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기획] 귀화? 걱정마 '율리아가 있으니깐'
"한국 국가대표가 되고 싶어요." 한국말로 또박또박 자신의 꿈을 노래했다. 바로 배구 꿈나무이자 러시아 국적의 율리아(14)의 얘기다.
제1회 한국배구연맹(KOVO) 총재배 전국초등학교 배구대회가 열리고 있는 김천체육관. 많은 초등학교 선수 사이로 눈에 띄는 선수가 있다. 금발의 율리아다. 여는 배구 새싹처럼 "김연경 선수처럼 되고 싶다"는 율리아는 "배구가 너무 재미있다. 꼭 한국 배구 대표팀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해 강한 인상을 남겼다.
율리아는 한국인 어린이만 출전할 수 있는 규정에 따라 소년체전에 출전하지 못한다. 다행히 이러한 규정에서 자유로운 KOVO 총재배에는 유니폼을 입고 코트를 누볐다. 구슬땀을 흘리면서도 누구보다 밝은 표정이었다. 복싱 선수 출신인 한국인 아버지와 유도 선수 출신인 러시아인 어머니의 권유로 배구를 시작한 율리아는 팀의 주전 선수로 뛰고 있지만, 여느 유망주처럼 눈에 확 띄지는 않았다. 165㎝의 신장도 배구 코트에서는 평균이었다. 다만 힘은 김천에 모인 선수 중에 최고 수준이었다. 공을 때리는 소리부터 달랐다. 여기에 유연성도 갖추고 있다. 몸이 유연하니 수비도 안정적이었다. 기본기도 있어 리시브가 수준급이었다.
최근 한국 프로 스포츠는 귀화 선수로 한바탕 소동이 일어났다. 배구에서는 레오(삼성화재)가, 농구에서는 헤인즈(SK) 해리스가 주인공. 축구로 넘어가면 에닝요가 있었다. 하지만 모두 실패했다. 귀화는 이제 세계 스포츠계 흐름이다. 하지만 한국은 항상 한발 뒤에 있다. 이제는 시각을 달리해야한다. 율리아가 좋은 예가 될 수 있다. 사춘기를 겪고 나면 신장이나 신체 밸런스가 변화할 수 있다는 변수는 있지만, 지금처럼 성장하면서 신장만 더 커 준다면 미래가 촉망된다는 것이 현장을 찾은 관계자의 의견이다. 특히 공격과 수비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레프트로 희소성이 크다는 것. 무엇보다 율리아 본인이 한국 대표 선수가 되고 싶다는 열정이 뜨겁다. 충분히 '제2의 김연경'이 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관심이 필요하다. 율리아는 한국 배구계가 초등부 대회에 왜 관심을 쏟아야하는지, 귀화에 대한 접근 방식을 다각도에서 바라봐야 하는지를 몸소 보여주고 있는 '꿈나무'이다.
김천=권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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