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염 20층 높이까지 치솟고 소방차는 날아갔다"

베이징 2014. 8. 2. 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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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가오슝 연쇄 가스폭발 사고.. 290여명 사상

대만 제2도시 가오슝 도심에서 1일 0시(현지시간)쯤 연쇄 가스폭발 사고가 나면서 최소 25명이 숨지고 267명이 부상했다. 3명은 실종 상태다. 1주일여 사이에 두 번째 대형 사고가 대만을 강타했다. 지난 23일 가오슝공항을 이륙해 펑후섬 마궁공항으로 향하던 푸싱항공 소속 항공기가 비상착륙 도중 화재가 발생해 48명이 숨지는 사고가 있었다.

사고는 가오슝시 첸전구에 있는 지하 석유화학물질 공급관에서 누출 사고가 나 인근 하수도 통로 등으로 가스가 퍼지면서 연쇄 폭발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소방 당국은 31일 오후 8시46분 첫 가스 누출 신고 이후 관련 신고가 이어졌고 최소 8곳에서 자정 무렵부터 새벽 사이에 크고 작은 폭발이 일어났다고 밝혔다. 피해 범위는 반경 3㎞에 이른다.

현지 뉴스전문 채널 TVBS는 폭발 직후의 장면과 건물 잔해에서 주민들이 부상자들을 구조하는 장면 등을 연속해서 내보냈다. 뒤집힌 차량과 함몰된 도로의 모습은 폭발의 위력을 실감케 했다. 도로는 폭발로 갈라져 웅덩이를 만들면서 소방차와 기타 차량들을 삼켜버렸다. 한 주민은 AFP통신에 "폭발 직후 화염이 20층 높이까지 치솟았고 소방차 등이 날아가 버렸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다른 주민은 "마치 지진이 난 것처럼 건물들이 흔들렸다"고 말했다. 대만 중앙통신은 이날 사고로 일반 시민 외에 사고 수습에 나선 소방관과 경찰 4명이 숨지고, 20여명이 다쳤다고 전했다.

정확한 사고 원인은 아직 조사 중이지만 당국은 프로필렌 가스가 누출되면서 폭발로 이어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중앙사고대책본부를 맡고 있는 창자추 경제장관은 "누출된 가스를 프로필렌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천쥐 가오슝시장은 사고 직후 "석유화학업체들이 첸전구 지하 하수도를 따라 가스 공급관을 매설했다"면서 "시민 안전을 위해 가스공급관이 거치는 지역에 사는 주민들을 우선 대피시켰다"고 말했다. 사고 직후 가오슝시 당국은 현장 일대 2만여 가구에 대한 가스와 전기 공급을 중단했다. 또 안전을 위해 인근 주민들을 학교 등으로 대피시켰다.

마잉주(馬英九) 대만 총통은 사고 직후 관련 기관에 사고 수습에 만전을 기할 것을 지시했다. 대만 군 당국은 사고 현장에 1400여명의 병력을 투입했다. 가오슝 인근 타이난시와 핑둥현의 소방 당국도 지원 인력을 보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당 중앙 및 국가 대만판공실을 통해 이번 폭발 사고에 애도의 뜻을 표하며 유가족과 희생자를 위로했다. 주타이베이 한국대표부는 "지금까지 한국인 피해자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가오슝에서 대형 가스 폭발사고가 난 것은 이번이 2번째다. 1997년 대만 최대 석유업체 CPC 직원들이 도로 공사를 위해 매설된 가스 파이프를 들어내는 과정에서 폭발이 일어나 5명이 숨지고 20여명이 다쳤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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