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쇼와 린스컴, 2006 드래프트 동기들의 뒤바뀐 행보

윤은용 기자 입력 2014. 8. 27. 15:29 수정 2014. 8. 27.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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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메이저리그 신인 드래프트. 전체 7순위 지명권을 가지고 있었던 LA 다저스는 하이랜드 고등학교의 왼손 투수 클레이튼 커쇼(26)를 뽑았다. 그리고 그보다 3단계 밑의 10순위 지명권을 가졌던 다저스의 라이벌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워싱턴 대학의 오른손 투수 팀 린스컴(30)을 지명했다.

당시 대학리그를 휩쓸며 최고의 아마추어 야구선수에게 주어지는 '골든 스파이크 상'까지 받은 린스컴은 분명 그 해 최고 대학투수였다. 그럼에도 다저스는 린스컴을 놔두고 카일 드라벡과 함께 텍사스 주 최고 고교 투수라고 평가받은 커쇼를 골랐다.

2007년 중반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뒤 2008~2009년 2년 연속으로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을 거머쥐고 2010년에는 팀의 월드시리즈 우승의 일등공신이 된 린스컴을 보면서 다저스 팬들이 느끼는 허탈감은 컸다. 물론 2008년 데뷔한 커쇼도 꾸준하게 성장을 하고 있었지만 린스컴의 화려함에는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2011년 두 투수의 위상은 역전됐다. 그 해 커쇼는 2007년 제이크 피비(샌디에이고) 이후 4년만에 내셔널리그 투수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했고 다저스 선발투수로는 1988년 오렐 허샤이저 이후 23년만에 사이영상을 수상한 투수가 됐다. 무엇보다 그 해 커쇼는 린스컴과 4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눈부신 투수전을 펼친 끝에 다 승리하며 샌프란시스코의 자존심을 구겨놨다.

이후 행보는 모두가 다 아는대로다. 지난해 개인 두 번째 사이영상은 물론이고 3년 연속 메이저리그 방어율 전체 1위에 오른 커쇼는 올 시즌 역대 최초 4년 연속 메이저리그 전체 방어율 1위에 도전하고 있다. 단일리그로 따지면 레프티 그로브가 1929년부터 1932년까지 4연패, 코팩스가 1962년부터 1966년까지 5연패를 달성한 적이 있지만 메이저리그 전체로는 아니었다. 커쇼가 코팩스의 후계자임은 물론이고, 역사적인 선수라는 사실에 이견을 다는 사람은 이제 없다.

반면 2011년 마지막 2점대 방어율을 기록한 린스컴은 이후 빠르게 하향세를 탔다. 그 동안 두 차례 노히트노런을 달성하기는 했지만 분명 과거와 같은 모습은 아니었다. 2012년 10승15패 방어율 5.18, 지난해 10승14패 방어율 4.37은 그 동안 린스컴이 보여줬던 모습에 비하면 초라하기 그지 없는 성적이었다.

올해도 부진한 모습을 보인 린스컴은 최근 선발진에서 밀려나 불펜으로 내려갔다. 이를 두고 미국 스포츠전문채널 'CBS스포츠'는 최선의 결정이었다며 호평을 내리기도 했다. 실제로 린스컴은 2012년 포스트시즌에서 선발이 아닌 불펜으로 뛰면서 방어율 0.69의 뛰어난 모습을 보이며 샌프란시스코의 월드시리즈 우승에 큰 힘이 된 적이 있다.

불펜으로 이동한 린스컴은 절치부심해서 다시 예전의 모습을 찾을 수 있을까. 일단 현재는 커쇼가 압도적으로 리드하고 있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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