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버쿠젠전 통해 서울이 얻은 두 가지 '소득'

김정희 2014. 7. 31.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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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상암)

FC 서울 처지에선 걱정이 많았던 친선전이었다. K리그 클래식 후반기에 들어서기 전 맞은 열흘여 동안 꿀맛 같은 휴식기 도중, 그것도 리그 재개를 불과 4일 앞두고 열린 친선전이다. 달가울 리가 없었다. 그러나 손해만 남은 경기는 아니었다. 외려 소득이 남았던 보람찬 경기였다.

서울은 지난 30일 저녁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바이어 04 레버쿠젠과 친선 경기를 치렀다. 이날 서울은 세계적 클래스 팀을 맞아 분전했으나 카림 벨라르비(전반 24분)와 스테판 키슬링(후반 14분)에게 각각 골을 허용해 0-2로 패했다.

무덥고 습도가 높아 체력적으로 대단히 힘든 경기였다. 서울 처지에선 이런 환경이 매우 부담스러웠을 것이다. 이 경기를 치른 후 이어지는 일정이 서울엔 '악몽'과도 같기 때문이다. K리그 클래식 경기뿐 아니라 FA컵 8강,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8강전도 기다리고 있다. 체력을 아껴도 모자랄 판국에 친선 경기가 웬 말이냐는 하소연이 터져 나올 수 있다.

하지만 찬찬히 살펴보면 '실(失)'만 있는 것이 아니다. 서울로선 오히려 두 가지 '소득'을 얻었던 경기였다.

첫 번째는 마케팅 측면에서 소득이다. 이날 경기장에는 무려 4만 6,722명의 관중이 찾아왔다. 6만 명이 넘는 관중이 들어찼던 2006년 FC 도쿄전, 2007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평일 저녁 7시라는 시간대를 생각하면 대단히 고무적 성과다. 이날 경기장을 찾은 관중은 톱 클래스 팀다운 경기력을 보인 레버쿠젠과 손흥민에도 열광했지만, 후반 막판 수차례 득점 기회를 만들며 선전한 서울에도 큰 환호를 보냈다. 이날 경기는 레버쿠젠이 방한해 소화한 여러 일정 중 화룡점정이었다. 이는 모기업과 서울의 마케팅에 대단히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두 번째는 경험 측면에서 소득이다. 레버쿠젠과 같은 유럽의 강팀과 경기를 치르는 경험은 쉽사리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런 친선전 일정을 잡지 않는다면 ACL 우승 팀 자격으로 FIFA(국제축구연맹) 클럽 월드컵에 나서서나 경기를 치러 볼 수 있다. 세계 수준의 축구를 맛볼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였다는 의미다.

게다가 이날 레버쿠젠은 시즌 개막 전 최종 담금질을 위해 대단히 진지한 자세로 친선전을 치렀다. 주전급 멤버들이 대부분 경기에 나섰고, 더운 날씨 속에서도 최선을 다해 뛰어 관중을 만족시키려 애썼다. 서울 선수들이 경험를 쌓기에 매우 좋은 환경이었다. 이날 골문을 지켰던 유상훈 골키퍼, 후반 교체 투입된 윤주태·윤일록 등 어린 선수들은 레버쿠젠과 직접 맞닥뜨리며 많은 것을 느꼈을뿐더러 이를 성장의 발판으로 삼을 것이다.

레버쿠젠전은 실이 아니라 오히려 득이었다. 이제 다음 과제는 이날 득을 잘 소화시켜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점이다. 그래야 8월과 그 이후로 이어지는 '죽음의 일정'뿐 아니라 장기적으로도 서울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글=김정희 기자(kimjh07@soccerbest11.co.kr)사진=김재호 기자(jhphoto11@soccerbest1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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