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세월호 가족, 청와대 앞 눈물 호소 "유민아빠 죽어가요, 제발 이번만큼은 외면하지 말아주세요"

박홍두·허남설·박은하 기자 2014. 8. 22.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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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참사 가족대책위가 22일 오후 청와대 인근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주민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민 아빠(김영오씨)를 살려달라"고 촉구했다.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며 40일간 단식을 진행한 김영오씨(47)는 이날 아침 저혈당 증세가 나타나는 등 건강이 극도로 악화돼 병원에 입원했으나 단식을 멈추지 않고 있다.

대책위는 "유민 아빠는 어쩌면 4월 16일 이후로 서서히 죽어가고 있었는지 모른다"며 "아이들 죽음의 진실을 밝히기 전에는 죽을 수 없다. 제발 침묵으로 우리를 죽이지 말고 귀를 기울여달라"고 밝혔다. 고 성호군의 아버지 최경덕씨는 "유민 아빠 자식 잃은 힘 없는 아빠다. 저희들 자식 잃은 엄마·아빠로 서로 위로하고 일하고 쉴 수 있게 도와달라"고 말했다. 가족들은 "이번 만큼은 제발 거절하지 말아주십시오. 제발 받아주십시오"라며 기자회견을 마무리했다. 울음소리가 멈추지 않았다.

경찰은 가족 중 2명만 청와대 민원실에 기자회견문 서한을 전달하도록 들여보냈으며 나머지 가족들이 동행하는 것은 막았다. 가족들은 오후 9시 현재 효자동 사거리에서 경찰들에게 둘러싸인 채 청와대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김영오씨가 단식 40일 끝에 병원에 입원한 22일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앞에서 경찰들이 대표자 2명을 제외한 나머지 세월호 가족들이 청와대에 서한을 전달하러 가지 못하도록 막고 있다/ 세월호참사 범국민대책회의 제공

< 기자회견 전문 >

박근혜 대통령님께 촉구합니다

단식 40일째 병원에 실려 간 유민 아빠 소식을 들으셨습니까? 모를 리가 없으실 것입니다. 온 국민이 살려야 한다고 걱정했던 유민 아빠가 매일같이 찾아갔던 곳이 청와대니까요. 그런데 아직까지 아무 말씀이 없으시군요. 대통령의 침묵이 유민 아빠를 죽어가게 한 이유라는 것을 아직도 모르십니까.

유민 아빠 주치의가 그랬습니다. 유민 아빠는 서서히 죽어가고 있다고요. 단식을 같이 시작했던 우리 가족들이 이미 한참 전에 쓰러져 병원으로 실려 갔고, 이제 유민 아빠 한 사람이 단식을 이어가고 있던 중이었습니다. 유민 아빠한테 같이 살아서 싸우자고 가족들이 한참을 설득했습니다. 그런데 유민 아빠는 여전히 특별법 제정 소식을 들어야 미음이라도 먹겠다고 합니다. 가족들 마음이 미어터집니다. 유민 아빠를 살려야 하는데, 유민 아빠가 단식을 그만두지 못하는 마음을 누구보다도 우리가 잘 알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우리 가족 모두 4월 16일 이후로 서서히 죽어가고 있었던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억울함에 죽어가고 있었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왜 침몰하는 세월호 안에서 죽어가야 했는지 도대체 이해할 수가 없으니 밥 한 술 마음 편하게 넘겨보지 못했습니다. 진실을 밝히는 일이 이토록 어려운 것인지, 왜 국회와 정부는 가족들의 마음을 이토록 모르는지, 억울합니다. 왜 우리는 참사 희생자의 부모가 되어 아무도 들어주지 않는 호소를 하는 사람들이 되어버린 것입니까? 참사의 모든 책임이 자신에게 있다던 대통령님은 귀를 막고 가만히 있다가 교황님 앞에서 한 번 웃으시면 그만인데, 우리는 왜 아직까지 길에서 자고 밥을 굶고 있어야 하는 것입니까?

우리는 배신감에 죽어가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구조되고 있다고 했습니다. 발을 동동 구르며 팽목항을 지켰습니다. 그런데 그 시간 동안 도대체 누가 최선을 다해 구조를 했습니까. 그 말을 믿고 잠시라도 안도했던 우리가, 아이들한테 미안해서 특별법을 제정해달라고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가족들을 청와대로 부른 대통령님은 특별법이 제정되도록 하겠다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우리 눈에는 보이지가 않습니다. 국회가 알아서 할 일이라며 발을 빼려는 것 말고는 보이지가 않습니다. 새누리당이 청와대 눈치를 보느라 가족의 뜻을 반영한 특별법 제정에 머뭇거리는 것만 우리 눈에 보입니다. 전원이 구조될 것처럼 떠들던 거짓말에 속은 배신감, 철저히 진상을 규명할 것처럼 호언하던 거짓말에 속은 배신감, 우리는 죽어가고 있습니다.

참사 이후 지금까지 목소리 작고 힘없는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우리를 부축해준 덕분에 여기까지 살아왔습니다. 단식을 하면서도 버틸 수 있었던 것 역시 우리와 함께 하는 국민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박근혜 대통령님은 죽어가는 우리를 한 번도 살렸던 적이 없습니다. 그리고 끝내 우리를 죽어가게 두시려는가 봅니다. 분명히 말씀 드립니다. 우리는 죽고 싶어도 죽을 수가 없습니다. 아이들 앞에 진실과 안전을 약속하기 전에는 이를 악물고 살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 힘으로도 유민 아빠를 설득할 수가 없습니다. 이제 박근혜 대통령님만이 유민 아빠를 살릴 수 있습니다.

더 이상 침묵으로 우리를 죽이지 마십시오. 귀를 열고 우리 가족이 원하는 특별법이 어떤 것인지 들어주십시오. 그리고 그런 법이 제정될 수 있도록 말씀해주십시오. 그것만이 유민 아빠를 살리는 방법입니다. 대통령님의 대답을 기다리겠습니다.

2014. 8. 22.

세월호 참사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 대책위원회

김영오씨가 단식 40일 끝에 병원에 입원한 22일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앞에서 경찰들이 대표자 2명을 제외한 나머지 세월호 가족들이 청와대에 서한을 전달하러 가지 못하도록 막고 있다/허남설 기자

< 세월호 참사 가족들 발언 >

▲세월호 가족대책위 유경근 대변인

"오늘 이 자리는 기자회견은 박근혜 대통령 결단 다시 한번 촉구하는, 그리고 그 약속들을 모두 지켜주십사 하는 서한을 전달하는 자리입니다, 특히 오늘은 김유민 아빠 김영오씨가 오전에 실려가서 병원 가 있는데 마음이 많이 아팠다. 우리 아이들은 지켜내지 못했지만 우리 유민 아빠 만큼은 꼭 지켜주십사 촉구하려고 모였습니다. 회견 마치는대로 대통령님께 저희가 준비한 서한을 전달 해드리고 싶습니다. 그렇게 되기를 바랍니다."

▲2학년7반 고 오영석군 어머니 권미화씨

"저는 2학년 7반 오영석 엄마 권미화입니다. 저희에겐 아들 하나였습니다. 가기 전까지도 해맑게 잘 갔다 오겠다고 걱정하지 말라고 그렇게 하고 떠났습니다. (울면서) 그리고 사고 소식을 듣고 팽목항에 갔을 때 아들이 죽었다기 보다.....그보다 더 많은 아픔들을 봤습니다. 다시 떠올리긴 싫지만 모두들 애들이 살아있기 많을 살려주기만을 구조해주기만을 너무 애타게 너무 절규하고 기다리고 또 기다리고 (그 때를 떠올립니다.)

애들처럼 저희도 지금까지 바보처럼 누군가 그게 분명 그것이 거짓말인데도 지금까지 믿고 여기까지 왔습니다. 애들을 위해서 아직 못 구한 애들을 위해서도 앞으로도 이런 일들이 많으면 안되기 때문입니다.

저희는 자식은 못구했지만..(울먹) 많은 애들을 위해, 그리고 여기 대한민국에서 태어났고 대한민국에서 애들이랑 같이 숨쉬다가 좋은 나라 하번 만들어보고 그렇게 하고 가고 싶습니다. 대통령이 약속하신 그 많은 말씀과 많은 눈물과 많은 감동들을 저희 유가족에게 주셨다. 지금은 실망을 가득 안고 있다.

그러기에 유민 아빠 잃고 싶지 않습니다. 애들 영정 사진으로도 충분합니다. 무엇 때문에 참았냐면, 이런 아픔들을 더이상 많은 다른 가정에 주고 싶지 않아서 저희 애들 보내고도 표현 한번 제대로 못해봤다. 여러분들의 힘도 필요하고 대통령이 약속 지켰을면 좋겠다. 유민 아빠가 단식 멈추고 저희와 함께 좋은 나라…(만들었으면) (대통령은) 지켜주지 않는 약속 하지 말아주십시오.약속 먼저 지켜부시면 저희도 많은 국민 위해 더 좋은 일 많이 할 수 있을 것 같다. 더이상 유가족들에게 더 아프게 더 힘들게 많은 국민들에게 거짓말 하지 마시고 더 진실하게 국민 감싸안고 다시 한번 거듭나게 이 나라의 주인이 되어 주시기 바랍니다."

▲2학년4반 고 최성호군 아버지 최경덕씨

"저도 그렇지만 유가족도 그렇지만 여기 계신 분들은 유가족처럼 살고 싶다. 아이들이 떠난 저희 집사람을 위로하면서 그렇게 조용히 유가족처럼 살고 싶다. 그런데 저희는 유가족 처럼 살수 없다. 유가족 가슴에 대못 박아서 한이 되게 만든 사람들...왜 저희를 이렇게 극한으로 내모는 지 알고 싶다. 왜 유민 아빠가, 자식 잃은 아빠가 왜 자기 목숨 걸어야 하는지 모르겠다. 저희는 자식 잃은 유가족이니까 조용히 자식 추모하면서.나도 위로받고 싶고 조용히 살고 싶다. 약속을 지키십시오. 대통령이 한 약속, 다른 사람도 아니고 대통령이 한 약속은 지키십시오. 대통령이 안지키는데 누가 지키냐. 유민 아빠 유가족이다. 자식 잃은 힘 없는 아빠다. 저희 힘 없는 아빠 엄마들이다. 자식 잃은 엄마로 일할 수 있게 나도 좀 쉴수 있게 도와주십시오. 대통령이 답을 해야 합니다. 자식이 부모께 한 약속을 꼭 지키시기 바랍니다."

▲2학년5반 고 이창현군 아버지 이남석씨

"참 할 말이 없습니다. 자식 잃고 120일이 넘었는데요. 여러분 많이 힘드시죠. 이렇게 힘든 고통을 대통령이나 그런 분들이 아프고 소외된...... 얼마 전 교황 오셨죠. 그 분이 힘 없고 소외된 분 다 만나고 위로해 주셨는데 이런 위로를 왜 교황에게 받아야 하는지... 우리는 엄연히 대한민국 사람인데. 그렇지 못해서 너무 마음이 아픕니다. 며칠전 유민이 아버지 청와대 가셨죠. 중국인들은 자유자재로 그곳을 왔다갔다 하는데 개인적으로 가면 모르겠지만 몇명 가면 막더라구요. 우스개 소리로 '중국 가서 중국 국적 따오자. 중국 국적도 분수대를 자유롭게 갈 수 있는데'라고 한다. 우리는 여기서 바로 한두발짝도 못 나가게 한다. 왜 우리 유가족들이 경찰에 막혀 못 나가는지 한탄스럽습니다. 유가족이 오면은 왜 진실을 밝히는데 어지럽히는 청와대도 세월호 상당한 부분 위법이 있을 것으로 믿습니다. 새누리당 야당 세월호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그래서 유가족과 국민이 원하는 특별법을 저지하는 것 같다 그래서 우리는 꼭 뜻을 모아 안전한 대한민국 만들기 위해 힘내서 끝까지 싸웠으면 합니다."

▲2학년2반 고 박혜선양 어머니 임선미씨.

"제가 새벽마다 글을 쓴다. 그걸 그냥 읽어드릴게요. 새벽마다 영정 사진 앞서 흐느끼며 우는 어미 마음을 아십니까. 고3인 딸에게 들킬까봐 화장실로 영정사진 들고 들어가서 껴안고 한없이 흐느낍니다. 내 새끼들을 어이없게 보내놓고도 죄책감 없이 우리의 소리를 외면한 채 네 새끼가 왜 갔는지 알려고 하지말라고 하죠. 심지어 시체팔이라는 비수를 꽂고 자식팔아 살려는 사람들로 매도하고. 절대로 너희를 용서할 수 없어. 우리 아이들 죽음이 너희에겐 아무 것도 아니겠지만 그래도 진실을 밝혀야겠다. 대다수의 국민이 원하고 있어. 너희 모가지가 그렇게 중요하니? 제발 전당포에 맡긴 양심을 찾아오세요. 우리 혜선이한테 너무 미안하다. 이것밖에 해줄 수 없는 내가 너무 미안합니다. 대령님 말씀해주세요

(옆에 경찰과 시민 충돌로 잠시 중단. 나중에 이어서)

어쨌든 대통령님... 이라고 칭할게요. 약속을 지켜주셔야 합니다. 바라는 게 아무 것도 없습니다 왜 우리 아이들이 억울하게 갔는지 저희는 꼭 알아야 합니다. 저희는 꼭 알아야 겠습니다. 꼭 진실을 밝혀주십시요. 저희가 못 하면 아이들이 할 겁니다. 저희 아이들이 꼭 도와주리라고 믿습니다."

▲2학년4반 고 정차웅군 어머니

"여기까지 많은 시간 동안 올 줄 몰랐어요. 첨엔 암담하고 답답했는데 많은 시간 보내며 아이들 준 다른 선물 있다고 느꼈어요. 좋은 엄마아빠들 만나게 돼서 감사하고 있어요. 아이들 편하기 쉴 수 있게 하면 좋겠는데 우리 아이들은 죽어서도 편하지 못하죠. 우리 아이들이 편하게 쉴 수 있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어요. 엄마아빠들 건강 조심하시고...... 앞에 서니 뭐라 말씀 드릴 지 모르겠어요. 다 같은 마음일 거라 생각해요. 우리 차웅이에게 미안한 거 하나가 장기 자랑하면 우리 아이 손들고 나서길 원하잖아요. 그런데 엄마아빠 보고 마이크 들라고 하면 안 나와요. 예전에 그런 게 있었어요. 학부모 검도 수업 참관이었는데 검도 선생님이 나오실 부모 있으면 나오시라고 했는데 아무도 안 나와요. 그래서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부모님 나오게 하고 싶은 사람 손들어 보라고 했는데 차웅이가 젤 먼저 손 들었어요. 차웅이 아버지가 나와서 푸쉬업 했어요. 사실 우리는 아이들이 그렇게 하길 바라면서도 부모는 그렇게 잘 못해요. 저도 나오라 해서 나왔는데 이 생각이 나더라. 자유발언 하라고 하면 고개부터 숙여지고. 그 생각이 나더라. 그땐 참 미안하고 쑥스럽고 했었는데 다들 비슷하실 거 같긴 한데 그래도 좋은 분들 많이 만났어요. 이왕 아이들이 만들어준 인연이지만 쭉 오래 같이 갔으면 좋겠어요. 아이들 잃은 슬픔 나누고 서로 위로 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아까 광화문광장에 부산에서 영광이란 아이 엄마가 왔어요. 저희도 시간 지나 잊고 있었는데 벌써 10년전 실종된 아이 엄마예요. 그 아이가 소풍 갔다 잃어버린 아이인데 어머니가 지금까지 거의 혼자 싸워오고 있어요. 맘이 너무 아파서 죄송한 마음 들었어요. 그 분이 혼자 계시게 하고 여긴 온다 말 못해 그분께 죄송하네요. 우리는 아이를 마지막으로 봤잖아요. 그런데 그 어머니는 그 아이 살았는지 죽었는지 몰라요. 그래서 아이들만 보면 영웅이를 세네살 때 잊어버렸는데 살았으면 중1이라고 해요. 그 이야기하는데 마음 아팠어요. 우리 나라에서 아이 키우면서 행복한 나라라고 생각했는데, 아이들 계속 데리고 좋은 나라라고 할 수 있을까요. 아이 하나 낳으라고 하면서도 미안한 마음이에요. 이 나라에서 아이 낳아 키우는 게 미안하다는 마음이에요."

22일 오후 9시 50분쯤 서울 종로구 효자동사거리에서 청와대에 서한을 전달하고 답변을 기다리고 있는 세월호 가족과 시민들 앞에 경찰이 차벽을 쌓고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허남설 기자

▲청와대 가서 서한 전달하고 돌아온 유경근 대변인

"두 가지 일 했습니다. 서한전달 하고. 민원실 접수 창구에 드라이하게 일반적으로 서한을 사람에게 전달이 아니라 우편함에 봉인해서 집어넣는 것으로 할 수밖에 없다고 했습니다. 그렇게만 할 수는 없어서 책임있는 분 나와서 할 얘기 있으니 말했음한다, 했더니 퇴근하고 약속 있어서 나올 수 없다 했는데 그래서 5분만 얘기하면 된다 했는데 민원비서실 행정관, 아마 말단 같다. 나와서 이 얘기 했다. 우리가 그동안 대책위도 그렇고 유민 아버지도 그렇고 면담 요청 여러차례 하고 서한도 보내고 그랬는데 단 한번도 답이 온 적 없다. 안되면 안된다 답 온 적도 없고. 정무수석 전화로 요청한 적 여러번인데 답 주겠다고 하고 답 온 적 없다. 답 없는 기다림 할 수 없어 답을 달라. 지금 당장 면담 일시 말해주거나 준비해보겠다는 답도 좋고 우리 목소리와 마음을 듣는지 확인을 해야겠다. 이 얘기 전달해 오늘 중 답을 달라. 우리가 좀 믿고 기다려볼까나 할 수 있는 그 정도 답이라도 달라. 이 얘기를 전달해달라. 이런 이야기 하면 그냥 백프로 듣고만 있습니다. 전달을 하시겠습니까 그럼 그냥 제가 잘 들었습니다 라고만 해요. 항상 그런 식으로 일처리 하구요. 돌아갈 수 있는 사유를 주실 때까지는 떠나지 않는다고 얘길 했구요. 기다려야겠는데 어떠신지. (네 라는 대답들). 확실하게 뭘 못 드려 죄송하다. 불미스러운 일 있었는데 지금은 그렇고 나중에 말씀 드리겠다. 죽어가는 사람 한 사람이라도 살리자는데 무표정하게 잘 들었습니다라고 한다. 암튼 통고했기 때문에 답이 나오리라고 희망을 걸어보겠습니다.

▲2학년4반 고 최성호군 아버지 최경덕씨(재발언)

=집시법 위반 얘기 계속 나오는데, 저 지난주에 들려나왔는데 도로에 앉으니까 구호 하니까 들어내더라. 구호를 안해도 엄마들을 또 들어낼까요? 자기가 뭘하는지 정신 못차리는 우리 엄마들. 자기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는 이 정신 없는 엄마들 들어낼까요. 여러 생각을 하게 됩니다. 우리가 넉달 전엔 몰랐습니다. 특별법, 진상규명, 유가족, 다 몰랐는데 지금 여러 단어가 너무 많습니다. 특별법, 특검...... 상설특검이란 단어는 최근에 알았다. 저희가 원하는 건 그런 어려운 단어가 아니라 우리 아이 죽음에 관련된 자들을 지은 죄만큼 벌을 주는 것. 수사권, 기소권이 뭔지 잘 몰랐고 지금도 잘 모릅니다. 중요한 건 우리 아이 죽음 관련된 자가 많고 그들이 지은 죄만큼 벌 주고 싶을 뿐입니다. 저는 그러고 싶고 그걸 약속했다고 적힌 것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진상규명에 유족 여러분 여한이 없게 하겠다' 가족들에게 말했습니다. 껄끄럽고 찜찜한 거 없게, 여러분 가슴 시원하게, 진상규명 끝까지 하겠다. 그 말 믿었고 우리는 여기에 한이 맺혀가고 있습니다. 한 10년 살 걸 4개월에 다 산 것 같습니다. 이 상태로 내년까지 간다, 2년 후까지 간다, 전 자신 없습니다. 힘들어 죽을 것 같습니다. 아무리 찔러도 안 들어가는데, 심장 없는 사람들이 지키는 성벽 같습니다. 아파서 죽을 것 같은데 이게 2년, 3년 간다고 하면...... 대구 지하철 참사 유족들 12년 동안 싸웠다는데 전 자신 없습니다. 전 그렇게 살고 싶지 않고, 내년에도 마이크 들고 있다면 전 그렇레 살고 싶지 않습니다. 제발 부모 마음에 한 맺히지 않게끔 한다면 그게 선동하는 시민단체라도 상관 없고, 소수정당이 해도 되고, 거대 야당인 새민련이 해도 되고, 대통령이 해도 되고, 별 다섯개인 장군이 하셔도 되고, 하다 못해 북한의 김정은이라도 상관없습니다. 이렇게 아프면서 못 싸웁니다. 힘들어 죽을 것 같습니다. 부모들 가슴에 그만 못 박았으면 합니다. 여러분 다 아시잖아요. 이렇게 못 삽니다. 힘 내시고 답을 꼭 받아갑시다. 힘냅시다!

< 박홍두·허남설·박은하 기자 phd@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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