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0재보선 이후] 안철수 '정치실험 1막' 4개월 만에 막 내린 이유는..

최승욱 기자 2014. 8. 1. 0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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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계파와의 갈등 (2)소통 미숙 (3)우군확보 실패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공동대표의 '정치실험 1막'이 4개월 만에 흥행 실패로 막을 내렸다. 지난 3월 민주당과의 통합 때부터 줄곧 현재진행형이었던 당내 계파와의 갈등, 소통 미숙, 우군 확보 실패가 원인이었다.

독자신당 창당을 추진하던 지난 1월 안 대표는 야권의 차기 대권주자 가운데 확고한 선두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통합 때도 수적 열세에도 김한길 대표와의 투톱 체제 및 양쪽 동수 최고위원 할당에 성공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불거진 민주당 측과의 불협화음이 여과 없이 국민에게 노출되면서 리더십에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

안철수 신당과 민주당 양측은 당명에서부터 통합 방식에 이르기까지 치열하게 다퉜다. 친노(친노무현) 진영 등 통합 과정에서 소외된 민주당 내 세력들의 불만도 여러 각도로 표출됐다. 온갖 음모론에 '친노 배제론'까지 불거졌다. 손학규 정세균 상임고문계 내부에서는 '정보 차단'에 대한 불만이 강하게 표출되기도 했다. 새정치연합은 기존 민주당 내 세력 간 조율이 완성되지 못한 채 출범했다.

이후 안 대표는 리더로서의 존재감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 당내 세력들은 지난 128일 동안 그를 끊임없이 흔들었다. 통합 후 첫 시험대였던 6·4지방선거에서는 처음부터 심한 상처를 입었다. 통합의 명분이었던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폐지를 번복했기 때문이다. 정치 현실도 모르는 '철부지'라는 소리까지 들으며 내부 반발에 계속 시달려야 했다.

지방선거 후보자 공천에서도 윤장현 광주시장 전략공천을 강행해 당내 잡음에 휘말렸다. 윤 시장은 우여곡절 끝에 당선됐지만 다른 측근들은 거의 공천조차 받지 못했다. 명분도 실리도 다 잃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7·30재보선 공천 과정에서는 486(40대·80년대 학번·60년대생) 정치인들과 정면충돌했다. 서울 동작을 후보를 전략공천키로 하면서 허동준 전 지역위원장과 486 의원들이 거세게 반발했다. 허 전 위원장을 배제한 채 광주 광산을에 출마하려던 기동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동작을에 전략공천하자 "486을 다 죽이려 한다"는 의혹을 받았다. 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의 광주 광산을 공천 때는 일부 최고위원들이 '천정배 죽이기'라며 강력 반발했다.

전략공천을 둘러싼 당내 잡음은 재보선 완패라는 결말을 낳았다. 결국 안 대표는 1년 임기를 절반도 채우지 못한 채 물러났다. 이로써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박원순 시장에게 양보한 이후 '다섯번째 철수'라는 오명을 얻었다. 물론 권 후보와 기 전 부시장이 '안철수의 사람'은 아니지만 공동대표로서 공천 문제에 대한 책임론을 피해갈 수는 없었다.

재보선 패배는 유력 대선주자인 그의 위상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혔다. 안 대표의 지지율은 지난 1월 이후 줄곧 하락세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에 따르면 지난 1월 말 25.1%였던 안 대표의 지지율은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폐지를 번복한 4월 말 12.8%까지 떨어졌다. 재보선 직전 7월 말에는 10.7%까지 떨어져 올 초 대비 반토막 수준이 됐다.

안 대표는 사퇴 의사를 밝힌 3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평당원으로 돌아가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당분간 스스로를 되돌아보고 앞으로의 정국 구상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새정치연합 인사들은 우군 확보를 안 대표의 시급한 과제로 꼽는다. 지난 2년간 김종인 전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장과 최장집 고려대 교수,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등 적지 않은 '안철수의 사람'들을 떠나보냈다. 심지어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새정치연합 금태섭 전 대변인마저 재보선 공천을 둘러싼 잡음으로 그와 멀어졌다. 새정치연합 수도권 재선 의원은 "안철수 개인이 가진 정치적 영향력을 생각하면 한 차례 더 기회가 올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하지만 안 대표가 텃세 심한 새정치연합 내부에 자기 세력을 구축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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