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승우의 '레드카드', 큰 손해가 됐다

2014. 7. 29.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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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의 레버쿠젠에서 손흥민(22)과 함께 뛰고 있는 류승우(21)가 30일 서울과 친선경기에 결장한다. 부상은 아니다. 순간의 잘못된 행동이 예기치 않은 '화'로 돌아왔다.

류승우는 지난 28일(한국시간) 독일 4부리그의 아헨과 평가전에서 골맛을 봤지만 2분 만에 레드카드를 받고 퇴장했다. 비신사적인 행위에 대해 독일축구협회는 류승우에게 3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내렸다.

프리시즌 평가전은 비공식 경기다. 일반적으로 퇴장을 해도 다음 경기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그러나 파울 정도가 심하면 이야기가 다르다.

클럽 자체 징계가 내려질 수도 있고, 이번 류승우처럼 협회 차원에서 징계를 준다. 과거 웨인 루니(맨체스터 유나이티드)도 프리시즌 경기로 인해 징계를 받기도 했다. 이 3경기는 레버쿠젠의 프리시즌 경기에 적용되는 터라, 류승우는 서울전에 나서지 못한다.

류승우로선 순간의 잘못된 판단과 행동 때문에 큰 손실을 입었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주전 입지를 다져야 하는 상황에서 3번의 기회를 잃었다. 류승우는 손흥민(22)과 다르게 레버쿠젠에서 붙박이가 아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국내 축구팬과의 만남이 불발됐다는 게 가장 큰 손실이다. 류승우는 한국축구의 미래를 이끌어갈 '보석'이다. 'ESPN'이 2018 러시아월드컵을 빛낼 10명의 유망주를 뽑으면서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류승우를 선정할 정도로 해외에서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정작 류승우의 '실력'을 국내 축구팬은 제대로 보지 못했다. 류승우가 지난해 터키에서 열린 U-20 월드컵에서 2골을 터뜨리면서 자신의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또한, 도르트문트의 입단 제의를 거절한 사연이 알려지면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중앙대 재학 중이라 국내 대학대회에 참가하기도 했지만 축구팬에게는 접근성이 떨어졌다. 제주 유나이티드에 자유계약으로 입단하면서 자신의 진가를 보여주는가 싶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10일 K리그 신인 드래프트에서 취재진을 만나 포부를 밝힌 지 3일 만에 레버쿠젠으로 1년 임대 이적을 갔다.

레버쿠젠 임대 계약에는 완전 이적 옵션이 포함돼 있다. 류승우가 빠르게 적응하고 뛰어난 실력을 펼친다면, 레버쿠젠으로 완전 이적할 수 있다. 그럴 경우 국내 축구팬이 직접 류승우를 볼 수 있는 건 각급 대표팀에 소집됐을 때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경기는 '프로축구선수' 류승우가 뛰는 걸 두 눈으로 처음 보는 무대였다. 이번 레버쿠젠의 방한은 손흥민에게 초점이 맞춰졌지만 류승우의 첫 선 또한 호기심을 자극했고 주요 관전포인트였다. 독일에서 선진축구를 경험하면서 얼마나 성장했을지 또한 흥밋거리였다.

축구팬 못지않게 류승우 스스로 기대가 컸고 의욕도 남달랐을 것이다. 국내 첫 선을 보이니 어느 경기보다 더 잘 하고 싶었을 터다. 그러나 그 '기회'가 사라졌다. 또한, 그 다음이 언제가 될지 기약이 없다.

오는 9월 인천에서 아시안게임이 열리나 류승우가 선발될 지는 의문이다. 레버쿠젠이 강제 차출 조항이 없는 대회에 손흥민과 류승우를 모두 내보낼 리 만무하다. 완전 이적 협상이 결렬돼 제주로 돌아온다 해도, 내년 3월이 되어서야 류승우가 뛰는 걸 볼 수 있다. 결과적으로 비신사적인 행위 하나가 류승우과 축구팬, 모두에게 손해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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