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가 떨고있는 '에볼라' 공포.. 감염·사망자 사상 최대

정지섭 기자 입력 2014. 8. 1. 03:03 수정 2014. 8. 1.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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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에볼라에 한참 뒤처지고 있다. 어떻게 발병해 어떤 경로로 전염되는지 알 방법이 없다."

국경없는의사회는 현재 아프리카의 에볼라 바이러스 상황을 '통제 불능'이라고 했다. WHO(세계보건기구) 집계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기니·라이베리아·시에라리온에서 보고된 감염자는 1322명이고 그중 728명이 숨졌다. 감염자 숫자, 사망자 숫자로도 모두 역대 최대 규모다. 지금까지 가장 많은 사망자가 나온 것은 바이러스가 처음 확인된 1976년(431명 사망)이었다. 할리우드 영화 '아웃브레이크'의 개봉과 맞물리며 세계적 관심이 집중됐던 1995년의 사망자 수는 254명이었다.

에볼라 바이러스는 1976년 8월 자이르(현 콩고민주공화국)의 북부 작은 마을 얌부쿠에서 처음 발견됐다. 마을 옆으로 흐른 강 이름이 에볼라였다. 감염된 사람은 눈·코·입이나 장기(臟器)에서 출혈이 생기고 고열·오한·멀미·근육통 등의 증상을 보이다가 혼수상태나 뇌출혈로 발전한다. 바이러스는 동물이나 사람의 체액·분비물·혈액을 통해 확산되며, 생존한 환자 정액이 약 2개월간 감염원이 될 수도 있다고 WHO는 전한다. 치료제나 예방약은 개발되지 않았다. 환자에 대한 조치는 증상을 완화하기 위해 항응혈제(혈액의 응고를 막는 물질)를 투입하는 선에 머물러 있다.

에볼라 바이러스는 짧게는 3년에서 길게는 19년씩 불규칙한 주기로 대규모 희생자를 내왔다. 올해 희생자가 유독 많은 데는 바이러스가 다양한 변종(變種)을 가진 데다 의료진에게 비협조적인 현지 분위기도 영향을 미쳤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미지(未知)의 역병 공포에 사로잡힌 주민들의 저항으로 긴급 격리 수용 등의 통제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편 현지에서 구호 활동을 벌이던 미국인 의사와 선교사가 에볼라 양성 판정을 받아 격리됐다고 31일 외신들이 전했다. 아프리카 밖 발병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지만, 체류 외국인의 감염이 잇따르자 서아프리카 지역은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지구촌에서 봉쇄되고 있다. 미국 평화봉사단은 발병 3개국에 파견했던 단원 340명을 전원 철수시키로 했다. 나이지리아 아리크 항공과 토고의 아스키 항공이 라이베리아·시에라리온 취항을 전면 중단한 가운데,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도 항공편을 통한 전염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발병 국가들은 전시(戰時)나 다름없는 상황이다. 라이베리아는 국경을 봉쇄한 데 이어 전국의 학교까지 일시 폐쇄했다. 필수 인원을 제외한 모든 공무원에게 의무 휴가를 지시했다. 시에라리온 역시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미국 국적 라이베리아 공무원이 지난 25일 항공편으로 나이지리아에 온 뒤 에볼라 확진 판정을 받고 숨지자, 나이지리아 정부도 '적색경보'를 발령하고 검역을 강화하고 있다. 우리 외교부도 라이베리아·시에라리온에 여행 취소를 권고하는 '특별여행주의보'를, 기니에는 교민 대피까지 권고하는 '특별여행경보'를 발령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달 4~6일 워싱턴에서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아프리카 50개국 정상이 만나는 '미국 아프리카 정상회의'가 예정대로 치러질 수 있겠느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에볼라가 창궐한 3개국 정상도 참석 예정이다. 백악관은 31일 "회담은 예정대로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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