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불황늪..현대중 '어닝쇼크' 1조원대 영업손실

2014. 7. 30.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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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2분기 1천억대 예상했다 충격

3분기 내리 적자…주가 9.5%↓

조선·플랜트 부문이 적자키워

3분기에도 실적개선 어려울 듯

조선업 2012년부터 중국에 밀려

30일 오전 주식시장이 열리자마자 시가총액 11조원대의 '무거운' 종목인 현대중공업 주가가 하한가에 가까운 13%나 폭락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조금 회복되기는 했지만, 결국 전날보다 9.5% 떨어져 거래를 마쳤다. 하루만에 시가총액이 1조2800억원이나 감소했다. 전날 현대중공업이 발표한 2분기 실적의 충격 탓이었다.

현대중공업은 2분기 1조1037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고 밝혔다. 조단위 영업손실도 뼈아프지만, 3분기 연속 적자 기록은 추락하는 국내 조선업계의 현주소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세계 조선 1위' 국내 조선업계가 휘청거리는 사이 후발 주자인 중국 조선업체가 세계시장에서 강자로 입지를 굳히고 있어 위기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증권사들은 실적 발표 전까지 현대중공업의 2분기 영억이익 적자규모가 많아야 1천억원대일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었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본 결과는 예상과 달라도 너무 달랐다. 2분기 영업적자 규모는 1분기(1890억원)의 5.8배나 된다. 조선과 해양, 플랜트 사업부문에서 공정지연과 비용증가가 대규모의 적자의 원인이 됐다. 2012년 수주한 세미리그선 2척 건조과정에서 공정 지연으로 1500억원의 공사손실 충당금을 쌓는 등 일회성 충당금이 4760억원에 이르러 적자 규모를 키우기도 했지만, 사업 전반의 수익성이 크게 떨어졌다는 게 가장 큰 고민거리다.

하반기에도 현대중공업의 구조적인 실적 개선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많다. 이상원 케이비(KB)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제 매출 반영이 시작된 대형 발전플랜트의 우발적 비용증가 가능성이 있고, 기타 비조선(엔진기계, 전기전자, 건설장비, 그린에너지 등) 실적의 구조적인 개선 가능성이 여전히 낮다"고 분석했다. 이지훈 에스케이(SK)증권 연구원은 "3분기 이후에는 2분기와 같은 대규모 적자는 피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해양플랜트와 플랜트사업부는 추가적인 손실반영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2016년까지 저수익성 구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2분기까지 수주액도 107억달러로 올해 목표치 296억달러의 36%를 달성하는 데 그쳤다.

조선업계는 전체적으로 수주량 자체가 급감하는 가운데 경쟁 관계인 중국 조선업체들이 약진하면서 하반기 경영 환경이 좋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산업연구원이 이날 내놓은 '중국 조선해양산업의 급속 성장과 시사점' 보고서를 보면, 중국은 2012년, 2013년 연속으로 선박 수주량, 건조량, 수주잔량의 세계시장 점유율을 보여주는 3대 지표 모두 1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기준 중국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수주량 35.0%, 건조량 30.7%, 수주잔량 33.5%였다. 한국의 점유율은 수주량 30.8%, 건조량 29.7%, 수주잔량 27.9%로 모두 중국에 밀렸다.

중국의 선박 건조능력은 2013년 약 2140만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로 전 세계 건조능력의 39.4%를 차지하며 한국(29.5%)을 앞섰다. 중국 조선산업의 내수 규모는 2000년 214억 위안에서 2012년 5342억 위안으로 25배가량 커졌다. 2013년 중국의 신규 발주액은 119억 달러로 그리스(127억 달러)에 이어 2위를 기록할 정도로 세계 최대 선박 발주국의 하나로 떠올랐다.

홍성인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중국 조선해양산업은 대규모 구조조정이 국영조선소를 주축으로 작은 조선소를 인수하는 형태로 추진되고 있어 질적으로 강해질 가능성이 크다. 한국은 중장기적으로 중국업체와 질적인 면에서 더욱 치열한 경쟁을 해야 한다. 차별화되고 고부가가치 기술이 접목된 고품질 제품으로 대응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정필 기자 fermat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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