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사단 윤 일병 사망, 처참한 가혹행위에도 "살인 고의성 인정 어렵다"

정소연 2014. 8. 2. 03:27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28사단 윤 일병 사망 (사진=군인권센터/KBS)

'28사단 윤 일병 사망'

지난 4월 육군 28사단 소속 윤모(24) 일병이 부대 내 가혹행위로 시달려오다 결국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으나 사건 가해자들에게 5~30년의 징역형을 구형할 것으로 보여 논란이 뜨겁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가해자들에게 살인 혐의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육군이 입장을 밝혔다.

육군 고위 관계자는 1일 브리핑을 통해 "28사단 윤 일병 사망 사건은 지속적인 가혹 행위와 집단 폭행이 원인이었다"며 "가해자를 구속 기소하고 이들의 범행 정도에 따라 5~30년의 징역형을 구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범행 전후 정황을 봤을 때 심폐소생술을 실시하는 등 피해자를 살리려고 노력했으며, 폭행할 때 위험한 물건을 사용하지 않았고 급소를 때리지는 않았다는 점에서 살인의 고의성을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31일 군인권센터는 서울 영등포구 여성미래센터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고 28사단 윤 일병 사망 사건에 대한 군 수사기록 일부를 공개했다.

수사기록에 따르면 윤 일병은 지난해 12월 입대한 뒤 선임병들에게 행동이 느리다거나 어눌하게 대답하다는 이유로 '기마 자세'로 얼차려 받고 잠을 재우지 않는 등의 괴롭힘에 시달렸다.

선임병들은 "너희 엄마를 팔아먹겠다(성매매 시키겠다)"는 등의 심한 욕설을 퍼붓고 "나의 폭행 행위를 고발할 경우에는 (너희) 아버지 회사를 망하게 하고 어머니를 섬에 팔아버리겠다"는 등의 발언들을 한 것으로 알려져 경악케 했다.

또 마대자루나 조명등스탠드가 부러질 정도로 때리는 건 물론이요 치약 한 통을 강제로 먹이거나 드러누운 얼굴에 1.5ℓ 물을 들이붓고, 심지어 개 흉내를 내게 하며 바닥에 뱉은 가래침까지 핥아먹게 했다.

그러나 의무대지원관인 유 하사는 이 병장의 구타와 가혹행위를 알고도 묵인했다. 결국 윤 일병은 4월 7일 숨졌다. 사망 직전에 가한 선임병들의 가혹 행위는 더없이 잔혹했다.

수십여 차례 폭행당해 다리를 절뚝거리는 윤 일병에게 꾀병을 부린다며 어깨와 가슴 등을 향해 테니스공을 집어던졌다.

얼굴과 허벅지의 멍을 지우기 위해 연고제 안티프라민을 처방하면서 윤 일병의 성기에까지 액체 안티프라민을 발라 성적 수치심을 주고 얼차려 도중 힘든 기색을 보이면 비타민 수액을 직접 주사한 뒤 폭행을 이어갔다.

사건이 일어난 당일에는 군부대 PX(매점)에서 사온 냉동식품을 내무반에서 나눠먹던 중 '쩝쩝거린다'며 윤 일병에 또다시 폭행을 가했다.

윤 일병이 1차례 쓰러지자 맥박과 산소포화를 측정했고, 측정 결과 정상으로 나오자 꾀병을 부린다며 재차 폭행했다. 계속된 폭행에 윤 일병이 소변을 누며 의식불명 상태가 되서야 병원으로 옮겼다.

윤 일병의 직접적인 사인은 기도폐쇄에 의한 뇌손상이다. 음식물이 기도를 막아 산소 공급이 중단되면서 뇌손상으로 의식을 잃어 숨진 것이다.

한편, 폭행을 주도한 모 병장의 진술서에는 "다 같이 냉동식품을 먹던 중 윤 일병이 갑자기 넋을 잃고 쓰러졌다"고 밝혔다. 이에 모 상병도 "가혹행위는 절대 없었고, 평소 화목한 분위기였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이는 모두 거짓으로 범행 직후 가해병사들이 모여 미리 입을 맞췄다고 밝혀졌다.

실제 모 병장의 경우 사건 이튿날, 윤 일병의 관물대를 뒤져 개인수첩 등을 찾아내 찢어내기도 했다. 선임병들이 윤 일병을 상대로 성추행한 사실도 확인됐었지만 이를 혐의내용에 포함하지 않았다.

28사단 윤 일병 사망 소식에 누리꾼들은 "28사단 윤 일병 사망, 가해자들 그들이 인간인가?" "28사단 윤 일병 사망, 인간의 탈을 쓰고 어찌 그런 일을" "28사단 윤 일병 사망, 살인의 고의성이 인정되지 않다니 피가 꺼꾸로 솟는다" "28사단 윤 일병 사망, 가해자 법정 최고형이 당연" 등의 반응을 보였다.

정소연기자 wowsports03@wowtv.co.kr

Copyright © 한국경제TV.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