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FC]'매미권+스턴건' 김동현, 3.0버전 구현하나

스포츠 입력 2014. 8. 23. 07:48 수정 2014. 8. 23.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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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안 스포츠 = 김종수 기자]

◇ [UFC]김동현은 23일 중국 마카오에서 월터급 랭킹 4위 우들리를 상대한다. ⓒ 수퍼액션

김용 원작의 인기 무협소설 '사조영웅전(射雕英雄傳)'과 '신조협려(神雕俠侶)'에는 주백통(周伯通)이라는 인물이 등장한다.

처세에 능하지 못하고 지나치게 순수해 손해를 많이 보는 인물이지만 후에 '쌍수호박(雙手互搏)'이라는 자신만의 비전절기를 완성시키며 천하제일고수 중 한 명으로 거듭난다. 쌍수호박은 각기 다른 두 가지 무공을 양손으로 동시에 펼치는 것으로 당하는 상대 입장에서는 두 명을 상대하는 듯한 부담을 안게 된다.

실전의 최고봉 MMA 역시 마찬가지다. 레퍼토리가 많으면 공격 시 성공확률이 그만큼 커진다. 상대의 패턴이 단순할 경우 집중력을 높여 막아내기 수월하지만 여러 개가 한꺼번에 부담을 안기게 되면 평소 잘되던 것까지 꼬여버리기 일쑤다. 입식타격에서 맹위를 떨치던 강자들이 종합무대에서 자신의 주특기조차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는 이유다.

23일 중국 마카오에서 열리는 'UFC Fight Night MACAO'에서 웰터급 랭킹 4위 '선택받은 자(The Chosen One)' 타이론 우들리(32·미국)를 상대할 김동현에게도 이 같은 다양성이 요구되고 있다. 흑인 특유의 탄력 넘치는 파워가 돋보이는 타격은 물론 테이크다운 방어까지 강력한 상대라 특정 부분을 집중 공략하는 패턴이 통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UFC에서의 김동현은 그간 우직하게 한 경기에서 하나의 파이팅 스타일을 고수, 지옥의 체급으로 불리는 웰터급에서 살아남았다. 초창기 옥타곤에서 생존하기 위해 택한 방식은 이른바 '매미권 극대화'였다.

김동현은 UFC 입성 전에는 그라운드-타격 모두에서 밸런스 높은 기량을 선보였다. 하지만 한방 파워가 좋은 서구선수들에게 지나친 맞불은 위험하다 판단, 최대한 스탠딩 대결을 피한 채 그라운드에서 압박하는 전술을 구사했다.

유도식 테이크다운을 비롯해 다양한 방식으로 상대를 넘길 수 있고, 더불어 그라운드에서 포지션을 잡아 상대를 컨트롤하는 능력이 워낙 뛰어나 웬만한 선수들은 김동현에게 탑 포지션을 내주면 끌려 다니기 일쑤였다.

클린치 상황에서는 물론 그라운드에서도 끈질기게 상대에게 달라붙는 움직임을 보고 국내 팬들은 '매미권'이라는 애칭(?)을 붙여줬다.

생존한 김동현은 최근 패턴에 변화를 줬다. 오카미 유신, 존 피치 등의 경우에서도 알 수 있듯, UFC 주최 측에서는 성적 못지않게 재미도 중시하고 있다. 일단은 이기는 게 우선이지만 한번 지루하다고 찍히면 한두 번 패배를 당한 것만으로 퇴출 사유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었다. 더불어 타이틀 도전 등에서도 손해를 보는 사례가 많다.

이를 의식한 김동현은 에릭 실바(30·브라질)전에서 과감하게 앞으로 치고나가며 펀치대결을 펼쳤고 기가 막힌 카운터를 성공시켰다. 실바전 승리는 이전 승리와는 또 달랐다. 팬들은 물론 주최 측에서도 매우 호의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자신감을 얻은 김동현은 여세를 몰아 존 해서웨이(27·영국)를 백스핀 엘보우로 때려눕히며 지루하다는 이미지를 상당 부분 털어냈다. 일본 무대에서 보여준 '스턴건'이 부활한 것이다. '매미권'시절의 김동현이 1.0버전이라면 '스턴건'을 재가동한 이후는 2.0버전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많은 팬들과 관계자들은 다시 한 번의 업그레이드 없이는 우들리를 물리치기 힘들 것으로 예상한다. 워낙 장점이 많은 상대라 이리저리 흔들지 않고 정직한 공격으로는 제압하기 어렵다.

경기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는 만큼, 우들리전에서는 두 가지 패턴을 고르게 섞어 쓰는 또 다른 파이팅 스타일을 보여줄 가능성도 크다. 최대한 우들리의 머릿속을 혼란스럽게 해야 승산이 있다.

신장을 살려 스탠딩에서 우들리에게 유효타를 많이 꽂는다면 그만큼 테이크다운의 가능성도 높아진다. 반대로 그라운드에서 우들리를 힘들게 할 경우 집중력이 흐트러진 틈을 타 카운터를 꽂을 수도 있다.

과연 진화한 3.0버전을 선보일 수 있을까. 한손에 '매미권'을 다른 한손에는 '스턴건'을 들고 나올 김동현에 대한 기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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