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터당 247km간다는 도요타 프리우스 PHV, 국내 출시는 왜 안되나

강도원 기자 2014. 7. 29.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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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지옥의 트랙으로 잘 알려진 독일 '뉘르부르크링' 북쪽코스 노르트슐라이페에서는 일본 도요타자동차 영국법인의 프리우스 PHV(플러그인 하이브리드)에 대한 연비 테스트가 진행됐다.

도요타는 프리우스 PHV가 20.8㎞의 코스를 얼마나 적은 연료로 달릴 수 있나에 초점을 맞춰 테스트를 진행했다. 총 20분59초만에 한 바퀴를 완주한 프리우스 PHV에 찍힌 연비는 리터당 247㎞였다.

미래차의 이야기가 아니다. 현재 해외에서는 판매 중인 승용차의 이야기다. 1리터에 200㎞를 넘는 연비는 어떻게 나오게 된 것일까.

◆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특징 합쳐 1리터로 247㎞ 가는 車

프리우스 PHV는 하이브리드(내연기관과 전기모터를 함께 동력으로 사용하는 차)와 전기차의 특징을 동시에 갖춘 차다. 배터리에 충전된 전기로 달리다 방전되면 하이브리드차 모드로 전환되는 방식이다.

기존 하이브리드 차량은 가솔린으로 달리다 속도를 줄이거나 고속도로 등 직선 주로에서 고속으로 탄력주행을 할 경우 전기모터를 돌려 배터리를 충전해 함께 쓰는 방식이다. 그래서 하이브리드차는 기름이 다 떨어지면 주행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프리우스 PHV는 별도의 휘발유 없이 외부 전기 충전만으로 최장 26.4㎞까지 달릴 수 있다.

도요타 관계자는 "충전식 리튬이온 배터리와 1.8 엣킨슨 사이클 패트롤 엔진을 결합해 완전히 전기차처럼 이용하다 하이브리드차로 바뀌는 방식"이라며 "하이브리드 모드에서 전기차 배터리를 충전해 다시 전기차 모드로도 달릴 수 있다"고 말했다.

뉘르부르크링에서의 연비 시험에서도 프리우스 PHV는 전기차 모드로 대부분 주행했다. 공인 연비는 리터당 61㎞인데 휘발유는 80㎖(0.08리터) 정도만 사용됐다. 도요타 관계자는 "시속 60㎞라는 써킷 내 최저속도 규정을 지키지 않고 내연기관을 쓸 수 밖에 없는 언덕이 없었다면 연비 창이 표기할 수 있는 최고 연비 수준을 기록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프리우스 PHV가 전기차 모드일 때 최고속도는 시속 100㎞로 전혀 느리지 않다. 다만 최고 속도를 내면 달릴 수 있는 거리는 26.4㎞에서 소폭 줄어든다. 기존에 선보인 하이브리드 차량보다 기름은 덜 쓰고 더 멀리 갈 수 있는 차인 것이다.

프리우스 PHV는 가정에서 사용하는 220V 콘센트로 90분이면 완전 충전이 가능하다. 전기 충전 시 한 번에 약 1300원 정도의 비용이 든다. 한국 도요타 직원은 "출퇴근 길에 프리우스 PHV를 타는데 2달 전 휘발유 45L를 주유한 이후 아직까지 절반 가량 남아있다"고 말했다.

프리우스 PHV는 배터리를 더 큰 것을 장착하면 전기 모드로 더 먼 거리를 갈 수 있지만, 차량 무게가 무거워지고 트렁크 공간이 좁아지는 단점 때문에 26.4㎞ 수준으로 거리를 설정했다.

도요타 관계자는 "서울시청에서 3호선 압구정역까지 왕복 거리가 24.26㎞ 수준"이라며 "프리우스 PHV가 설정한 26.4㎞면 웬만한 출퇴근은 전기차 모드로, 레저는 하이브리드 모드로 다닐 수 있어 유지비를 절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도요타 측은 2006년 6월부터 관련 기술을 연구해왔다. 이후 2009년 12월 프리우스 PHV 기술 한정도입을 공표한 바 있다. 현재 일본 쯔쯔미 공장에서 생산된다.

일본에서는 2012년 1월 30일부터 도요타 전 매장에서 판매하고 있다. 가격은 320만~420만엔 수준이다. 미국에서도 2012년부터 판매 중이다. 가격은 3만2000~3만9525달러 수준이다. 유럽은 2012년 여름부터 판매해오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지난 5월말까지 총 5만8427대 정도 판매됐다고 도요타는 설명했다. 기존 프리우스 모델은 연 35만~36만대 정도 팔린다.

◆ 전기차? 하이브리드차? 애매한 기준에 국내 판매는 미정

프리우스 PHV는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판매되지 않고 있다. 국내에서는 도요타 한국 법인만 10대 정도를 보유하고 있다.

이유는 다양하다. 우선 전기 충전을 위한 인프라 구축이 제대로 마련돼 있지 못하다. 도요타 PHV는 가정용 220V 콘센트를 차에 꽂아 충전하면 돼 별도의 충전 시설은 없어도 된다. 하지만 아파트가 많은 우리나라의 상황에서 집에서 전기 콘센트를 끌어와 충전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단독주택이 아닌 이상 충전이 불가능하다.

프리우스 PHV가 하이브리드와 전기차의 특성을 합쳐 놓은 만큼 정부가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 중 어떤 것으로 구분할지 정하지 못한 점도 이유다. 전기차로 분류될 경우 정부 보조금을 받을 수 있어 기존 프리우스보다 싸게 구매할 수 있다. 실제로 기아자동차(000270)의 전기차 '레이 EV'는 4000만원대지만 환경부 보조금 1500만원과 지자체별 후원금 최대 900만원을 지원받으면 2000만원 전후에서 살 수 있다.

도요타자동차 관계자는 "정부에서 좀더 고연비 차량을 장려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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