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려의 AG 대표, 바다 밖 선수들은 '열외'

2014. 7. 30.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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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닷컴 MK스포츠(美 로스앤젤레스) 김재호 특파원]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을 두고 군 미필자에 대한 '배려' 논란이 일고 있다. 국내 구단들이 병역 면제라는 '특권'을 나눠 갖고 있는 사이, 또 다른 길을 택한 선수들은 소외받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기술위원회와 류중일 감독을 비롯한 국가대표팀 코칭스태프는 지난 28일 인천아시안게임에 나설 야구대표팀 최종 명단을 발표했다.

이번 대표팀은 '병역 미필자에 대한 배려는 없다'는 류중일 감독의 말과는 달리, 이번 대표팀은 24명의 선수 중 13명이 병역미필자로 구성됐다. 여기에 대표 선발이 유력했던 일부 군필 선수들이 제외되면서 대표 선발의 방향이 뚜렷하게 드러났다.

이 대표팀이 '최고의 전력'인지에 대해서는 의문부호가 남는다. 정말 대표 선발의 우선 원칙이 군 미필자에 대한 '배려'와 이들의 '동기부여'를 노린 것이었다면, 해외파 선수들에 대한 배려를 외면하지 말았어야 했다.

메이저리그 계약을 맺은 류현진, 추신수, 윤석민 그리고 일본프로야구에서 뛰고 있는 이대호 오승환은 모두 군문제를 해결했다. 문제는 그 밑이다. 미국에서는 이학주(탬파베이), 최지만(시애틀), 하재훈, 이대은(이상 컵스) 등 더블A~트리플A에서 메이저리그를 준비하고 있는 유망주들이 있고, 일본에도 김무영(소프트뱅크)이 있다.

이들은 한국프로야구를 거치지 않고 바로 해외로 진출, 다른 선수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관심을 받고 있다. 그러다 보니 '배려'의 대상에서도 제외됐다.

그렇다고 태극마크에 대한 열망이 없는 것도 아니다. 김무영은 지난 4월 MK스포츠와 가진 인터뷰에서 "국가대표팀에 뽑힌다면 연봉이 안 올라도 좋다"며 대표팀에 대한 간절함을 드러냈다. 다른 선수들의 마음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최고의 팀'을 구성한다고 했을 때 이들의 선발은 어려울 수도 있다. 이번 시즌 마이너리그 해외파 선수들은 대체로 부진하다. 이학주는 무릎 부상의 후유증이 남아 있고, 최지만은 금지약물 복용 문제로 전반기 대부분을 날렸다. 김무영도 이번 시즌 1군 출전이 8경기에 불과하다.

그러나 군면제에 대한 '동기부여'를 기준으로 바라봤을 때 이들은 또 다른 선발 후보들이다. 한국프로야구와는 다른 야구 문화를 몸에 익힌 이들의 경험도 대표팀에 득이 되면 됐지, 해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동안 한국 야구는 적지만 꾸준히 해외파에 대한 '배려'를 해왔다. 최초는 1998 방콕 아시안게임이다. 박찬호의 군면제에 대한 전국민적인 공감대가 형성됐고, 마침 대회도 겨울에 열리면서 아시안게임 참가가 성사됐다. 이 대회에서 박찬호와 서재응이 금메달을 획득, 군면제를 받았다.

이후 2006년 WBC에서 봉중근(당시 신시내티), 김선우(당시 콜로라도), 최희섭(당시 다저스) 등이 대표팀에 합류, 팀을 4강에 이끌며 병역 혜택을 받았다.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때는 추신수(당시 클리블랜드)가 금메달을 획득하며 군대 문제를 해결했다.

태극마크가 군 면제의 수단으로 이용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그러나 이용할 것이라면, 그 혜택은 소외받는 이가 없게 해야 한다.

류중일 감독이 처음 밝힌대로 '최고의 선수'로 팀을 꾸렸다면 이런 논란이 일지 않는다. 하지만 류 감독은 원칙을 저버렸고, 이런저런 억측을 불러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greatnemo@maekyung.com]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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