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훈훈한 아이스버킷, 홍보·노출은 좀 아니지 않나요"

권남영 기자 입력 2014. 8. 21. 15:04 수정 2014. 8. 21.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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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쿡기자] 착한 캠페인에 전 세계가 열광하고 있습니다. 아이스버킷 챌린지(Ice bucket challenge) 말입니다.

루게릭 환자들을 후원하기 위한 목적으로 시작된 캠페인입니다. 사람들은 기꺼운 마음으로 얼음물 세례를 불사하죠. 미국에서 시작된 캠페인이 17일 국내에도 전해졌습니다. 반응은 역시 긍정적이었습니다. 좋은 취지는 보는 사람도 하는 사람도 즐겁게 했죠.

그런데 지나친 인기에 부작용이 생긴 걸까요? 서서히 우려하는 목소리들이 나옵니다. 캠페인이 유행처럼 번지면서 다소 의아한 모습을 보이기 시작한 겁니다.

배우 클라라의 경우가 그랬습니다. 클라라는 지난 20일 강남역 부근에서 많은 사람들이 보는 가운데 얼음물을 맞았습니다. 딱 붙는 민소매 차림으로요. 앞서 클라라는 트위터를 통해 장소와 일시를 친절하게 알렸습니다. 더 많은 눈들을 모았지요. 현장 장면은 동영상으로 찍어 SNS에 다시 게재했습니다. 네티즌들 사이에선 "캠페인 의미가 점점 퇴색되고 있는 것 같다" "자기 홍보와 마케팅을 목적으로 이용하고 있는 경향이 늘고 있다"는 얘기들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21일 걸그룹 시크릿의 멤버 전효성이 참여했습니다.

전효성은 자신의 트위터에 "뜻 깊은 캠페인에 동참할 수 있어 영광"이라며 인증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마음이 참 예쁘지요. 그런데 옷차림은 고개를 갸웃하게 했습니다. 하얀색 얇은 티셔츠, 안에는 검은색 속옷을 입었습니다. 물에 젖으면 훤히 비칠 것이라는 건 누구나 예상 가능했습니다. 그리고 예상은 틀리지 않았죠.

반응은 급속히 얼어붙었습니다. 네티즌들은 "노림수가 다 보인다" "이런 좋은 캠페인마저 이런 식으로 이용해야겠느냐"며 쓴소리를 했습니다. 한 네티즌은 "캠페인의 취지를 알긴 한 건가. 그냥 가벼운 이벤트쯤으로 생각한 것 같다"는 글을 남기기도 했고요.

배우 이켠은 트위터에 "아이스버킷 동영상이 유행처럼 올라온다"며 "그 마음은 인정하시만 루게릭병에 관해 다들 알고들 하는 건가?"라고 일침을 가했습니다. 이어 "다들 너무 재미삼아 즐기는 것 같다"며 "그럴 거면 하지 말라"고도 쏘아붙였죠.

즐거운 분위기로 캠페인이 이뤄지는 건 반가운 일입니다. 재미가 있어야 참여하고 싶고, 참여가 모여야 더 많은 환자들이 도움을 받을 수 있겠지요. 하지만 본래의 취지를 잊어선 안 되겠습니다. SNS의 힘을 타고 등장한 새로운 기부문화가 올바른 방향으로 자리 잡길 기대합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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