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시연 "딸에게 더이상 부끄럽고 싶지 않아, 용기 냈다" [인터뷰]

조해진 기자 2014. 7. 28.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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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시연 인터뷰

[티브이데일리 조해진 기자] 배우 박시연이 약 1년 반 만에 활동을 재개한다. 앞서 좋지 않은 사건으로 법원에 출두했었기에 다시 대중의 시선을 받는다는 것은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지만, 일찍 용기를 냈다.

최근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박시연은 도도하고 시크한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목소리와 분위기를 가지고 있었다. 프로포폴 사건으로 집행유예를 받은 기간이 끝나지 않은만큼 조심스러웠기 때문도 있겠지만, 조근조근 말하는 모습은 평소의 차분하고 여성스러운 그의 모습을 짐작할 수 있었다.

"'벌써 돌아오느냐'라고 하시는 분들고 있고 '이만큼 쉬었으면 됐다'라고 하시는 분들도 있었어요. 하지만 연기자를 관두지 않는 이상은 한 번은 치러야 할 것 같아서, 그 시기가 '언제 해야된다'라는 게 정해져있는 건 아니라서, 용기를 냈어요."

이제 어느정도 프로포폴 사건에 대한 여풍은 가라앉았지만 여전히 대중의 시선이 곱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이에 대해 박시연은 "제가 저질렀던 실수로 많은 분들이 질타하는 건 겸허히 받아들여야 할 부분이다. 받아들이는 것이 맞다고 생각해 항소하지 않았다"면서 "제가 일일이 한 분 한 분 찾아서 인사드릴 수는 없으니 좋은 작품으로 인사를 드리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가 방송 복귀를 하는 작품은 오는 9월 중 방송예정인 종합편성채널 TV조선 새 드라마 '최고의 결혼'(극본 고윤희·연출 오종록, 가제)이다. 지난주 첫 촬영을 시작했다는 그는 작품 출연을 결심하기까지 많은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사실 이번 복귀 작품이 들어왔을 때 고민을 많이 했죠. 갈등이 많이 됐어요. 생각을 정말 많이 했는데 대본을 읽었더니 내용이 재미있기도 하고 캐릭터가 저에게 정말 많이 와닿았어요. '이걸 놓치고 나면 나한테 몇 번의 기회가 올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최고의 결혼'에서 박시연이 맡은 역할은 대한민국이 사랑하는 9시 앵커 차기영. 전 국민의 주목을 받는 화려한 뉴스앵커였지만 스스로 비(非)혼모의 삶을 선택하면서 인생의 굴곡을 겪는 인물이다.

박시연은 "바닥으로 떨어졌다가 어떻게든 해보려고 하는 모습, 아이를 지키고 싶은 모성, 한 여자의 우여곡절을 그린 삶 등 캐릭터의 상황이 와 닿았다"라고 출연 결심을 하게 된 이유를 덧붙였다.

드라마 촬영 덕분에 오랜만에 촬영장을 찾았다는 그는 "그동안 아기를 키우면서 정신없이 시간을 보냈다"면서 "첫 촬영을 했는데 '내가 촬영장을 무척 기다렸구나'라는 걸 알게 됐다. 마치 공기가 항상 옆에 있기 때문에 소중한 것을 모르듯이 이전에는 매일 다녔던 현장이라 소중한 줄 몰랐는데, 내 스태프들과 일하는 것이 무척 좋았다는 것을 느끼니 새삼 소중하더라. 돌아오게 되어 정말 좋고 뭔가 새로운 마음이 든다"라고 말했다.

박시연은 "원래 촬영 전날 잠을 못자는 스타일이 아닌데 '밤이 왜이렇게 긴 거야'라고 생각할만큼 긴장을 했다"면서 "현장에 갈 때 무척 떨렸다. 그런데 촬영장에 도착하니 어색한 느낌이 아니라 어제 만났던 팀들을 다시 만나 촬영한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편했다"라며 수월하게 촬영이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상대역인 배수빈과는 서로의 2세 이야기를 하면서 친해졌다며 편안하게 해주는 스태프들 덕분에 촬영장을 가는 게 기대가 된다고 웃음지었다.

그동안의 작품에서 얼굴의 이미지 때문인지 착한 여주인공과 적대시 하는 인물을 주로 연기했던 박시연. 하지만 '최고의 결혼'에서는 그가 극을 이끌어가는 여주인공이 됐다. 공백기 이후 복귀일 뿐만 아니라 드라마의 첫 타이틀롤이라는 점에서도 긴장이 됐을 터.

"오랜만에 나오는 것이기도 하고, 이렇게 극을 혼자 끌고 가는 건 처음이기 때문에 부담이 없는 건 아니에요. 출연을 결정하고 나서는 '떨린다' '긴장된다'면서 가만히 있기보다 '뭔가를 해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연기 수업도 다니고 진짜 현직 아나운서를 만나서 발음과 목소리 톤 교육도 받고, 아나운서는 무엇을 입는지 부터 생각을 많이 했어요. 단발 머리를 해야하나 했는데 요즘은 아나운서들도 긴 머리를 깨끗하게 묶는 것이 추세라고 하더라고요. 또 감독님, 작가님과 만나서 계속 이야기도 나누고 하다보니 조금씩 캐릭터를 찾아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첫 타이틀롤인만큼 철저한 준비를 하고 있는 박시연은 극 중 방송사의 메인 뉴스를 담당하는 앵커인만큼 아나운싱에 특히 공을 들였다.

그는 "1회 첫 번째 장면이 9시 뉴스를 진행하는 거다. 그런데 그 부분이 잘 나오지 않으면 극이 망하지 않겠나. 그래서 철저히 준비하고자 했다"면서 "자세도 자세지만 아나운서들은 발음을 할 때 장음과 단음을 구별해야하고 객관적인 톤 등 챙겨야 할 것들이 많았다. 계속 녹음하고 또 녹음하면서, 가르쳐주던 아나운서를 엄청 괴롭히면서 연습했다"라고 작품에 대한 열의를 드러냈다.

'최고의 결혼' 차기영 캐릭터의 상황에 있어서 또 다른 파격적인 설정은 바로 비(非)혼모라는 점. 그는 "비혼모에 몰입은 아니지만 상황을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그 부분에 대해 작가님과 이야기를 많이 했다. 미혼모는 결혼을 하지 못했던 거라면 비혼모는 아이를 가지고 결혼을 할 수 있음에도 스스로 하지 않은 엄마다"라고 설명하며 말을 이었다.

"10년 전만 해도 미혼모에 대해 '어떻게 저럴 수 있지'라는 시선이 대부분이었어요. 그런데 이제 보호시설도 생기고 전혀 이상하지 않아요. 비혼모는 결혼은 하기 싫지만 아이는 낳고 싶은 여성들인데, 이들도 한 그룹이 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전혀 있을 수 없는 일을 말하고 있는 것 같지는 않고, 작가님이 얼리어답터처럼 빠른 생각을 하신 것 같아요."

극 중 아이를 가진 엄마 역할을 하는 박시연 역시 이제 10개월에 접어드는 딸을 둔 엄마다. 기자에게 살짝 공개한 휴대폰 배경화면에는 박시연의 입술을 꼭 닮고 통통한 볼살이 귀여운 딸의 사진이 박혀있었다. 다른 곳은 아빠를 그대로 닮았는데 입술과 귀는 자신을 꼭 닮았다며 웃어보이는 박시연. 활동을 재개하면서 아직 돌도 지나지 않은 딸이 눈에 밟히지는 않을까.

엄마 박시연은 "사실 작품을 출연하는데 고민했던 점이다. 딸이 너무 눈에 밟혔다. 지금은 엄마 손이 필요한 나이고 '작품을 하는게 맞을까' 생각을 많이 했다"라고 운을 뗐다.

"하지만 저는 항상 일을 하던 사람이었고, 요즘 애들은 빨라서 3-4년만 지나면 우리 엄마는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인지 알게 되잖아요. 아이에게 더이상 부끄러운 모습을 보이지 않는 엄마가 되고 싶다는 생각에 일을 하기로 했어요. 아이가 양가 통틀어 첫째다보니 사랑을 많이 받고 있어요. 또 남편이랑 친정, 시댁도 많은 응원을 해주고 있고, 가족들이 딸을 많이 돌봐주고 있어서 활동을 결심하게 됐어요. 촬영을 하고 있으면 남편이 또는 엄마가 동영상을 찍어서 보내주기도 해요. 9개월 동안 24시간을 딸과 붙어있었는데 이제는 함께 있는 시간에 24시간의 에너지를 쏟아서 놀아주고 있어요."

프로포폴 사건으로 힘들었던 시기, 그는 딸을 임신하고 있지 않았었다면 스스로 자책하고 방황을 하며 힘든 시간을 보냈을 것 같다며 아이 덕분에 스스로 더 많이 다잡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또한 힘든 시간 동안 자신을 따뜻하게 안아준 가족에게 "역시 가족 밖에 없다"라며 고마움을 전했다.

아울러 무엇이든 솔선수범하는 남편과 서로 맞춰주며 연애시절처럼 스펙타클하지는 않지만 조용하고 평온한 일상을 보내는 '최고의 결혼'생활을 보내고 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박시연은 최근 붐이 일고 있는 가족 예능 등 예능 출연 등은 되도록이면 하지 않을 생각이다. 아이가 중,고등학생이 되어 자기 의사를 확실히 표현할 수 있을 때 방송에 출연하고 싶은지 의사를 묻고 결정하고 싶다는 것. 또한 지난 2008년 '패밀리가 떴다' 출연 이후 예능은 내 길이 아니라고 생각했다는 박시연은 연기에만 집중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이제 평온한 삶을 살고 있는 그에게 두 가지 바람이 있다면 하나는 가족들의 건강과 주변인들이 잘 되는 것이고, 또 다른 한 가지는 외모 덕분인지 많이 했던 팜므파탈 혹은 도도한 커리어우먼이 아닌 자신의 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부산 사투리를 사용하는 허당기 있는 캐릭터를 맡고 싶다는 다소 소박한 것들이다.

이제는 한 때의 실수에서 벗어나 다시 배우로서 연기에 나선 박시연. 가족들의 따뜻한 응원에 힘을 얻고, 한 아이의 엄마가 되면서 얻어진 교훈을 통해 보다 성숙한 연기자로 거듭나기를 기대해본다.

[티브이데일리 조해진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송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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