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아스, "이래도 내가 도망자인가?" 포항 결별 과정 밝혀

김성진 입력 2014. 7. 29. 04:38 수정 2014. 7. 29.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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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 김성진 기자= 2005년부터 5년간 포항 스틸러스를 이끌었던 세르지우 파리아스 감독이 자신에 대한 오해를 풀기 위해 직접 나섰다.

최근 파리아스 감독의 이름이 언론에 회자되면서 5년 전 포항과의 결별 과정도 거론됐다. 파리아스 감독은 한국의 일부 언론에서 당시 과정을 잘못 보도한 것에 불쾌한 감정을 드러내며 이를 바로잡기 위해 '스포탈코리아'에 편지를 보내왔다.

또한 파리아스 감독은 일본 언론에서 자신이 한국 대표팀 감독 후보로 올랐다는 보도에 대해 "대한축구협회의 연락을 받은 적이 없었고 의향서를 낸 일이 없다"고 밝혔다.

다음은 파리아스 감독이 한국 대리인을 통해 당시 상황을 설명한 글이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동안 한국 대표팀의 경기를 브라질에서 보는 것은 참으로 큰 설렘이었습니다. 귀에 익숙한 애국가, "대~한민국". 얼마나 오랜만의 울림들이었는지 모릅니다.

안타깝게도 한국이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하고 한국축구는 감독을 교체하는 큰 변화에 직면했습니다. 저는 또 한번 한국 사령탑 후보에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말씀 드리지만 저는 (브라질) 월드컵 이후 한번도 대한축구협회의 연락을 받은 적이 없었고 제 자신 또한 오늘 이 시간까지 한국 대표팀을 맡겠노라고 대한축구협회에 의향서 조차 낸 일이 없음을 밝혀 두고자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언론들은 제 이름을 거론해 주시고 있어 어떠한 결과를 떠나 고맙고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부 언론이 저에 대해 잘못된 보도와 적절치 못한 단어로 저를 상처 내고 있어 저는 한국을 떠나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이제는 밝혀야 한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제가 한국 대표팀 지도자의 임명을 떠나서 이 문제는 저의 지도자 생활에 대단히 중요한 문제이기에 이제는 저도 말씀드리려 합니다. 모 언론이 쓴 "도망, 실패.. 파리아스.. "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았습니다.

1. 도망

2009년 아시아 챔피언이 되고 저는 사우디 아라비아 구단으로부터 영입제의를 받았습니다. 클럽월드컵을 앞두고 있어 이 문제를 포항과 상의하는 것을 미루고 있었습니다. 3, 4위전을 두고 포항 구단의 김태만 사장님께 제의를 보여 드렸습니다. 사장님의 말씀은 "당신을 더 이상 잡을 수 없는 제의네요"였습니다. 사장님은 괴로워 하셨고 우리는 향후 포항 감독에 대한 문제도 같이 논의했습니다.

저는 당시 아이를 대구의 국제학교로 입학할 수 있는지를 제 대리인을 통해 알아 보고 있었습니다. 대구로 이사하는 문제도 가족과 상의하던 중이었지만, 입학이 원활치 못했고, 사우디 아라비아로 가는 동안 아이는 브라질에서 1년간 학업을 했습니다. 저는 중동에서 새로운 도전에 대한 계획을 하게 되었습니다.

아시아 챔피언 그리고 세계 클럽 3위의 성적을 내면서 저는 포항에 450만 달러 이상의 수입을 드렸습니다. 포스코의 국제적 브랜드 홍보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겠지요. 포항에 제가 계약기간을 온전히 이행하지 못하는 위약금 40만 달러도 지불했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모든 절차를 협의했고, 합의하여 저는 돈을 지불했습니다. 당시 협의에 함께한 모든 분들, 김태만사장님, 구단 직원, 통역 등이 제가 드리는 이 말씀의 증인이 될 것입니다. 제가 도망자인가요?

2. 실패

한국 선수들의 중동행이 늘어 나고 있어 중동 특히 사우디 아라비아리그에 대한 정보들은 많은 분들이 아시리라 믿습니다. 외국인이 중동 무대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아니 실패하지 않기 위해서는 철저히 중동에 대한 이해가 필요했습니다.

저는 아무런 준비가 없었고 제가 원하는 축구를 할 수 있는 여건이 없었습니다. 사우디 아라비아명문 구단중 한 구단이 오늘날 FIFA에 7건의 소송이 제기되어 있는 것은 여러 가지 많은 것을 생각해야 합니다.

UAE 알 와슬에서도 많이 다르지 않은 환경이었지만, 저는 팀을 컵대회 준결승까지 가도록 했습니다. 중국 광저우 부리는 2부에서 1부로 올라온 신생 구단이었습니다. 첫해 목표는 1부 잔류였고 저는 리그 시작과 동시에 상반기 동안 3~4위 성적을 유지한 뒤 7위로 성적을 마감했습니다.

분명 한국을 떠나 5년 동안 아무런 우승 타이틀이 없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감독이 우승 타이틀이 없어 실패한 감독이라면 각국 리그에 수많은 지도자들이 대부분이 실패한 감독입니다.

포항을 맡아서 K리그 우승을 하기까지 3년이 걸렸습니다. 중동이나 중국이었으면 아마도 10년이 걸렸을 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포항의 우승은 저 혼자 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저는 한국 선수들을 정말 칭찬하고 싶습니다. 함께 일한 한국인 스텝들은 아실 겁니다. 제가 외국인 선수 보다 한국 선수들을 더 많이 의지하고 칭찬했음을.

한국은 한국 선수들이 있어 분명 세계 정상의 축구로 갈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홍명보 감독에게 조금 더 기회와 시간을 주었으면 하는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한국인의 문화와 정서로 그냥 가기도 힘들었겠지요. 실패도 과정인 것을 우리는 잘 압니다. 꼭 축구가 아니어도 말입니다.

한국축구가 지금의 성장통을 잘 이겨내어 모쪼록 세계 정상에 서기를 저도 열심히 응원하겠습니다.

2014.7.26 세르지우 파리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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