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協, 붉은악마 공식물품 사업자 '부당 선정' 논란

윤희은 입력 2014. 7. 31. 03:31 수정 2014. 7. 31. 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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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축구연맹 前 회장이 경영한 업체·자회사 잇따라 선정 회사측 "충분한 심사 거쳐"

[ 윤희은 기자 ]

대한축구협회가 붉은악마 공식 물품을 공급하다 부실 운영으로 폐업한 회사의 임원이 설립한 곳을 또다시 물품공급 업체로 선정한 사실이 드러났다.

새 공급자로 선정된 업체의 생산·판매 계열사 대표 역시 붉은악마 출신 인사가 맡고 있어 사업자 선정 과정에 '인맥'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30일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현재 붉은악마의 공식 티셔츠와 머플러 등 공식물품은 '선들'이란 회사가 독점 판매하고 있다. '컴퓨터 및 소프트웨어 회사'로 등록돼 있는 이 업체는 계열사인 '더블유원코리아'를 통해 각종 스포츠 의류를 생산 판매한다. 선들은 지난해 10월 축구협회가 실시한 입찰 공고를 통해 붉은악마 관련 사업자로 선정됐으며 계약기간은 오는 12월 말까지다.

붉은악마 공식물품 판매는 월드컵 기간만 잘 활용해도 웬만해선 적자를 내지 않는 '알짜사업'으로 꼽힌다. 현대자동차 같은 공식스폰서 기업과 대형 유통업체를 통해 상당한 매출을 올릴 수 있어서다. 브라질 월드컵 전후 기간에도 한 대형 유통업체를 통해 약 75만장의 공식 티셔츠가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선들은 전신인 이화에스디엘을 통해 이미 사업권을 따낸 적이 있다. 이의수 전 대한여자축구연맹 회장이 설립한 이화에스디엘은 2010년 월드컵 기간에 응원용 붉은색 티셔츠와 머플러, 기념품 등을 판매했다. 그러나 중국에 발주한 물량(8억원 상당)에 대한 대금을 지급하지 못해 소송에 휘말렸고, 패소하면서 수억원의 빚을 떠안고 폐업했다.

선들은 이화에스디엘의 스포츠마케팅 사업부문이 분사돼 설립됐고, 경영은 이화에스디엘 이사였던 한동수 씨가 맡고 있다. 선들 계열사인 더블유원코리아 대표는 붉은악마 전 임원인 유영운 씨가 맡았다.

일각에서는 폐업한 회사의 '후신'으로 볼 수 있는 회사를 다시 사업자로 선정한 데 대해 '무리한 선정'이라고 지적한다. 입찰 취지가 해당 사업을 원활하게 전개할 수 있는 건실한 곳을 선정하는 것인데 부실경영 전력이 있는 업체에서 분사된 회사를 사업자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선들 측은 "축구협회의 충분한 심사 끝에 통과했다"고 반박했다. 유 대표도 "이화에스디엘이 중국 업체와의 소송에서 패소하긴 했지만 금전적으로는 해결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대한축구협회 측은 "선들이 내놓은 제안서 등을 토대로 검토해 선정한 것"이라면서도 "이화에스디엘이 부실하게 경영됐던 부분을 고려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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