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과 변화, 류현진의 가장 큰 무기

입력 2014. 7. 29. 05:56 수정 2014. 7. 29. 0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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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조인식 기자] 어느 리그에서나 선수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것은 꾸준한 성적을 이어가는 일이다. 한결같은 성적을 위해 선수는 한결같아선 안 된다. 항상 변화를 추구해야 예전과 비슷한 성적을 다시 찍거나 발전할 수 있다. 변화하지 않으면 도태된다.

한국에서나 미국에서나 꾸준한 성적을 기록 중인 류현진 역시 작은 변화를 끊임없이 추구하며 메이저리그에서 생존하는 방법을 조금씩 익히고 있다. 투구 밸런스의 큰 부분을 차지하지 않는 작은 동작부터 크게는 구종까지, 류현진은 점점 예전과 조금씩 다른 투수가 되어가고 있다.

올해 류현진에게 일어난 가장 큰 변화는 변화구다. 메이저리그 진출 첫해였던 지난 시즌 류현진은 체인지업을 주무기로 활용했다. 기록 전문 웹사이트인 팬그래프닷컴이 분석한 2013 시즌 류현진의 구종별 구사비율에서 체인지업은 22.3%에 달했다.

반면 올해는 커브와 체인지업 구사가 늘었다. 9.5% 비중에 불과했던 커브가 올해 12.0%로 잦아졌고, 슬라이더 사용 빈도도 높아졌다. 수치상으로는 13.9%에서 12.3%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지만, 커터로 분류된 3.2%의 공도 슬라이더라고 보면 슬라이더 구사 비율도 올라간 것이다. 커터로 보이는 공은 고속 슬라이더라고 이미 류현진 스스로 밝힌 바 있다. 체인지업은 19.9%로 아꼈다.

단순히 가지고 있던 공을 좀 더 자주 활용하는 차원이 아니다. 커브와 슬라이더 모두 지난해와 다르다. 지난 시즌 류현진의 슬라이더는 커터로 분류되지 않았으나, 올해 커터로 보이게 된 것은 구속이 커터에 가까운 고속 슬라이더를 최근 연마했기 때문이다.

ESPN의 칼럼니스트 버스터 올니는 지난 28일(한국시간) 류현진의 등판에 앞서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류현진은 베켓에게 커브를 어떻게 던지는지 물었고, (자신에게) 적용했다. 커쇼에게는 슬라이더에 대해 묻고 지금은 그 그립으로 던진다"고 전했다. 새 구종은 아니지만 기존에 가지고 있던 공을 더 위력적으로 만들려는 류현진의 노력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실제로 류현진은 커쇼의 슬라이더를 보고 자신의 슬라이더 그립과 팔의 위치를 바꾼 뒤 즉각적인 효과를 보고 있다. 팔을 높이자 구속과 예리함이 전보다 좋아졌다. 슬라이더였지만 보는 이들의 눈에는 마치 커터처럼 보였던 것도 포심 패스트볼과의 구속 차이가 훨씬 줄었기 때문이다.

아직 손의 감각을 제대로 익히기에도 짧다면 짧은 시간이지만, 류현진은 빠르게 새로운 커브와 슬라이더의 메커니즘을 자신의 몸에 새기고 있다. 마치 국내에서 첫 시즌을 앞두고 한화 선배인 구대성에게 서클 체인지업을 배워 프로야구 최고의 명품 구종으로 승화시킨 것을 기억나게 하는 모습이다.

류현진은 지난 시즌 15승과 2점대 평균자책점에 버금가는 성적(14승 8패, 평균자책점 3.00)을 올렸음에도 변화를 선택했다. 대부분의 선수들에게 찾아오는 2년차 징크스가 특별히 보이지 않는 것도 류현진이 달라졌기 때문으로 해석할 수 있다. 어쩌면 류현진의 가장 큰 장점은 체인지업도, 혹은 새 무기인 고속 슬라이더도 아닌, 언제든 새로운 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자세와 빠른 습득 능력인지도 모른다.

nic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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