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인사이드]⑪ 중형차 4종..택시기사·대치동맘·수입차주·초등생 시승

안석현 기자 2014. 8. 23.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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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재적인 중형차 오너들은 국산 대표 세단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조선비즈는 베테랑 택시 기사, 사업가, 대치동 맘(Mom), 초등학생들에게 국산 중형차 4종에 대한 평가를 의뢰했다.

시승자들은 각자 4개 차종을 운전한 뒤 시승평을 작성했다. 초등학생은 뒷좌석에 앉아 시승한 뒤 승차감이나 내부 디자인에 대해 물었다.

◆ 30년 베테랑 택시기사 "LF공간 활용 우수 말리부 운전석 비좁아…K5 택시보다 자가용 어울려 SM5는 부품값 부담"

국내 영업용 택시의 90.8%는 중형차다. 나머지는 준대형 차량(그랜저HG·K7·오피러스)과 미니밴(3열시트)이다. 기사들은 차량 구매 시 동료 입소문에 의지한다. 연 4만8000대 신차가 택시용으로 팔린다. 기사들은 택시를 고를 때 뒷좌석 승차감과 시트 편의성, 시야·계기판 시인성을 우선 고려한다.

조선비즈는 베테랑 택시 기사 2명에게 중형차 4종의 시승을 부탁했다. 시승은 운수 법인과 이해관계가 없는 개인택시 기사가 맡았다. 엄두용(59) 기사와 김강복(58) 기사는 올해로 31년째 택시를 운행하고 있다. 택시기사 시승은 서울 도심, 외곽고속도로 등에서 진행했다.

두 기사는 말리부(디젤) 운전석이 너무 좁다고 입을 모았다. 엄 기사는 "조수석은 넓은데 운전석이 4대 가운데 가장 좁다. 장시간 운행을 하면 운전자가 피곤함을 느끼기 쉽다"고 말했다. 김 기사도 "운전석 시트가 좁아 불편하다. 먼 거리 갈 때 연료(디젤)는 아끼겠지만 이 차를 타진 않겠다"고 전했다.

차체 강성은 호평을 받았다. 엄 기사는 "두꺼운 강판이 느껴진다. 대우 버스·화물차도 운행해봤는데, 이 차도 강성이 뛰어나다"며 "디자인은 개성이 강한 탓에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김 기사는 "소나타에 비해 주행감이 묵직하다. 안정감을 준다"고 전했다.

소나타는 승차감과 넓은 실내 공간이 좋은 점수를 받았다. 엄 기사는 "현대차답게 가속·제동 반응이 빠르다. 시내 주행이 많은 택시에 어울리는 차"라며 "시야 확보가 기존 NF·YF소나타에 비해 우수하다. 특히 뒷좌석 넓은 공간은 승객에게 좋은 선물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기사는 "영업용 LF소나타가 조만간 출시된다고 알려지면서 기사들 사이에 탁 트인 시야, 승차감, 넓은 실내 공간 등이 입소문으로 퍼지고 있다. 사이드미러(side mirror)의 사각은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전했다.

K5와 SM5(TCE)에 대한 평가는 엇갈렸다. 김 기사는 "K5는 장시간 운행하다 보면 차량 고유의 엔진음 탓에 머리가 아프다"며 "조수석 사이드 미러의 사각이 크다. 택시 운행보단 개인용 차량으로 적합하다"고 말했다. 엄 기사는 "구형 K5보단 서스펜션이 무겁다. 토크의 감도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김 기사는 SM5의 수리비를 지적했다. 그는 "경험상 SM5는 소나타·K5에 비해 고장 횟수가 적지만 부품비가 너무 비싸다. 차량 관리가 허술한 택시는 유지비 감당이 잘 안 된다"며 "주변 동료들이 2번(약 8~12년) 정도 SM5를 운행하다 유지비 탓에 현대·기아차로 바꾸는 걸 봤다"고 말했다.

SM5는 시야 개방성과 운전석 편의성에서 LF소나타 다음으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중속에서의 가속·제동력도 양호했다. 엄 기사는 "택시는 레이싱과 달리 시속 30~90㎞ 주행이 많다. 장시간 운전할 때 느끼는 주행감과 시야 개방성이 중요하다. SM5는 이 부분을 충족한다"며 "극한 주행 환경이 아니라면 코너링·하체 강성 등이 무난한 편"이라고 말했다.

◆ 12년 수입차 오너 "LF무난 SM5 시트 착좌감 나빠 K5 가속력 부족…지인에게 말리부 추천하겠다"

옥정두(42) 이캐럿 대표는 국산 중형차 성능이 많이 향상됐다고 평가했다. 옥 대표는 12년째 독일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제품을 번갈아 운행하고 있다. 옥 대표는 "수입차 타는 주변 사업가 다수는 세컨드 카로 수입 소형차나 국산 중형차를 놓고 고민한다"고 전했다.

옥 대표는 LF소나타의 무난함을 언급했다. 그는 "수입차만 타 봤지만 소나타는 거부감이 없다. 대중적이고 친숙하다"며 "인터페이스와 옵션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말리부는 중속 이후 치고 나가는 힘에 점수를 줬다. 그는 "엄청 큰 미니 쿠퍼의 주행감이다. 달리고 서는 능력만 보면 독일차와 가장 비슷하다"며 "인테리어와 편의성은 떨어지지만 이런 투박함이 매력있다"고 덧붙였다.

옥 대표는 SM5의 시트를 여러번 조절 하더니 불편한 기색을 보였다. 그는 "내가 공중에 뜬 채 운전하는 기분이 든다. 앞 시야는 좋은데 시트의 착좌감은 나쁘다"며 "스티어링 휠 주변 버튼이 집중을 방해한다. 주행감은 부드럽다"고 말했다.

K5는 가속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옥 대표는 "가속 페달을 밟으면 엔진음은 커지는데 차는 힘을 받지 못한다. 웃음이 나온다. 분당회전수(RPM)에 맞는 출력이 나오질 않는다"며 "센터페시아 편의성·집중도는 수입차와 비교해도 나쁘지 않지만, 싸구려 부품으로 조합한 인상이다"고 말했다.

옥 대표는 국내 시장의 평가는 'LF소나타, 말리부, K5, SM5' 순서가 될 거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지인에게 추천한다면 말리부를 꼽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단단한 차체와 투박한 주행감이 독일차와 유사하다"며 "비좁은 운전석과 공간 활용, 기타 편의성은 포기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 대치동 맘 "안정적이고 주차 편한 차 선호…LF소나타 좋아"

'대치동 맘' 황모(35)씨는 4대 중형차를 시승한 뒤 LF소나타를 1위로 꼽았다. 다음으로 SM5, 말리부, K5 순이었다. 황씨는 학부모들이 차량을 고를 때 승차감·제동력·주차 편의성을 우선 고려한다고 말했다. 그는 "아이들은 학원 수 곳을 이동하며 차 안에서 간식을 먹고 영단어를 외운다. 승차감이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시승은 서울 도곡동 도곡렉슬아파트 정문~롯데백화점 강남점(직선주행)~은마아파트입구 사거리~대치동 학원가(좌회전, 언덕길 주행)를 거쳐 다시 도곡렉슬아파트로 돌아오는 코스였다. 황씨 운전경력은 10년이다.

황씨는 LF소나타의 승차감을 높이 평가했지만 다소 밀린다고 지적했다. 그는 "브레이크를 밟아도 더 나간다. 아이를 학원에 데려다 줄 땐 퇴근시간"이라며 "차 간 거리가 짧은데 제동 거리가 길면 자주 급제동을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SM5는 승차감과 제동력, 주차 편의성에서 평균점이었다. 황씨는 "액셀을 밟으면 초반 반응속도가 늦지만, 시속 40~50킬로미터까지는 진동이 적어 무리없이 주행했다"고 평가했다.

말리부는 제동력에 좋은 점수를 받았다. 하지만 공조장치, 방향등·와이퍼 스위치, 기어 편의성은 불편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는 프로 레이서 시승과 같은 결과다. 황씨는 "다른 차보다 엔진(디젤) 탓에 떨림이 있다"면서도 "주행 중 불편함을 느낄 정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기어를 조작할 때는 후진기어변속(R)에서 바로 서지 않아 주차가 불편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승차감 순위를 밝히며 1위보다 먼저 4위를 결정했다. K5 점수가 가장 낮았다. 액셀과 브레이크 반응이 너무 민감해 중형차보다 스포츠카 같다는 것이었다. 황씨는 "아이들은 차에서 갑자기 엄마를 부르거나 음식물을 쏟곤 한다. 너무 차가 예민하면 위험하다"고 전했다. K5의 갑작스런 제동도 문제였다. 황씨는 "K5는 브레이크에 조금만 힘을 주면 급하게 제동을 한다. 차는 요동친다"며 "운전자가 발에 일정한 힘을 유지하기 때문에 피곤하다"고 말했다.

◆ 초등학생 고학년은 LF, 저학년은 SM5 승차감 높이 평가

중형차 뒷좌석에 탄 어린이들의 평가는 어떨까. 초등학생 시승 평가에서는 SM5(승차감)와 말리부(디자인)가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는 레이서 시승과 비슷한 결과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중형차 구매자의 약 63%는 30~40대다. 뒷좌석은 대부분 자녀 몫이다. 이들은 약 7~19세다.

조선비즈는 학교 측 도움을 받아 서울동답초등학교 어린이 52명을 시승하게 했다. 시승은 안전을 위해 학교 운동장으로 제한했다. 교사·기자·보안관 등 진행요원 8명이 함께 했다. 학생들은 주행을 제외한 모든 기능을 경험했다.

학생들은 뒷좌석이 가장 편한 차 앞에 섰다. 저학년과 고학년의 선택은 달랐다. 1학년 학생들은 LF소나타(18명)를 편하게 느꼈다. 6학년생들은 SM5(17명) 뒷좌석이 안락하다고 답했다. LF소나타(8명)·말리부(4명)·K5(1명)가 뒤를 이었다.

정두현(13) 학생은 "SM5는 (센터페시아) 모니터가 너무 작고 푹 들어가 있어 아빠에게 권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지윤진(여·8) 학생은 "겉보기엔 말리부가 좋지만 직접 타보니 LF소나타 뒷좌석이 제일 편하다"며 "K5는 저렴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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