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희경의 썸씽, '괜사'가 낯설고 불편한가요?

2014. 7. 29.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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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윤가이의 실은 말야] 노희경 작가에게 무슨 일이 있었나. 그는 정말 달라진 걸까.

SBS 수목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 1, 2회를 접한 일부 시청자들의 반응이다. 노희경 작가의 전작들을 사랑했던 팬들조차 노 작가답지 않은 섹시한 대사나 파격적인 설정 등이 놀라운 가보다. 주인공 장재열(조인성 분)과 지해수(공효진 분)의 대화엔 30대 남녀의 솔직 발칙한 언어가 진하게 녹아있다. '섹스'나 '성기', '잠자리' 등과 같은 단어들이 거침없이 등장하는 것에 대해 일각에선 불편하단 목소리도 나온다. 노 작가는 정말 변화한 걸까.

노 작가는 그간 우리네 일상인 듯 가깝고 보편적인 이야기들을 토대로 세상과 인간을 말하는 서정적인 드라마들을 다수 선보였다. 파격적이고 실험적인 내용보단 특별한 장치가 없이도 그저 '아!' 하는 공감의 탄성을 자아내는 얘기들 말이다. 남녀 간의 멜로든 부모자식 간의 사랑이든 친구와의 우정이든 노 작가의 손을 거치면 리얼하지만 그보다 더 착하고 고울 수 없는 스토리로 태어났다.

그래서 일까. 시청자들의 논쟁은 시작됐다. '괜찮아 사랑이야'는 '이게 진정 노희경 작가가 쓴 드라마가 맞나?' 싶을 정도로 트렌디하고 섹슈얼하며 꽤 공격적이고 스피디하게 흘러간다. 표현이 솔직하고 직설적이어서 다소 부담스럽다고 느끼는 시청자들이 생겨난 것. 하지만 본 적 없는 파격 설정과 대사들은 실상 포장에 지나지 않을 뿐, 내용물엔 여전히 노 작가 특유의 인간에 대한 애정과 이해가 담겼다. 이는 극 전개가 거듭되면서 더욱 입증될 것으로 보인다.

마치 변한 듯, 조금은 낯선 이야기 속에서 노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건 결국 인간이고 인생이다. 겉으로 평범하게 살아가지만 마음의 병이 든 등장인물들과 성(性)에 대해 솔직한 캐릭터들은 결국 우리, 그리고 주변인들의 모습이다.

주인공 재열(조인성 역)과 해수(공효진 역)는 이를 가장 역설적으로 설명한다. 어찌 보면 이 두 사람의 겉은 굉장히 화려하고 멋있어 보일지도 모르지만, 그 속은 곪고 문드러진 아픔을 숨긴 채 살아가고 있다. 이 두 사람을 포함한 여러 유형의 등장인물들이 과연 어떤 스토리를 어떻게 그려갈지 풍성한 반찬이 기대된다.

다소 신선하게 평가 받고 있는 이번 드라마에 대해 노 작가는 "편견을 깨고 싶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우리가 가진 편견이 너무 두텁기에 사람들이 가볍고, 즐겁게 볼 수 있는 로맨틱코미디를 통해 더 쉽게 다가갈 수 있기를 바랐다. 이해 할 수 있는 사람을 이해하는 건 어찌 보면 쉽다. 그렇기에 저는 그 동안 숨기고 감춰왔던 우리가 이해하지 않으려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드라마를 통해 세상 밖으로 드러내, 자신의 마음의 병에 대해 자신 있게 이야기할 수 있게 되고,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존재는 나 자신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길 바란다"며 남다른 기획의도를 설명했다.

작가가 아직은 생소하며 다수가 숨기려고만 했던 정신과적 문제와 성에 대한 편견을 어떻게 깨느냐 하는 부분, 더불어 노 작가에 쏠린 대중의 편견을 어떻게 극복해 나갈 것인가 하는 호기심이 더 구미를 자극한다.

드라마는 이제 겨우 시작이다. 앞으로 풀어가고 보여줄 이야기들이 산더미다. 못 보던 포장지로 싸놓다니, 노작가와 '썸을 타는' 기분까지 든다. 시청자들을 들었다 놨다하려는 심산일까. 이젠 깔아놓은 것들을 어떻게 풀어낼지가 관건이다. 여기서 노 작가 특유의 장기가 확인되길 기대한다.

issue@osen.co.kr

< 사진 >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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