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문자 때문에 오히려 사고날 뻔"..개선론 비등

2014. 8. 22.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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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방위 훈련까지..'양치기 소년 거짓말'처럼 들려"

"민방위 훈련까지…'양치기 소년 거짓말'처럼 들려"

(서울=연합뉴스) 권영전 기자 = 직장인 유모(28) 씨는 최근 아찔한 경험을 했다. 스마트폰을 자동차 스피커에 연결한 채로 고속도로에서 운전을 하던 중 갑자기 귀를 찢을 듯한 경보음이 울려 하마터면 사고가 날 뻔 한 것. 자동차에 무슨 문제가 생긴 줄 알고 급히 갓길에 차를 세우고 살펴봤으나 차에는 아무 문제가 없었다.

알고보니 긴급재난문자 소리가 자동차 스피커를 통해 나면서 벌어진 일이었다. 유씨는 가슴을 쓸어내렸지만, 긴급재난문자 때문에 오히려 사고가 날 뻔한 사실에 화가 났다.

스마트폰으로 받는 긴급재난문자에 대한 비난 여론이 비등하고 있다. 스마트폰 기종에 따라 귀에 거슬리는 수준의 경보음이 나는 것도 있어서 '정말 깜짝 놀랐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본래 긴급재난문자는 소방방재청과 이동통신사의 협의에 따라 태풍과 폭설, 지진 등 각종 재난이 났을 때 휴대전화로 알려주는 서비스다.

폭우나 태풍의 영향으로 거주지가 수몰될 위험에 있거나 기상 악화로 위험할 때 동 단위까지 세분화해 보낼 수 있어 실제 인명을 구조하거나 재산을 미리 알고 보호하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서비스다.

재난문자 서비스는 과거 2세대(2G) 휴대전화 시절부터 일부 있었지만, 스마트폰이 대중화하면서 탑재하기가 어려워져 사실상 유명무실해졌다. 그러다 2012년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이 개정되면서 지난해 1월1일 이후 출시되는 모든 스마트폰에 긴급재난문자 기능이 의무 탑재됐다.

문제는 실제 재난 상황이 아닌 훈련 상황에서도 울리는 바람에 거꾸로 스마트폰 이용자를 놀래키는 경우가 잦고 심하면 사고 위험까지 있을 수 있다는 점이다.

대학원생 한승규(34) 씨는 "민방위 훈련을 한다는 내용의 재난문자가 오기도 하는 등 시도때도 없이 너무 잦은 발송이 문제"라며 "이대로라면 진짜 긴급 상황에서 재난 문자가 오더라도 양치기 소년의 '거짓말'처럼 느껴질 것 같다"고 꼬집었다.

다른 누리꾼들도 트위터 등을 통해 "민방위 훈련이 뭐라고 긴급재난문자를 보내느냐", "긴급재난문자가 연속으로 와서 잠 깨고 깜놀했다(깜짝 놀랐다)" 등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민방위 훈련과 같은 훈련 상황에서도 재난 문자가 오는 것은 '재난문자방송 기준 및 운영규정'에 따른 것이다. 한데 이 규정은 법이나 대통령령 등 법률이 아니라 소방방재청이 자체적으로 정한 예규다.

'소방방재청 등이 재난문자를 보낼 수 있다'는 내용은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38조에 규정돼 있지만, 어떤 사안이 발생했을 때 재난문자를 보내는가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은 소방방재청 예규에 있는 셈이다.

소방방재청 관계자는 "재난문자 발송 건은 이통사와 다 협의가 된 내용이며 스마트폰에 따라 발송 형태가 조금씩 다르다"며 재난문자에 대한 비판 여론에 대해서는 "검토해 보겠다"고 답했다.

이통사 관계자는 "어떤 내용의 문자를 보낼지는 관여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comm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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