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회사 전직 임원 "사람 죽이는 거냐 묻자.."
<앵커>
담배회사들이 200조 원 넘는 배상금을 물어줘야 했던 미국 흡연 피해 소송의 핵심 증인들이, 우리나라에서 담배회사들의 행태를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우리나라 건강보험공단이 담배회사들을 상대로 낸 흡연 피해 소송은 다음 달부터 본격화됩니다.
곽상은 기자입니다.
<기자>
[담배회사 전직 임원/미국 영화 '인사이더(Insider)' : 난 진실을 증언했습니다.]
흡연의 폐해와 담배회사의 거짓 상술을 폭로한 담배회사 전직 임원의 실제 이야기를 다룬 미국 영화입니다.
이런 내부고발자들 중 한 명인 빅터 드노블 박사가 건보공단이 주최한 심포지엄 참석차 한국을 찾았습니다.
1980년대 초 필립모리스에서 일하던 박사는 니코틴의 중독성에 대한 논문을 발표하려다 해고를 당했습니다.
드노블 박사는 니코틴에 중독된 쥐의 이상행동을 확인했습니다.
[빅터 드노블/내부고발자, 전직 담배회사 연구원) : 니코틴 실험 30일 만에 실험용 쥐는 하루 90번 이상 니코틴 주입 스위치를 스스로 누르게 됐습니다. 사람에게는 담배 90개비 분량입니다.]
담배의 유해성을 억지로 숨기려는 담배 제조업체의 궤변도 증언했습니다.
[빅터 드노블 : '사람을 죽이는 거냐?'고 묻자, 회사 중역들은 '우리가 사람들을 죽이는 게 아니야. 니코틴이 죽이는 거지'라고 말했습니다.]
미국 흡연피해 소송에서 전문가 증언을 한 프록터 교수도 흡연은 개인의 선택이라는 담배회사의 주장을 강하게 반박했습니다.
[프록터/미국 스탠포드 대학 교수 : 술은 마시는 사람의 5%만이 중독되지만, 담배는 피우는 사람의 90%가 중독 상태입니다.]
미국에서는 이런 증언들에 힘입어 지난 98년 46개 주 정부가 담배회사들로부터 200조 원이 넘는 천문학적 합의금을 받아냈습니다.
이후 폐암 환자에 대한 배상 판결도 잇따랐습니다.
하지만 국내에선 아직 폐암 환자나 가족이 담배회사를 상대로 승소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는 가운데, 건보공단 소송의 막이 올랐습니다.
건보공단과 담배회사들은 다음 달 12일 역사적인 소송의 첫 법적 공방을 시작합니다.
(영상편집 : 김호진, VJ : 신소영)곽상은 기자 2bwithu@sbs.co.kr
Copyright ©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