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 아이스버킷 열풍을 바라보는 두 가지 시선

연지연 기자 2014. 8. 20. 15:2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5만달러였던 모금액이 1년 만에 1560만달러까지 늘었다. 루게릭 환자를 위한 모금 캠페인의 일환인 얼음물 뒤집어쓰기 릴레이(아이스버킷·Ice Bucket Challenge) 캠페인이 큰 호응을 얻으면서 단기간에 모금액이 무려 300배가 급증했다. 일각에서는 모금 운동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가 나오는 한편, 모금 운동이 단순한 흥미 끌기로 전락했다고 우려했다.

루게릭 환자를 위한 캠페인의 일환인 아이스버킷이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를 타고 큰 관심을 끌면서 미국루게릭병협회(ALS협회)는 한 달여 만에 모금액 1560만달러를 모았다고 타임즈가 1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 모금액(5만달러)을 한참 웃돈다.

아이스버킷은 얼음물이 가득 든 양동이를 머리 위에 쏟는 동영상을 찍어 캠페인 취지와 글을 SNS에 공유하는 일종의 캠페인이다. 미션에 동참할 3명을 지목하고, 지목된 사람들이 24시간 내에 똑같은 미션을 수행해야 한다. 아니면 ALS재단에 100달러를 기부해야 한다. 대부분의 사람은 얼음물도 맞고 기부도 동시에 하고 있다.

아이스버킷 행렬에 끼지 않으면 유명인이 아니라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올 정도로 열기가 뜨겁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부터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 '살림의 여왕'이라고 불리는 마샤 스튜어트도 아이스 버킷에 참여했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창립자, 셰릴 샌드버그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COO)도 가세했다.

얼음물을 들이붓는 퍼포먼스와 소셜미디어가 만나 모금 운동이 급속도로 증가하자 CNBC는 "아이스버킷이 모금 운동의 패러다임을 바꿨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고 1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록펠러자산자문단의 멜리사 버먼 대표는 "아이스버킷은 완벽한 혁신"이라며 "자연재해가 나서 이를 복구하기 위해 반짝 모금액이 늘어나는 것이 아닌 상황이기 때문에, 아이스버킷은 모금운동의 근본적인 변화를 일으킨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각종 자선단체는 전화나 이메일로 자산가들에게 기부를 독려하고, 저녁식사 등의 이벤트를 마련해 모금액을 늘려왔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모금이나 기부에 대한 본질적인 성찰 없이 SNS를 통한 이슈몰이만 두드러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일부는 아이스버킷의 배경에 대해 알리지도 않은 채 얼음물을 맞는 동영상만 올리고 있다는 것. 캐나다 유력 매체인 '글로브앤메일'은 "일부 연예인들은 얼음물에 맞아 흠뻑 젖은 사진을 아무 설명 없이 트위터에 올리고, 그저 웃고 즐기기도 한다"고 보도했다. 또 블룸버그는 연예인들이 그저 이미지 메이킹을 위해 이 운동을 이용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루게릭병은 운동신경세포를 선택적으로 사멸시키는 대표적인 퇴행성 신경계 희귀 질환이다. 1930년 미국의 전설적인 야구선수 루게릭이 이 질환으로 사망하면서 그의 이름을 딴 병명으로 알려졌다.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