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중추산업 '스마트폰·조선', 중국 대약진에 휘청
한국의 중추 산업들이 중국의 거센 추격에 잇따라 휘청이고 있다. 이들 산업은 숱한 외풍에도 위기 극복의 버팀목을 해왔기에, 특정 업계 위기를 넘어 한국 경제의 위기로 전이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점증하고 있다. | 관련기사 6면
중국이 한국의 턱밑까지 치고 올라온 분야는 단연 스마트폰이다. 시장조사기관 IDC는 29일(현지시간) 올 2분기 삼성전자의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이 지난해 32.3%에서 25.2%로 7.1%포인트 하락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7730만대였던 2분기 출하량도 올해는 7430만대로 3.9% 줄었다. 세계 스마트폰 제조업체 '빅5' 가운데 출하량과 점유율이 동반 하락한 업체는 삼성전자뿐이다.
애플과의 경쟁에서 비교우위를 점했던 삼성의 보급형 스마트폰이 중국 업체의 저가 제품에 밀려 판매가 줄었기 때문이다. 삼성과 애플에 이어 글로벌 출하량 3, 4위를 차지한 중국 화웨이와 레노버는 출하량이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95.1%, 38.7% 급증했다.
2000년대 '부동의 세계 1위' 자리를 지켜온 국내 조선산업 위상도 뒤처지고 있다. 중국은 2010년에 이어 2012년과 2013년 선박 건조량과 수주량, 수주잔량 등 세계시장 점유율을 보여주는 3대 지표에서 모두 1위를 했다.
반면 한국 '빅3' 조선사들은 금융위기 이후 힘겨워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2분기 1조1000억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냈다. 3분기 연속 적자이고, 규모로는 창사 이래 최대의 분기 손실이다.
대우조선해양 역시 2분기 영업이익이 7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조선업의 전반적 불황 속에서 그나마 해양플랜트 수주로 체면을 세우던 국내 조선업은 올해 들어 더욱 침체기에 빠진 것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과거에는 한국이 선진국과 신흥국 사이에 낀 '샌드위치 꼴'이라고 했지만 요즘은 앞뒤 할 것 없이 모두 중국 기업들에 포위된 형국"이라고 말했다.
<이호준·김형규 기자 hjl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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