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계 은퇴' 손학규 강진 백련사 인근 토굴서 칩거
정치활동 등을 정리하는 저술 작업 시작
(강진=연합뉴스) 조근영 기자 = 정계 은퇴를 선언한 새정치민주연합 손학규 상임고문이 전남 강진 다산초당 인근 백련사 뒷산 토굴(흙으로 지은 집)에 둥지를 틀었다.
지난달 31일 재·보궐선거 패배를 뒤로하고 21년간의 정치인생에 스스로 종지부를 찍은 손 고문은 10여일 전 부인과 함께 이 토굴로 내려와 칩거 중이다.
스님들이 한때 사용하다가 비어 둔 이 토굴을 손 고문은 청소만 한 채 그대로 입주했다.
이 토굴을 찾았던 손 고문의 한 지인은 20일 "손 고문 부부가 둥지를 튼 16.5㎡ 남짓의 작은 토굴은 말이 집이지 뱀이 우글거리는 등 자연 상태나 다름없었다"면서 "하루 한 끼 식사를 하면서 지내는 손 고문의 얼굴이 편안하고 밝아 보여 안심이 됐다"고 전했다.
그는 "손 고문은 외부인을 전혀 만나지 않고 있으며 길이 험하고 찾기도 어려워 쉽게 접근하기가 어려운 곳"이라고 덧붙였다.
손 고문은 현재 정치활동 등을 정리하는 저술 작업을 시작했다.
목민관의 중요성과 백성 본위의 봉사정신을 강조했던 다산 정약용 선생이 걸었던 옛길을 걸으며 마음을 다스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토굴-다산초당-백련사 구간은 다산이 초의스님과의 교류 등을 위해 걸었던 길이다.
손 고문은 지난달 31일 정계은퇴 선언에서 "정치가 아니더라도 시민으로서 사회에 기여할 많은 방법이 있다. 자유로운 시민으로 어딘가에 나를 묶지 않겠다. 여행하거나 책을 읽고, 잘 수도 있다"고 밝힌 만큼 토굴에서 '서민' 손학규로 살아갈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 2008년 민주당 대표 임기를 마친 뒤 강원도 춘천의 한 농가에서 2년 동안 칩거하다가 정계에 복귀했다.
그러나 지인들은 이번은 그때와 다르다고 말했다.
손 고문 본인이 직접 정계에 복귀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손 고문은 최근 국민이 뽑은 드림 내각에서 총리 1순위로 추천됐다.
chog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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