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풋한 여름 채소의 맛있는 변신! 아욱 나물밥과 나물전

구성 이세정 2014. 8. 1.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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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칼럼

여름의 문턱을 넘었어도 새벽녘 기운은 아직 서늘합니다. 안개 자욱한 날이면 풀과 나무들이 빚어내는 향기는 한층 진하게 다가옵니다. 요즘 피는 꽃 중에 향기는 밤꽃이 제일 진한 듯싶고, 꽃만 보면 진분홍 선명한 빛깔의 당아욱이 으뜸입니다. 잎을 먹는 아욱은 저만치 텃밭에 두고, 꽃이 어여쁜 당아욱은 화단에 심었더니 하루에도 몇 번씩 눈요기 하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심고 가꾸기 좋은 여름 채소들 중에 국ㆍ나물ㆍ찜으로 먹는 근대나 쌈ㆍ생채ㆍ나물ㆍ탕으로 먹는 쑥갓에 비하면 아욱요리는 조금 단조로운 것 같습니다. 주로 국거리로 활용하는 아욱은 나물밥ㆍ나물무침ㆍ나물전ㆍ빵ㆍ과자ㆍ떡 등 다양하게 먹을 수 있습니다. 음식은 맛도 있어야겠지만 소화가 잘되어 몸을 편안하게 해야 합니다. 단백질, 비타민 A와 C, 지질, 무기질, 칼슘 등이 풍부해 성장기 어린이들에게도 좋은 아욱은 넉넉하게 먹어도 살찔 염려가 없고, 장운동을 부드럽게 해줍니다. 자연식에 길들여지면 영양성분을 모르고 먹어도 몸이 기억을 해서 입맛을 당기게 합니다.

한방에서는 아욱을 동규, 말린 아욱씨를 동규자라 하며 약으로 씁니다. 성질이 차고 미끄러워 대소변을 원활하게 하고, 신장 기능을 튼튼하게 해준다고 합니다. 산모에게 미역국만큼이나 효능이 높아 산후 몸이 붓거나 젖이 잘 나오지 않을 때도 아욱씨를 달여 먹으면 약이 됩니다. 여름 더위 이겨내기에도 좋은 아욱은 혈중독소를 없애주며 열독에 의한 피부발진, 주독을 풀어주기도 하는데 소화력이 약해 자주 설사하거나 몸이 냉한 체질은 적게 먹는 것이 좋습니다.

이른 봄에 심어 늦은 봄부터 거두어 먹는 아욱은 생육 기간이 짧은 편입니다. 좀 자라는가 싶으면 금세 꽃대가 올라오는데, 한 뼘 이상 자랄 때 줄기 윗부분을 잘라주면 아래쪽 줄기에 곁가지가 자라나 몇 번 더 거둘 수 있습니다. 수확 기간은 짧아도 일 년에 두 차례 심을 수 있고, 쑥갓이나 근대와 달리 아욱은 씨앗 받기가 쉬운 채소입니다.

가을 아욱은 문 닫아 걸고 먹는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맛과 영양이 좋습니다. 맛을 보려면 늦여름에서 초가을로 접어들 때 심어야 하는데, 자라는 것도 여름만 못하고, 서리가 일찍 내리면 거둘 수 있는 시기는 여름보다도 짧게 끝이 납니다.

아욱은 먹기 전에 풋내를 우려내야 합니다. 손으로 만져봐서 억센 줄기는 다듬어 버리고, 부드러운 줄기는 껍질을 살짝 벗긴 뒤 풀물이 배어나오도록 주물러 헹굽니다. 밥을 지을 땐 풋내만 우려내어 쌀과 함께 안치고, 전을 부칠 때는 숨만 죽이는 정도로 데치고 나물로 무칠 때는 조금 더 익혀줍니다.

부드러운 나물밥에 밀쌀이나 보리쌀, 풋옥수수, 풋동부가 더해지면 감칠맛도 좋아지고, 적게 먹어도 든든하고 포만감이 오래 갑니다. 집간장, 양념간장에 살살 비벼 열무김치나 얼갈이배추 겉절이를 곁들이면 다른 반찬은 없어도 그만입니다.

시들거나 조금 누렇게 뜬 잎, 어중간하게 남는 아욱은 통밀가루에 섞어 전을 부칩니다. 데쳐서 전을 부치면 두 번 익히게 되어 물러질 것 같지만 살짝만 데쳐주면 색감도 곱고 아삭아삭 씹히는 맛이 진합니다. 풋고추 송송 썰어 넣으면 풍미가 좋아지고 얄팍하게 지지면 더 맛이 납니다. 고추장을 풀어 장떡을 부쳐도 별미인데 개운한 맛은 소금으로 간을 한 것이 낫고, 통밀가루에 현미 멥쌀가루를 섞으면 담백하면서 바삭한 식감이 몰라보게 좋아집니다.

먹어본 중에 제일 맛있는 아욱국은 민물 다슬기를 넣어 끓인 다슬기해장국입니다. 개울에서 잡은 다슬기와 텃밭서 거둔 아욱으로 끓인 된장국은 구수하고 시원한 맛이 비할 데가 없습니다. 아욱국은 불린 쌀이나 밥을 넣어 죽을 끓이거나 수제비를 뜯어 넣기도 합니다. 나물은 된장 약간 섞은 고추장에 참기름ㆍ통깨를 넣어 조물조물 무치면 맛있고, 주먹밥이나 오믈렛으로 변화를 주면 아이들 먹기에도 좋습니다.

아욱 잎을 분쇄기에 갈면 걸쭉한 즙이 됩니다. 밀가루에 섞어 빵을 만들면 찰진 맛이 나고, 과자ㆍ국수ㆍ밀전병을 만들어도 깔끔한 맛을 냅니다. 기름 없이 바삭하게 구운 아욱 통밀 반죽 만두피에 상추ㆍ양상추ㆍ부추ㆍ양파 등 채소 샐러드로 쌈을 싸면 간식은 물론 한 끼 밥으로도 충분합니다. 아욱반죽을 얇게 밀어 한 입 크기로 잘라 튀기거나 구운 아욱과자, 햇감자ㆍ애호박 넣은 아욱수제비, 쑥개떡처럼 만드는 아욱개떡도 요즘 먹기 좋은 아욱요리입니다.

거두는 양이 많으면 풋내를 우려내어 즙을 내거나 데쳐서 냉동보관해도 됩니다. 더위에 지치기 쉬운 여름철, 다루기 쉽고 맛내기 좋은 아욱으로 가족 건강을 챙겨보세요.

■ 아욱 나물밥

재료 준비

현미 1컵, 구분도 1컵, 다듬은 아욱 400g, 찐 옥수수알 1/2컵, 물 2~2½컵 양념간장 : 집간장으로 만든 맛간장 3큰술, 고춧가루 1큰술, 풋고추 1개, 대파, 참기름, 통깨

만드는 방법

1 아욱은 바락바락 주물러 두세 번 물을 갈아주며 풋내를 우려내어 씻어 건지고, 잎이 크면 손으로 찢어 놓는다.

2 쌀을 씻어 불리지 않고 곧바로 안치고, 옥수수알과 손질한 아욱을 올려 밥을 짓는다. 채소를 넣어 짓는 밥은 밥물을 약간 적게 한다.

3 풋고추와 대파를 잘게 썰어 양념장을 만들고, 충분히 뜸이 든 밥에 곁들여 낸다.

■ 아욱 나물전

재료 준비

통밀가루 1컵, 물 1컵, 다듬은 아욱 200g, 양파 1/4개, 풋고추 2개, 홍고추 1개, 소금 약간, 들기름

만드는 방법

1 아욱은 풋내를 우려내어 팔팔 끓는 물에 숨만 죽을 정도로 살짝 데친 후, 찬물에 헹구어 건져 물기를 짠다.

2 데친 아욱은 잘게 썰고, 고추는 어슷하게 썰고, 양파는 채 썬 다음 두어 번 중간을 자른다. 통밀가루•물•소금을 고루 풀어 놓은 반죽에 섞는다.

3 팬에 들기름 두르고 달구어지면 반죽 한 숟갈씩 떠 넣어 노릇노릇하게 부친다.

글을 쓴 자운(紫雲)은 강원도 횡성으로 귀농하여 무농약ㆍ무비료 농법으로 텃밭을 일구며 산다. 그녀 자신이 현대병으로 악화된 건강을 돌보고자 자연에 중심을 둔 태평농법 고방연구원을 찾아가 자급자족의 삶을 시작했던 것. 건강이 회복되면서 직접 가꾼 채소로 자연식 요리를 하는 그녀의 레시피는 블로그 상에서 인기만점이다. http://blog.naver.com/jaun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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