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수지 붕괴 '물바다'.."가슴 높이까지 물 차올라"

2014. 8. 21.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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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m 떨어진 마을 덮쳐 3개 동 주민들 긴급대피

600m 떨어진 마을 덮쳐 3개 동 주민들 긴급대피

(영천=연합뉴스) 김선형 김준범 기자 = "빗줄기가 가늘어져 무사히 지나갈 줄 알았는데 갑자기 집안으로 가슴까지 물이 차올라 죽는 줄 알았습니다"

21일 오전 9시께 경북 영천시 괴연저수지의 둑이 터지며 일대 주민 500여명이 별안간 물폭탄을 맞았다.

터져 나온 물은 주변 포도밭과 논은 물론 600여m 떨어진 마을까지 덮쳤다.

물살에 길가 난간과 아스팔트 도로 일부가 쓸려 내려갔다.

괴연동 봉동천 인근에 사는 주민들은 한때 물이 가슴 높이까지 차올랐다며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임경자(54·여)씨는 "아침에 비가 그칠 기세를 보여 안심하고 잠들려고 하는데 갑자기 옆집 주인이 도망가라고 소리쳤다"며 "순식간에 집안으로 들어온 물이 가슴 높이까지 찼다"고 했다.

최초 신고자인 주민 임태화(55)씨는 "포도 작업을 위해 집을 나서는데 저멀리 밭 위에서 파도처럼 물이 넘쳐 들어왔다"고 전했다.

임씨는 119 신고 직후 통장에게 저수지가 무너졌다고 알렸다.

"둑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빨리 집에서 나와 고지대로 대피하십시오"

괴연·체신·본촌동 등 3개 동에 비상 방송이 울려퍼졌다.

"너무 겁이 났어요. 살면서 이런 물난리는 처음이다"

괴연동 주민들은 사고 당시 봉동천의 물길이 평소 비가 내릴 때와는 달랐다고 입을 모았다.

둑이 무너졌다는 사실을 누가봐도 단번에 알아차릴 수 있었다는 것이다.

하천은 폭우에도 절대 범람하지 않았지만 이번엔 달랐다.

주민들은 수년간 저수지 보수공사를 요구했으나 시가 묵살했다고 주장했다.

주민 박옥분(76·여)씨는 "둑이 터질 것 같아 대비해달라고 몇년 동안 마을 어른들이 (시에) 말했는데 끝내 안됐다"며 착잡해 했다.

50대로 보이는 한 성난 남성은 도로를 청소하고 있는 소방관과 공무원에게 "물만 뿌릴게 아니라 대책을 내놓으라"며 소리 질렀다.

그는 벼저장 창고와 집안이 침수됐다고 하소연했다.

또다른 주민 박성도(88)씨는 "물이 마당까지 차올라 무서웠다. 대피고 뭐고 도망갈 수도 없이 집안에 숨어 있어야 했다"며 "어떻게 복구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했다.

최초 신고 당시 10여m 길이로 무너진 둑은 저수지에서 쏟아져 내린 물로 30여m 넘게 유실됐으며 현재도 계속 파이고 있다.

경북에서는 지난해 4월에도 경주 안강에서 저수지 둑이 터지는 바람에 주민들이 대피하는 등 아수라장을 이뤘다.

sunhyung@yna.co.kr, psykim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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