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유대균은 치킨마니아로 밝혀져".. 채널A 황당특종에 네티즌 푸하∼

김민석 기자 2014. 7. 30. 0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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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쿡기자]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장남 대균씨가 즐겨 먹는 음식은 무엇일까요. 우리는 답을 알고 있습니다. 종합편성채널 채널A의 '특종' 덕분이죠. 채널A는 지난 27일 "[단독] 유대균, 소심한 목소리로 뼈 없는 치킨 주문"이라는 제목의 보도로 유씨가 '치킨마니아'라는 사실을 새롭게 밝혀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은신하며 지낸 유씨가 검거되기 하루 전인 24일 저녁에도 치킨을 시켜먹었다는군요.

이 보도는 인터넷에서도 관심을 끌었습니다. 보도화면 캡처 사진이 각종 커뮤니티를 통해 확산됐죠. 네티즌들은 '종편의 특종 클라스'라는 제목을 달았습니다. "맥주는 안 시켰냐" "치킨 주문은 당당하게 해야지" "새로 생긴 개그 코너인가" 등의 댓글이 달렸습니다. 대체로 뉴스가치가 없는 내용을 보도했다는 지적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이들이 퍼나른 글에는 '유대균, 올드보이처럼… 3개월 동안 만두만 먹어'라는 제목의 기사도 포함돼 있었습니다. 알고 보니 치킨 보도가 나오기 하루 전날인 26일 이 보도가 나왔던 겁니다. 이때는 단독을 붙이지 않아서인지 '빅이슈'로 발전하진 않았습니다. 영화 '올드보이'의 한 장면처럼 유씨가 오피스텔 주인 하모씨가 사다주는 만두만 먹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네티즌들은 "이게 무슨 특종이냐"며 황당해했습니다. "군만두인지, 찐만두인지도 밝혀내라"고 따지는 댓글이 달리자 한 네티즌은 "이제 뼈 없는 치킨과 만두를 자주 시켜먹는 사람은 범죄자일 확률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올 차례"라고 비꼬기도 했습니다. '박수경은 사실 겁쟁이'라는 제목에 '단독'을 붙인 TV조선의 보도까지 소개되자 '기레기'(기자+쓰레기를 의미)라는 비난이 줄을 이었습니다.

유 전 회장의 도피를 도운 박수경씨와 유씨가 검거된 25일 이후로 수많은 가십 기사가 쏟아졌습니다. 종편을 비롯해 일부 언론들은 '뛰어난 미모' '연인설' '살찐 이유' 등을 들추며 누가 더 선정적인가를 두고 겨루더니 이제는 기사로서의 가치가 없는 내용을 크게 부풀려 '특종'이라고 말합니다. 29일 TV조선이 '유대균은 치킨을 싫어 한다'고 반박하고 나서면서 '치킨 주문'을 두고 진위 맞대결까지 펼쳐진 웃지 못할 상황이네요.

10년 전만 해도 단독 혹은 특종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가볍지 않았습니다. 언론인으로 살아가는 이유이자 평생을 함께하는 자랑스러운 기록이었습니다. 수백명의 목숨을 앗아간 비극적 참사가 발생한 지 100일이 지났지만 사고 원인은 아직도 의혹으로 남았습니다. 이럴 때 진실을 밝히는 특종이 터진다면 그 어느 누가 '기레기'라고 욕할 수 있을까요.

김민석 기자 ideae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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