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완선 "80년대 섹시퀸? 과거에 안주하고 싶지 않아요"

2014. 7. 26.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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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인터뷰]고양이 세 마리와 동거..결혼보다는 음악과 함께

[CBS노컷뉴스 조은별 기자 ]

"저, 왕년에 팬이었어요."(기자)

"지금은 팬 아니고요?" (김완선)

역시 30여년 경력의 소유자만큼 녹록치 않은 인터뷰였다. 그러나 진땀을 흘리거나 긴장할 정도는 아니었다. 오히려 인터뷰가 아닌 동네 언니와 수다 한판을 떠는 느낌이었다.

'한국의 마돈나', '원조 섹시퀸' 김완선이 돌아왔다. 그는 최근 싱글앨범 '굿바이 마이러브'를 발표하고 활동을 재개했다. 지난 2012년 '더 비어' 앨범에 이어 2년만의 앨범활동이다. 신곡 '굿바이 마이러브'는 복고풍 탱고리듬을 미니멀하게 재해석한 레트로스타일의 힙합곡으로 히트메이커 오석준과 김진훈이 함께 작곡했다. 특히 힙합계 제왕 타이거JK와 지지의 강렬하고 터프한 피처링이 인상적인 곡이다.

"만족할만한 곡을 찾다보니 2년동안 곡작업에만 몰두했어요. 원래는 8곡정도 녹음한 뒤 EP앨범을 낼까하다 싱글앨범을 먼저 발표한 뒤 연말에 정규앨범을 발표할 계획이죠. '굿바이 마이러브는 탱고가 주된 리듬이지만 랩과 힙합이 섞인 레트로 분위기의 곡이죠. 타이거JK와 콜라보레이션은 처음인데 그간 활동 무대와 음악 스타일이 달랐음에도 불구하고 흔쾌히 피처링에 응해줘서 무척 고마워요."

김완선은 앨범을 소개하며 "왕년의 팬들은 모두 대동단결해서 다운로드 받아야 한다"고 웃으며 강조했다. 아쉬울 것 없는 톱스타 김완선이 음원다운로드를 이토록 강조하다니 의외였다.

"이제는 사람들이 저를 기억해주는 것만으로 감사할 따름이지만 현재의 내가 하는 노래에도 관심과 사랑을 주셨으면 하는 마음이 커요. 그렇지 않다면 의미가 없어요. 아무리 제가 음악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아요."

돌이켜보면 김완선은 늘 음악에 대한 욕심이 컸다. 그는 프로듀싱이란 개념조차 무색했던 80년대, 최고의 프로듀서와 세션들을 동원해 음반을 작업하곤 했다. 그의 이름을 알린 대표곡 '리듬속에 그 춤을'은 '한국록의 대부' 신중현의 작품이고 여가수 최초 앨범 판매 100만 장을 기록한 5집 앨범은 기타리스트 손무현 한양여대 교수가 프로듀싱을 맡았다. 5집 앨범의 '삐에로는 우릴보고 있지', '나만의 것', '가장무도회'는 아이유를 비롯한 후배들의 목소리를 통해 새롭게 해석되기도 했다.

"많은 분들이 저를 댄스가수로 기억하지만 록발라드, 펑크같은 다양한 음악을 좋아해요. 그러다 보니 이번 앨범에도 힙합을 가미하는 시도도 해봤죠. 손무현 씨와 다시 작업을 하고 싶은 마음도 있는데 본인이 곡이 안 나온다고 해요. 언젠가 또 할 기회가 있을 것 같아요.

음악에 대한 갈증이 크다보니 음악 프로그램 MC를 맡고 싶은 욕심도 적지 않다.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김완선은 상당히 재미있는 사람이다. 눌변가인 것처럼 보이는 것도 슬로우 스타터인 까닭이 크다. 여기에 차가운 인상과 뇌쇄적인 눈빛, 댄스가수라는 이미지가 강렬해 음악 프로그램 MC를 맡을 기회가 없었지만 김완선은 음악 프로그램에 깊은 애정과 욕심을 보였다.

"음악 프로그램을 나가고 싶어도 저를 써주는 곳이 없었어요. 하지만 기회가 된다면 신나게 하고 싶어요. 가수나 뮤지션들이 마음껏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프로그램을 맡고 싶어요. 보통 음악 프로그램은 대중이 아는 노래 위주로 선곡하는데 알려지지 않았지만 뮤지션들이 좋아하는 곡을 대중에게 들려줄 수 있는 프로그램이면 좋을 것 같아요."

▶결혼계획은 NO! 고양이 세 마리와 동거하는 삶…이상형은 윌스미스, 현빈

김완선은 과거 얘기를 좋아하지 않는다. 물론 그 화려했던 과거 때문에 아직도 '한국의 마돈나'라는 칭송을 받고 수많은 팬들이 그를 기억하지만 그는 과거의 영광에 갇히는 걸 원치 않는다.

"MBC '황금어장-무릎팍도사'에 출연 당시 이모 얘기를 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 얘기를 하는 바람에 제가 싫어하는 과거로 돌아갔어요. 과거가 싫다기보다 과거는 과거일 뿐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지금이 제게 가장 소중한 시간이고 현재에 충실하려고 할 뿐이죠."

한때 연예계를 은퇴하고 하와이에서 그림 공부에 몰두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그에게 음악이 가장 소중하다. 한동안 후배양성에도 힘을 쏟았지만 연습생의 신상에 변화가 생겨 결국 데뷔하지 못했다. 지금 그 연습생은 결혼해서 아이 엄마가 됐다고. 김완선은 "나도 못 했는데 그 친구는 애엄마가 됐다"며 너털 웃음을 터뜨렸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결혼계획이 없다. 일단 눈이 높다. 윌스미스, 양조위, 리처드기어, 그리고 한국배우 현빈이 이상형. 요즘은 지인의 권유로 '별에서 온 그대'에 빠져 김수현도 이상형리스트에 추가됐다. 여기에 고양이 세 마리와 동거하다보니 외로울 틈조차 없단다.

"원래 동물을 키우지 않았어요. 코디네이터가 여행 간 사이에 자신의 고양이를 맡겼는데 그 고양이와 정이 들어서 정작 주인이 데리러 오자 고양이가 안 떠나려고 한거죠. 결국 그 고양이를 제가 키우게 된 계기로 유기묘 두 마리를 더 키우게 됐어요. 이럴 줄 알았으면 (이)효리가 유기묘 키워보라고 권했을 때 진작 키울 걸 그랬어요. 집에 가면 세 마리가 야옹야옹거려서 외로울 틈조차 없이 바빠요."

차가울 것 같아보인 마돈나였지만 김완선은 뜨거운 심장과 열정을 품고 있는 현재진행형 가수다. 그는 최근 8090가수들의 연이은 컴백러시에도 반가움을 표했다.

"동료 가수들이 연이어 컴백하니 저로선 반갑고 기쁘죠. 얼마 전 김추자 선배님의 노래를 듣고 깜짝 놀랐어요. 그 연세에도 그런 노래를 부를 수 있다니 존경심이 저절로 들었어요. 저 역시 과거의 가수 김완선이 아닌 현재의 가수 김완선으로 팬들과 호흡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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