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헬스] 실내외 온도차에 면역력 뚝..독한 여름감기 조심

이준혁 입력 2014. 8. 2. 07:01 수정 2014. 8. 2.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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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혁 기자의 생생헬스 여름감기 기승 감기환자 17% 여름에 걸려..고열·오한·코막힘까지 장시간 에어컨 노출 피하고 틈틈이 야외 활동해야

[ 이준혁 기자 ]

30도가 넘는 폭염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이런 무더위에 '개도 안 걸린다'는 여름 감기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여름철 몸살 증상은 겨울 감기보다 지독하다. 시원한 해변가 피서는 고사하고 꼼짝없이 집에서 이불 뒤집어쓰고 누워 있어야 할 판이다.

독해진 여름 감기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여름철(7~8월) 감기로 병원을 찾은 사람은 85만3456명에 달했다. 지난해 1년간 총 감기환자 481만3142명의 17.7%를 차지한다. '개도 안 걸리는 여름 감기'란 말은 이미 옛말이고, 여름철에도 가장 흔한 국민병이 됐다.

의학적으로 '여름 감기'라는 병명은 없다. 유준현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추운 겨울철에 왕성한 감기 바이러스가 더운 여름철에 감염됐다는 의미에서 '여름 감기'라 부른다"며 "증상은 콧물, 코 막힘, 두통, 미열, 목 아픔, 마른 기침 등 보통 감기와 비슷하지만 특히 고열과 오한이 겹치는 몸살 감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의료계에선 최근 몇 년간 여름 더위가 심해지면서 체력·식욕 저하로 면역력이 약해지고 감기 바이러스에 노출되는 사례도 늘었다고 보고 있다. 덥다고 실내 활동만 고집하거나 야외 운동을 게을리하는 사람들이 많아 전반적으로 여름철 면역력이 저하됐다는 것이다.

최재경 건국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갑자기 체온이 1도 낮아지면 면역력은 30% 정도 떨어진다"며 "요즘 일교차가 크게 벌어지고 있으니 몸이 급변하는 기온에 적응하느라 상당히 지치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바이러스나 알레르기가 다가와도 물리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무더위로 인해 에어컨 사용이 급증하면서 실내외 온도 차가 극심해지는 것도 여름 감기가 많아진 요인이다. 바깥 기온보다 실내 온도가 5~8도 이상 낮은 곳에 장시간 머물면 '이상냉감(異常冷感)'에 의해 말초혈관의 급속한 수축이 일어나고 혈액순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자율신경계 이상이 초래되기 쉽다. 자율신경 기능에 문제가 생기면 결국 생리적 불균형이 생기고 감기 바이러스에 대한 방어능력이 떨어진다.

기온이 올라가면 인체는 '순응'이란 과정을 거쳐 '적응'을 하게 되는데, 여름인지 겨울인지 몸이 구별하지 못할 정도로 실내온도가 낮으면 순응 단계가 생략돼 여름 감기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겨울 감기처럼 여름 감기의 전염 경로도 대부분 호흡기다. 침 등 환자의 기도 분비물이 대기 중에 퍼져 있다가 손이나 입 등을 통해 전염된다. 여름철엔 에어컨이나 선풍기 바람을 타고 감기 바이러스가 더 쉽게 확산된다. 냉방시설 때문에 습도가 30~40% 이하로 떨어져 호흡기 점막이 말라 감기에 대한 저항력이 약해지는 것도 여름 감기의 주요 원인이다.

여름 감기 예방하려면

최 교수는 "면역력이 약한 만성 질환자, 어린이, 노약자는 여름철에도 온도와 습도 관리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계절에 상관없이 감기를 예방하려면 항상 손을 깨끗이 씻는 것이 우선이다. 또 사람이 많은 곳을 자주 가는 것도 좋지 않다. 특히 여름 감기에 잘 걸리는 사람은 실내 온도가 너무 낮은 곳을 피하고, 직장에서는 소매가 긴 옷을 입거나 얇은 담요로 무릎을 보온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틈틈이 바깥 공기를 쐬고, 스트레칭 등 가벼운 운동을 하는 것도 좋다. 에어컨을 사용하는 가정에선 필터에 먼지가 쌓여 세균 번식이 되지 않도록 필터 청소를 최소 한 달에 한 번 정도 하는 것이 좋다.

만약 원인 모를 두통, 만성 피로감, 근육통, 기침 등 초기 감기증세가 나타나면 소금물로 자주 입안을 헹구고, 하루 이틀은 저녁에 조금 일찍 퇴근해 집에서 푹 쉬는 것이 좋다. 목이 자주 아픈 갑상샘 질환이 있는 사람은 실내 온도를 25도 내외로 유지해야 한다.

가습기 사용도 여름 감기 예방법 중 하나다. 에어컨 냉방을 하면 공기 중 습도가 30% 내외로 줄어드는데, 가습기로 습도를 40~60% 정도로 맞추면 피부와 콧속 점막의 건조함을 막아 감기 예방효과가 있다.

최 교수는 "여름 감기를 예방하려면 실내외 온도 차를 5도 이하로 맞추고 면역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며 "만약 감기에 걸렸다면 일단 잘 먹고 잘 쉬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지만, 잘 낫지 않고 증상이 점점 심해진다면 감기가 아닌 다른 병일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도움말=최재경 건국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유준현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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