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만 놀다오니 좋더냐? 괴로운 'SNS 시집살이'

2014. 7. 30.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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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SNS 들여다보는 시어머니에 며느리들 "제발 여기는…"

"며느리와 가까워지려 노력한 것인데" 부모들도 '서운'

"좋아 보인다."

여느 때처럼 페이스북에 접속한 박아무개(33)씨는 자신의 사진첩에 달린 댓글을 보고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댓글 주인공은 시어머니였다. 박씨는 주말을 맞아 남편과 함께 경기 남양주 맛집에 다녀온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렸었다.

"시어머니가 몇달 전에 페이스북 친구신청을 했는데, 글을 전혀 올리시지를 않아서 잊고 있었다. 그런데 느닷없이 댓글을 다신 걸 보고 순간 어쩔 줄 몰랐다"고 했다. 박씨는 곧바로 시어머니한테 전화를 드렸다. 박씨는 주말이 되자마자 시어머니를 모시고 다시 남양주 맛집을 찾았다. 그러고는 바로 페이스북을 탈퇴했다. "시어머니께 죄송한 마음도 있었지만 이런 공간까지 시어머니가 들여다보시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요."

요즘 중장년 여성들의 스마트폰 사용이 확대되면서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카카오톡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가입하는 시어머니들이 늘고 있다. 페이스북 등을 통해 며느리와 한층 가까워지려고 노력하지만, 정작 며느리들 사이에서는 신종 '에스엔에스 시집살이'가 아니냐는 '고충'도 나온다.

결혼 1년차인 백아무개(31)씨도 얼마 전 시아버지가 카카오스토리에서 친구신청을 했지만 '수락'을 누르지 못했다. 지난해 10월 시부모 몰래 외국여행을 다녀온 사진이 마음에 걸렸다. "남편 혼자 돈을 벌고 있는데, 아들 돈으로 여행까지 다녀왔느냐고 눈치를 주실까봐 출장 간다고 거짓말을 하고 괌으로 다녀왔다. 물론 죄송스럽긴 하지만 개인적 공간까지 들여다보시지 않았으면 좋겠다."

부모 입장에서는 이런 며느리들 태도가 서운할 수밖에 없다. 김아무개(55)씨는 지난해 9월 결혼한 아들의 카카오스토리에서 며느리 이름을 보고 바로 친구신청을 눌렀다. 그러나 한달이 지나도록 친구신청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김씨는 "가족모임에서 넌지시 말도 꺼내봤지만 며느리가 말을 돌렸다. 아들이 오히려 '왜 그런 데까지 관심을 가지느냐'고 하는데, 정말 서운했다"고 털어놓았다. 바야흐로 고부 관계도 스마트폰을 타고 진화하고 있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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