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참패' 김한길·안철수 오늘 동반퇴진

강희경 입력 2014. 7. 31. 02:34 수정 2014. 7. 31. 0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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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0 재보선

지도부 총사퇴 가능성도…비대위 체제 전환

김한길ㆍ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가 31일 7ㆍ30 재ㆍ보선 참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대표직에서 전격 사퇴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은 이어 비상대책위를 구성해 '비상체제'로 전환될 전망이다.

김ㆍ안 대표는 이날 오전 비공개 긴급회동을 갖는데 이어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거취 문제를 논의한 뒤, 사퇴 입장을 표명할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지도부 총사퇴로 번질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새정치연합 유기홍 수석대변인은 30일 총 15곳 지역구 중 11곳에서 패한 선거 결과와 관련해, 국회 브리핑에서 "저희가 여러 가지 부족함을 보여 정부·여당을 견제하고자 하는 국민의 뜻을 받아 안지 못해 죄송하다"고 말했다.

두 대표의 퇴진이 현실화된다면 김·안 대표 체제는 내년 3월로 예정된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창당 4개월여만에 막을 내리게 된다. 내년 3월로 예정됐던 전당대회도 앞당겨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만약 지도부 총사퇴로 이어질 경우 당헌에 따라 박영선 원내대표가 대표 직무대행을 맡게 된다. 이럴 경우 박 원내대표는 대표직무대행을 수행하면서 선거 참패 후 당을 추스르고 재건 작업을 지휘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두 대표의 리더십에 대한 비판은 30일 개표가 진행되면서 극에 달했다. 두 대표는 아침 회의 이후 하루 종일 두문불출했고, 개표상황실엔 끝내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개표 초반부터 새정치연합 후보들의 패색이 짙어지자 국회 대표실에 마련된 상황실에서 개표 상황을 지켜보던 당직자들은 망연자실한 표정이었다.

당초 새정치연합 지도부는 현상유지선인 5석에 더해 1,2석을 더 얻길 기대했지만, 이마저도 못 미치는 참담한 성적표를 받아 들자 충격에 휩싸였다. 특히 야당의 안방인 전남 순천곡성까지 새누리당 이정현 후보에게 넘겨준 것은 야권 지지층에서조차 두 대표에 대해 불신임 평가를 내렸다는 점에서 현 지도부 체제는 버티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다.

그동안 불만은 많았지만 말을 아꼈던 친노무현계나 486그룹 등의 비판의 목소리도 높아질 전망이다. 당내에선 일찍부터 "이번 선거 패배는 김한길 안철수 대표의 원칙도, 전략도 없는 공천 탓"이라는 원성의 목소리가 자자했다. 당장 박근혜 대통령의 잇단 인사 실패와 유병언 사건으로 정부 무능론이 재점화하는 등 야권에 유리한 국면이었는데도, 두 대표가 주도한 서울 동작을과 광주 광산을 전략공천 파동이 불거지면서 호재를 다 깎아 먹었기 때문이다.

당장 당내 다수의 반발을 무릅쓰고 전략공천 한 광주 광산을 권은희 후보의 경우 남편의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도덕성 논란이 불거지면서 수도권 선거까지 악재를 미쳤다는 분석이다. 기동민 후보를 전략공천한 서울 동작을의 경우 야권 단일화 과정에서 두 대표가 "당 대 당 연대는 없다"고 선을 그으며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하다 결국에는 제1야당이 후보를 내지 못하는 굴욕을 맞기도 했다. 당내 기류를 무시한 채 두 대표가 독단으로 결정한 승부수가 모두 발목을 잡는 자충수로 돌아온 것이다. 특히 전남 순천곡성의 경우 두 대표가 선거운동기간 이례적으로 두 차례나 찾아 지원유세를 펼쳤지만 이정현 후보의 기세를 꺾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야권에선 두 대표가 퇴진하면 이를 개기로 2016년 총선과 2017년 대선 승리를 위해서라도 근본적으로 야권 세력을 재구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받을 전망이다. 지난 총선과 대선, 지방선거에 이어 이번 재보선까지 연거푸 패배를 하면서 이대로는 안 된다는 위기감이 팽배하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정의당과 당 대 당 야권연대에 대한 논의가 최대 이슈로 부상할 전망이다. 당장 선거를 코 앞에 두고 급조한 야권 후보 단일화로 비판 여론이 거셌던 만큼 차라리 당을 합치는 방안 등 야권 재정비에 대한 목소리도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강희경기자 ksta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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