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격 당한 추격자 .. 임원 1000명 주말 반납 비상회의

최준호 입력 2014. 7. 31. 01:39 수정 2014. 8. 1.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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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추적] ''한계돌파 워크숍'새 추격자 중국 턱밑까지 쫓아오고구글과도 OS 갈등으로 관계 삐걱

주말인 지난 26, 27일 이틀간 경기도 수원 삼성전자 사업장엔 1000여명의 임원들이 집결했다. 26일엔 법무·인사·재무·홍보 등 경영지원부문 임원들이, 27일엔 소비자가전(CE) 부문과 IT모바일(IM) 부문 임원들이 모였다.

이들은 부문을 나눠 각자 '한계돌파 워크숍'을 진행했다. 지난 2분기 주력 상품인 스마트폰 판매가 곤두박질치면서 8분기 만에 최악의 영업이익을 기록하자 부랴부랴 마련된 비상대책회의 성격이 짙다.

 이 자리에선 그간 호실적에 덮어져 왔던 부실한 시장 분석·예측 능력이나 전략적 판단 오류, 주력 사업부문 간의 소통 단절 같은 '민감한 이야기'들도 쏟아져 나왔다.

 심지어 생활가전(CE)과 IT모바일(IM) 등 완제품 사업부를 하나로 합치는 파격적인 구조조정 방안까지 심각하게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무선사업부 임원들은 스마트폰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상반기 성과급의 25%를 반납했고, 해외출장비도 20% 삭감하기로 했다. 또 서울 서초동 본사와 수원 사업장 등지에서 근무하는 경영지원실 소속 인력 150~200명 가량을 모바일·가전·반도체 등 각 사업부 현장에 투입할 계획이다. 이런 급박한 상황이 대변하듯 삼성전자가 이전에 겪어보지 못한 도전에 직면했다. 표면적으로는 주력 상품인 스마트폰의 실적이 급속히 나빠지는 이른바 '갤럭시 쇼크' 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보다 근원적인 문제가 깔려 있다.

 지난 20여년새 변방의 기업에서 글로벌 IT선두기업으로 우뚝 올라서기까지 방향키로 삼아왔던 '패스트 팔로어(fast-follower : 빠른 추격자)'전략이 뿌리채 흔들리고 있어서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2000년대 들어 소니를 비롯한 일본 전자업계를 완전히 따돌린 데 이어 세계 IT최강자인 애플을 턱밑까지 따라잡는 성가를 올렸지만, 이제는 삼성의 성장전략을 고스란히 배낀 중국이란 추격자에 쫓기는 처지가 됐다.

 프리미엄 시장은 애플이, 중저가 시장은 중국 현지업체가 삼성전자의 앞뒤에서 협공을 하는 형국이다. 이런 와중에 위기때마다 길라잡이가 돼주었던 이건희(72) 회장마저 투병중이다. 설상가상, 그간 영원한 우군(友軍) 같았던 구글과 관계도 틀어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가 인텔 등과 함께 독자적 운영체제(OS)인 타이젠연합을 결성해 개발에 나서면서다. 삼성은 올 3월 출시한 스마트시계 '기어2'에 처음으로 타이젠을 탑재한데 이어 최근엔 첫 타이젠 스마트폰인 '삼성Z'도 공개했다.

 구글은 삼성의 탈(脫) 안드로이드 움직임에 발끈했다. 업계에 따르면 구글은 최근 신성장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는 헬스케어 플랫폼 파트너사에서 삼성을 제외했다.

 스마트폰 위기 탈출 해법을 놓고도 갈팡질팡하고 있다. 삼성은 향후 개발될 스마트폰에 메탈 소재를 사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메탈 소재는 애플 아이폰의 상징과도 같다. 심지어 팬택도 메탈이 대표상품이다. IT 업계 관계자는 "삼성이 갤럭시S5에서 멈칫하더니 약간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일단 사업 구조 개편을 통해 위기 돌파구를 찾고 있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는 스마트폰과 TV, 냉장고·에어컨 비롯한 생활가전 등 크게 3가지로 나뉜 완제품 사업부를 일원화하는 사업 재편안을 검토하고 있다. 거대 시장으로 떠오른 사물인터넷(IoT) 시대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스마트폰 등 모바일 부문을 맡고 있는 IM부문과 TV 등 모니터 기기를 담당하는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 생활가전(CE) 사업부를 완제품 사업부 하나로 합친다는 의미다.

 삼성전자의 한 임원은 "스마트폰은 이제 사물인터넷이라는 커다란 분야의 한 가지에 불과하게 됐다"며"각 사업부별로 칸막이가 쳐져 있어 시너지를 못 내고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고 말했다. 한편으론 상대적으로 처진 시스템(비메모리)반도체 경쟁력도 한층 끌어올릴 계획이다. 당장 비메모리 자체 브랜드인 '엑시노스'를 다음달 출시할 50만 원대 스마트폰 갤럭시 알파와 9월 출시할 전략 패플릿폰 '노트4'에 탑재할 방침이다.

 그러나 사물인터넷·스마트홈 등 미래 먹거리로 꼽은 사업들이 한해에만 3억대 이상 팔리는 삼성의 스마트폰처럼 '메가히트' 상품이 되줄지는 여전히 장담키 어렵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전자 임직원들에겐 숱한 견제와 난관을 헤쳐오면서 위기 극복의 DNA가 새겨져 있다"며 "3분기엔 재고와 마케팅 비용이 확 줄어들고 스마트폰 등 주력 상품 판매도 다시 반등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준호·김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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