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단순테러단체 뛰어넘어" 美서 다시 9·11공포

2014. 8. 22.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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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글 "자금·군사력 갖춰" 알카에다 능가유럽 젊은이 속속 가담..美본토 침투설도

"이슬람국가(IS)는 우리가 보는 것 이상의 테러단체다." 세계 최고 군사력을 갖고 있는 미국의 척 헤이글 국방장관이 이슬람 수니파 반군 IS에 내린 평가다.

헤이글 장관은 21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IS는 전통적인 테러단체 이상으로 잘 무장되고 훈련받았으며 엄청난 자금 지원을 받고 있다"며 "특히 사상과 전략ㆍ전술적, 군사적 위용을 잘 결합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 함께한 마틴 뎀프시 미국 합참의장은 "시리아에 머물고 있는 조직의 일부를 다루지 않고 그들(IS)을 패배하게 만들 수 있느냐"라고 반문하며 IS 격퇴를 위해 시리아 공습도 검토 중임을 시사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상군 투입 불가원칙을 고수하고 있지만 공습만으로는 IS의 기세를 꺾기에는 역부족이다.

IS가 지금까지 보여준 영토 확장 속도는 놀라운 수준이다. 시리아 동부와 이라크 북서부를 장악하는 데 불과 8개월밖에 걸리지 않았다. CNN은 IS가 지배하는 영토가 이웃나라 요르단보다 넓다고 전했다. 이처럼 광활하게 뻗어 있는 IS의 지배영역이 대테러작전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기도 한다. 9ㆍ11 테러 주범인 알카에다는 아프가니스탄 오지의 훈련캠프나 동굴 외에 별도의 영토를 보유하지 않았다.

IS는 오합지졸이 아닌 국가로서 체계도 갖고 있다. IS 지도자들이 점령지에서 레바논 시아파 무장단체 헤즈볼라가 시도했던 통치 방법을 도입하고 있다. IS는 기존의 관료구조를 유지하면서 행정체제 유지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포린폴리시(FP)가 최근 보도했다. 시리아 IS 점령지의 한 금 세공인은 뉴욕타임스(NYT)와 인터뷰하면서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통치할 때 뇌물로 줘야 했던 돈보다 IS에 내는 세금 액수가 훨씬 낮아졌다"며 "폭력배가 아니라 훌륭한 국가를 상대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라크 제2도시 모술을 장악해 모술중앙은행에서만 수억 달러를 강탈해 현재 운영자금이 20억달러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자금은 국경 통제와 은행 공격, 유전 노획을 통해 조달했다. IS는 이라크 북부 원유 정제시설에서만 하루 200만달러를 벌어들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기와 차량은 주로 이라크 정부군으로부터 노획해 조달하고 있다. 기본 장비는 러시아제 AK-47 소총과 SA-7 견착식 저고도 지대공 미사일 등이다. 여기에 미국산 스팅어 미사일과 대전차무기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미군의 UH-60 블랙호크 헬리콥터와 스커드 미사일도 확보했다.

IS는 인적 자원을 걱정하지 않는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무슬림 전사를 끊임없이 모집하고 있다. 시리아 인권감시단체에 따르면 IS는 지난 7월 한 달에만 신입대원 6300명을 받았다. 미국 정부는 IS의 활동대원을 최대 2만명으로 추산하면서 그 수가 조만간 3배로 늘어난다고 전망했다. 가디언은 "영국 출신 IS 대원만 500여 명에 이르는 등 서방 출신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주의자)들이 넘쳐나고, 서양인 인질도 충분한 만큼 IS가 심리전을 극대화할 수 있는 카드는 무궁무진하다"고 전했다.

영국 외에도 프랑스 독일 호주 등 서방국가 출신 젊은이들이 속속 IS에 가담한다는 점도 큰 위협이다. 유럽연합(EU)은 2000~3000여 명의 서유럽인이 시리아와 이라크 내전에 참가했거나 아직도 참가 중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일부 유럽 젊은이들은 이슬람 급진단체의 논리를 받아들여 중동과 아프리카 지역의 내전에 이슬람 전사로 자원하고 있다.

이슬람 성직자들은 과격주의에 빠진 젊은 서방 이슬람교도에게 인터넷이나 SNS 등을 통해 접근해 시리아 내전 등 성전 참여를 선동하고 있다.

동남아시아까지 IS의 그림자가 뒤덮이고 있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IS와 연계를 시도하던 급진 이슬람 무장세력 19명을 체포했다고 지난 19일 밝혔다.

일각에서는 미국 본토에 IS 대원들이 침투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릭 페리 미국 텍사스 주지사는 이날 워싱턴 DC 소재 싱크탱크인 헤리티지 재단에서 "IS나 다른 테러집단 조직원이 불안한 미국 국경 상황을 악용했을 수 있다"며 "이들이 미국에 이미 잠입했을 공산이 아주 짙다"고 말했다고 CNN이 보도했다.

■ <용어 설명> ▷ 지하디스트 : 종교에 바탕을 둔 과격파 이슬람주의자들을 일컫는 말로, 이들은 자신들의 신념을 달성하기 위해 게릴라전과 테러 등을 사용한다. 최근 이라크와 시리아 등지에서 잔인한 수법으로 세계인들에게 공포를 안겨다준 '이슬람국가(IS)', 나이지리아에서 활동하는 '보코하람', 미국에서 발생한 9ㆍ11 테러 배후세력으로 지목된 '알카에다'가 대표적인 지하디스트 단체다.

[김덕식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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