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관영 언론, '페라리·통학버스' 비유에 발끈한 이유

문예성 2014. 8. 27.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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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문예성 기자 = 남중국해 상공에서 중국 전투기와 미국 초계기가 근접 비행을 한 일촉즉발의 사건이 일어난 가운데 미국 국방부 관계자의 양국 전투기를 상대로 한 '페라리'와 '통학버스' 비유가 논란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

26일(현지시간)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는 중국 관영 언론이 미 국방 관계자의 이런 비유를 문제삼았다면서 미·중 양국의 미묘한 관계는 비유적인 표현 사용도 신중해야 하게 한다고 주장했다.

언론은 또 문제가 된 사건은 남중국해 공해 상공에서 중국 군 젠(J)-11기와 미 해군 P-8 포세이돈 대잠초계기가 위험할 정도로 가까운 거리에서 근접 비행한 사건과 관련된 것이라고 밝혔다.

미 국방부는 "중국군 전투기 J-11기가 국제 공역에서 통상적인 정찰 임무를 수행하던 미 해군 P-8 포세이돈 대잠초계기의 항로 진입을 방해하는 등 위협을 가했다"면서 "중국 전투기의 위협 비행이 "매우 우려스러운 도발"이라며 중국 정부에 공식 항의했다"고 밝혔다.

특히 미국 국방부 존 커비 대변인은 중국 전투기는 무기를 장착했다는 사실을 보여주려는 듯 기체 바닥을 미군 초계기 정면으로 향하도록 하는 '횡전(橫轉·barrel roll) 비행'을 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또 다른 국방부 관계자는 개인적으로 FP 소속 기자 고든 루볼드에게 "J-11기는 마치 한대 페라리처럼 P-8 주변에서 비행했고, 반면 P-8은 몸집이 큰 통학버스처럼 늦은 속도로 비행했다"면서 당시 상황을 묘사했다.

루볼드는 이런 비유적인 문구를 자신의 기사에 포함시켰고, 이는 중국군 J-11기의 속도가 더 빠르고 행동이 더 민첩한 것으로 표현한 것외에 다른 뜻은 없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런민르바오(人民日報)는 25일 중국 군사전문가의 평가를 인용해 페라리와 통학버스의 비유는 음흉한 속셈을 가진 모욕이라고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강하게 비난했다.

중국 군사전문가로 알려진 왕즈밍(王志明)은 "페라리는 중국 벼락부자를 연상케 하는 경멸적인 용어이고, 주로 아이들이 타는 통학버스는 보호받아야 할 이미지가 강한데 미 국방부 관계자의 이런 표현은 심각한 암시를 담은 허위 진술"이라고 주장했다.

FP는 그러나 이런 오해가 일어났던 것은 미 국방부 관계자가 중국 최근 수 년 간 페라리와 통학버스를 둘러싼 중국 내 '불미스러운 사건'들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역설했다.

이어 FP는 중국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의 오른팔로 비서실장을 지낸 링지화(令計劃) 아들의 페라리 음주운전 사건, 잇단 통학버스 사고 등에 대해 언급했다.

지난 2012년 초 링지화의 아들이 페라리 승용차에 소수민족 여성 2명을 태우고 베이징에서 음주운전을 하다가 사고로 숨졌고, 시진핑의 집권을 방해했다는 의혹을 받던 링지화는 이번 큰 정치적 타격을 입었다.

FP는 또 통학버스라는 단어 역시 중국 통학 버스의 고질적 인원 초과 승차 문제를 연상케 하며 어린이 안전에 무관심한 중국 당국의 고통스러운 기억을 상기시킨다고 역설했다.

2011년 11월 중국 북부 지역에서 통학버스와 트럭이 충돌 사고를 일으켜 19명의 유치원 원생들이 숨진 가운데 해당 사건이 인원 초과 승차 문제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국민들을 분노케 했다고 언론은 설명했다.

sophis73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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