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폭염경보 서울 '이글이글'..열대야에 잠 못 이뤄(종합)
오후 11시 30.4도…한낮엔 최고 35도 육박
빙수 동나고 수영장 인산인해…노점상만 한숨
(서울=연합뉴스) 사건팀 = 올해 들어 첫 폭염경보가 내려진 1일 서울 시민들은 한낮 불볕더위에 이어 열대야까지 겹쳐 잠 못 이루는 밤을 보냈다.
기상청은 서울·경기에 내린 폭염경보를 이날 오후 폭염주의보로 대치했지만 찌는 듯한 더위는 해가 진 뒤에도 이어졌다.
오후 11시 현재 서울의 기온이 30.4를 기록한 가운데 여의도 한강공원에는 더위를 피해 바람을 쐬러 나온 시민들로 북적거렸다.
공원 내 주차장은 이미 만차였고, 공원입구인 여의나루역 앞길은 차가 막혀 아수라장이 됐다.
워낙 뜨거운 공기 탓에 강바람마저 후텁지근했지만 시민들은 강가에서 불꽃놀이를 즐기는가 하면 물빛광장 분수대에 발을 담그고 물놀이를 하며 잠시나마 더위를 잊었다.
잔디밭에 돗자리를 깔거나 텐트를 치고 누워 야식을 즐기는 시민들, 길거리에서 즉흥적인 연주를 선보이는 밴드도 눈에 띄었다.
한강공원에서 만난 신선영(28·여) 씨는 "원래 이 시간에 여기서 자전거를 타곤 했는데 오늘은 더위 때문에 지쳐서 그냥 쉬고 있다"며 "확실히 오늘은 평상시 이 시간대보다 훨씬 더운 것 같다"고 말했다.
동네 인근 개천도 마실 나온 가족 단위 시민들로 붐볐다.
서대문구 홍제천에 나온 박점숙(55·여)씨는 "두 살짜리 손주가 집에서는 자지 않으려고 해 재우려고 나왔다. 밤인데도 바람이 많이 안 불어 시원하지 않은 것 같다"며 연방 부채질을 했다.
왕십리역 근처의 한 치킨집은 '불금'을 즐기며 더위를 쫓는 청년들로 50여개 좌석이 꽉 차있었다.
성동구에 사는 이병윤(24) 씨는 "참고 참다가 올해 처음으로 에어컨을 켰다"면서 "친구들과 맥주 마시며 더위를 좀 잊어보려고 치킨집에 왔다"고 말했다.
주부 김원희(56·여) 씨는 "이번 주 들어 에어컨을 수시로 틀고 있다. 아직 8월 초인데 이렇게 덥고 후텁지근한 날씨가 이어질까 봐 걱정된다"며 울상을 지었다.
이날 낮 최고기온이 35도에 육박한 서울은 아스팔트에서 아지랑이가 피어오를 정도로 뜨거워 펄펄 끓는 '가마솥'을 연상케 했다.
시민들은 저마다 손에 양산과 찬 음료, 부채를 들고서 더위를 식히기에 바빴지만 역부족이었다.
이날 오후 여의도 국회 앞에서 만난 대학원생 김병준(26) 씨는 "점심으로 찜닭을 먹으러 나왔는데 제가 찜닭이 될 판"이라며 에어컨이 나오는 인근 식당 건물로 바삐 걸음을 옮겼다.
뜨거운 햇살이 피할 곳도 없이 내리쬐는 탓에 광화문광장의 세월호 유가족 단식 농성장에는 이날 천막 위로 검은색 차광망이 설치되기도 했다.
숨이 턱 막히는 아스팔트 위에서 불볕을 피하지 못하고 그대로 받아야 하는 거리의 노점상들은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광진구 구의역 앞에서 양말과 스타킹 등을 파는 김모(72) 할머니는 "아침부터 나와 있었지만 더워서 거리에 사람도 없고 온종일 아무것도 못 팔았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서울 한복판에서 그나마 더위를 식힐 수 있는 곳은 평일 대낮에도 인파로 붐볐다.
말 그대로 '물 반, 사람 반'이었던 여의도 한강 수영장 관계자는 "오후 1시 기준으로 2천여명이 온 것으로 집계됐다"며 "평소보다 수백명은 더 많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청계천 모전교 아래도 물가에 앉아 발을 담그고 더위를 쫓는 시민들로 가득했다.
7살짜리 딸과 함께 나온 이은수(34·여) 씨는 "더워서 집에 도저히 못 있어 피서 삼아 밖에 나왔다. 여기 와서 발이라도 담그고 있으니 더위가 좀 가시는 것 같다"며 웃었다.
급한 대로 냉방이 잘 되는 카페로 '피신'한 시민들도 많았다.
마포구의 한 팥빙수 카페 직원 김형진(20) 씨는 "날씨가 더워서인지 오전 11시 전부터 인근 사무실에서 팥빙수 주문이 쇄도했다"며 "하루에 보통 200인분 정도 재료만 준비해놓는데 오늘은 벌써 다 팔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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