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호택의 눈] 기술위원회에 바라건대, 혁명 아닌 혁신을..

최호택 2014. 7. 2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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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 이용수 신임 기술위원장과 위원들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이 위원장이 밝힌 바대로 당장을 위해서가 아니라 한국 축구의 미래를 내다보는 기술위원회가 되겠다는 말이 그들이 지향해야 할 바다. 어쨌건 험난한 길로 들어섰다.

필자는 우선 이 위원장과 위원들에게 좌고우면하지 말 것을 권하고 싶다. 그렇게 하려면 머릿속에는 국민과 축구 팬의 염원을 담아 잊지 말아야 하고, 가슴 속에는 사직서를 품고 다녀야 한다. 또 다시 권토중래(?)를 꿈꾸는 세력이 등장할 것이며, 이런저런 이유를 달아 기술위원회의 의사결정과정에 참여하고 싶어 기웃거리거나 압박을 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기술위원장은 자신의 책임 아래 이를 적극 저지해 위원들이 자유롭도록 해야 할 것이고, 위원들은 위원장과 자신들을 뽑아준 국민에게 책임을 다 해야 할 것이다. 그래도 막을 수 없다면 비상처럼 아껴둔 사직서를 꺼내 들어야 할 것이다. 그들 뒤에는 오천만 국민과 열성적인 팬이 버티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기술위원회는 국민과 팬의 상상을 초월하는 기발한 일을 기획하거나 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 지금 그들이 해야 할 일은 국민이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그것을 이행하면 된다. 우리는 기술위원회가 전지전능한 조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가장 평범하고, 대중적인 생각이야말로 가장 특별하고 기발한 생각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러한 아이디어는 이미 국민과 팬들이 여러 경로를 통해 제시한 바 있다.

누가 되었건 기술위원회 곁을 서성여서는 안 된다. 설사 그것이 축구협회 회장이라 하더라도 마찬가지다. 과거처럼 감독이건, 선수건 선발과정에서 영향력을 끼쳐보려는 생각을 가져서는 한국축구의 미래가 난망하다. 기술위원회의 일은 독립적이고, 권위적이어야 하며, 공평무사해야 한다. 그들이 1박 2일로 파주 국가대표 훈련장에서 회의를 갖겠다고 하는 것은 난상토론과 심도 있는 토의를 거쳐 새로운 감독을 선임하고, 한국축구의 새로운 지평을 열겠다는 다짐이다. 제안컨대, 이참에 아예 전화 등 모든 통신수단을 지참도 하지 말고, 이용도 하지 말았으면 어떻겠는가?

어려운 시절이다. 국민과 팬들의 기대와 요구는 열화와 같은데 미처 이를 감지하지 못하고, 정책에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에 우리는 협회를 무능하다고 낙인찍고 있는 것이다. 어느 누구든 시행착오는 있게 마련이다. 시행착오를 발견해 내지 못한다거나 발견했다고 하더라도 책임을 면해 보겠다고 얕은꾀를 내는 바람에 문제가 커지는 것이다.

국민은 축구전문가가 아니지만 어찌 축구가, 축구가 갖는 기능만으로 굴러갈 수 있겠나. 권한이 주어졌다는 것은 곧 책임도 뒤따라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모를 리 없는 협회가 국민을 속이려고 한 것이 화를 키우는 단초가 되었다. 이번 일이 큰 교훈이 되어야 한다. 또 다시 국민을 기만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

기술위원회 역시 권한을 확실하게 위임 받아야 한다. 아울러 권한에 상응하는 책임을 져야 한다. 이름만 기술위원이어서는 곤란하다. 과거처럼 다른 세력이 개입해 기술위원회의 업무를 좌지우지하려고 해서는 안 될 일이니, 그런 조짐이 보이면 당장 위원장을 중심으로 모든 위원이 옥쇄를 각오하고 막아라. 그리고 자신들이 한 행위에 대해서는 반드시 책임을 지는 모범을 보임으로서 장차 우리 축구의 백년대계를 위한 기틀을 놓아야 한다.

다시는 학연이니, 지연이니 하는 말이 나와서는 그 책임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 일만 잘 해내도 기술위원회는 그 몫을 훌륭하게 수행한 첫 번째 기술위원회로 길이 남을 것이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혁명이 아니라 혁신임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

최호택(S&P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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