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보험료 30년만에 개편..'사실상 보험료 인상' 논란

2014. 8. 20.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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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사고자 보험료 2.6%↓" vs "보험료 더 거두려는 명분"

"무사고자 보험료 2.6%↓" vs "보험료 더 거두려는 명분"

(서울=연합뉴스) 홍국기 기자 = 금융당국이 1989년에 도입된 자동차보험료 할인·할증 체계를 점수제에서 건수제로 바꾼다고 20일 발표하면서 보험료 편법 인상이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금융소비자 단체들은 건수제 도입이 소비자로부터 보험료를 많이 거두려는 명분에 불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당국은 무사고자의 부담이 줄어든다는 점에서 편법인상은 아니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번 제도 개선으로 전체 자동차보험 가입자 가운데 80%의 비중을 차지하는 무사고자의 보험료가 평균 2.6% 인하될 것으로 당국은 추산했다.

당국은 2018년부터 보험료를 '사고 건수' 기준으로 할증하되 1회 사고는 2등급, 2회 사고부터는 3등급 할증하기로 했다. 다만, 1회 사고 가운데 50만원 이하의 소액 물적 사고는 1등급만 할증되며 연간 할증 상한(9등급)을 두기로 했다.

변경된 자동차보험 할인·할증제도는 애초 예상보다 2년 늦어진 오는 2018년부터 시행된다.

◇25년 만의 제도개선 배경은

자동차 보험료 할인·할증 산정은 1989년부터 현재까지 대인, 자기신체, 물적 사고 등 사고 내용과 사고 크기(심각도, 심도)에 따라 건당 0.5∼4점까지 차등적으로 점수를 부과하는 체계다.

예를 들어, 사망 사고를 낸 운전자는 4점의 점수가 부과돼 이에 상응하는 보험료가 할증되고, 물적 사고는 할증기준금액 이하에 대해서는 건당 0.5점, 초과에 대해서는 건당 1점을 부과하는 방식이다.

이는 세계에서 한국만 유일하게 시행하는 방식으로, 운전자별 사고위험을 적정하게 반영하지 못하며 변화한 자동차보험 환경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금감원은 "장래의 사고발생위험은 과거에 있었던 사고의 크기보다 건수와 연관성이 깊다"고 설명했다.

또 손해보험업계는 경상사고와 가벼운 물적 사고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가벼운 점수가 부과돼 보험사의 손해율을 악화시킨다는 건의를 당국에 줄곧 해왔다.

3년간 무사고 기록을 갖고 있어야 보험료 할인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사고 후 안전운전에 노력해 위험이 낮아진 점이 즉시 반영되지 않는다는 문제가 있었다.

자동차보험 할인·할증체계가 예전에는 사망사고 등 인적사고 빈발을 억제하기 위한 측면에 초점이 맞춰졌지만, 최근에는 물적 사고의 비중이 높아지는 등 자동차보험을 둘러싼 환경이 크게 바뀌었다는 점도 이번 제도개선의 배경으로 꼽힌다.

1989년에 266만대였던 자동차 등록 대수는 지난해 말 1천940만대로 7.3배로 급증했다.

자동차 1만 대당 사망자수는 1989년 49명에서 2012년 2.4명으로 95% 감소한 데 반해, 물적 사고 비중은 1990년 26%에서 2012년 58%로 증가했다.

◇"무사고자 보험료 인하 효과"…"보험료 더 거두려는 명분"

금감원은 제도변경에 따라 빈번한 사고자에게 할증보험료가 증가하는 만큼 무사고자의 보험료는 평균 2.6% 인하되는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이같은 보험료 인하 수준은 작년 3월부터 지난 2월까지 갱신된 계약의 사고통계를 기준으로 분석한 통계치다.

시행시기가 애초 예상했던 2016년보다 2년 늦어진 이유는 통계 집적을 통해 사고건수제 시행에 따른 개선 효과를 반영하기 위해서다.

또 25년 만의 제도 변경이라는 중대성을 고려할 때 정책을 시급하게 추진하기보다 소비자들이 변경 내용을 충분히 숙지해 대비할 수 있게 하자는 목적도 있다.

앞서 금감원은 이해당사자와 금융소비자 단체의 반발을 의식해 그간 3차례의 공청회 및 정책토론회를 통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했다.

전체 보험가입자 가운데 80%가량은 무사고자인 점을 고려할 때 자동차보험 가입자들의 보험료 부담이 전체적으로 경감될 것이라고 당국은 예상하고 있다.

박흥찬 금감원 보험감독국장은 "이번 제도개선으로 약 10%에 달하는 일부 사고자의 보험료는 지금보다 할증되는 반면, 무사고자의 보험료는 인하되면서 보험사의 보험료 수입은 변동이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당국과 업계는 이번 제도 변경이 경미한 물적사고에 대한 경각심으로 이어져 사고예방과 손해율 안정에도 이바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손보협회의 한 관계자는 "시행시기가 애초 예상보다 좀 늦춰진 점이 아쉽지만, 이번 당국의 제도 개선은 업계가 그동안 공감하고 깊이 고민한 문제를 개선했다는 점에서 환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금융소비자단체는 이번 제도 개선안이 소비자의 보험료 부담을 큰 폭으로 증가시킬 것이라며 제도 도입에 대한 반대 견해를 분명히 했다.

조연행 금융소비자연맹 대표는 "3등급 할증은 한 등급당 평균 7%씩 보험료가 21% 인상되는 것"이라며 "자동차 물적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다 보니 판을 바꿔 보험료를 올리려는 명분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조 대표는 "이번 제도로 할증이 무서워 보험처리를 하지 못하고 자비처리를 하는 부작용이 발생할 우려가 크다"고 덧붙였다.

redfla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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