛴다면 잘 했을 것 같다"고 했다. '50홈런을 때릴 수 있을 것 같나'라고 묻자, 그는 싱긋 웃음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긍정의 의미로 읽혔다. 장 코치는 "지금은 환경이나 여건이 너무 좋고, 동기부여도 확실하다. 내가 지금 선수라면 밤새도록 훈련을 할 것 같다"며 미소를 지었다.

그는 셋을 같은 기준에 뒀을 때 이승엽이 최고이고, 박병호가 다음이라며 자신을 낮췄다. 이승엽이 기술적인 면에서 뛰어나고, 왼손타자라는 이점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우리 때는 그냥 뛰는 게 체력훈련의 전부였다. 요즘같은 다양한 웨이트 트레이닝 기법, 기계가 그 시대에 있었다면 41홈런 이상을 때릴 수 있었을 것 같다"고 했다.

이승엽이나 박병호의 경우 팀 성적이 홈런에 도움이 된다고 했다. 장 코치는 "팀이 6~7위 정도라면 팀 성적에 대한 부담감과 중압감 때문에 많은 홈런을 치기 어렵다. 앞뒤에 좋은 타자가 있으면 당연히 견제가 줄어 타격이 편해진다. 내 경우 1992년 이후에 이정훈 이강돈 강정길 선배가 은퇴를 하거나 이적을 해 힘들었다. 나를 받쳐줄 선수가 부족했다. 어느 해인가 개막전에 1~3번에 신인, 5번에도 신인급 타자가 출전한 적도 있다"고 했다. 이런 면에서 이승엽과 박병호는 장 코치보다 유리하다고 봐야할 것 같다.

그는 "선수를 그만둔 지 9년이 흘렀다. 가끔 투수 볼을 보면 내가 정말 저런 공을 쳤나 그런 생각이 든다. 변화구가 떨어지는 걸 보면 저런 공을 어떻게 쳤나 싶어 혼자 웃기도 한다"고 했다.

대전=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퓨어킴 티저, 절반도 채 가려지지 않는 가슴 볼륨

김수창 결국 음란행위 인정 "수치심에 죽고 싶다"

김현중, 여친 폭행 피소 충격 "2년 열애 2달간 상습 폭행"

카디프 전 감독, 김보경 '동양인 개' 비하 충격

차유람, 밀착 호피드레스 '터질 듯' 아찔한 볼륨

캘러웨이골프, 또 하나의 괴물 '드라이버', 역시 성능이 달라~!

최신형 24인치 LEDTV, '10만원' 대, 한정 파격! 할인 찬스~

'타짜' 최승현의 심쿵 눈빛, '탑 클래스' 카리스마 발산!

'정력'이 좋아진 남편, 그 이유 알고보니... 헉!~

[ ☞ 웹신문 보러가기] [ ☞ 스포츠조선 구독]

- Copyrightsⓒ 스포츠조선,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보도자료 및 기사제보 news@sportschosun.com -

Copyright © 스포츠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